꼴찌반 아이들은~컨닝 안 해요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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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반 아이들은~컨닝 안 해요 <26>
  • 한지윤
  • 승인 2014.12.12 1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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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문제가 다 해결 돼. 일류대학에 진학하기 전까지의 과도기적인 현상이지. 즉 스트레스 때문야. 네가 목표로 하고 있는 대학에 들어가면 부모한테 효도하고 모교의 명예를 빛내는 일이니까……" 라는 등등의 소문이 쫙 퍼져 있었기 때문이다.

친한 사이인 보자한테도 그 문제만큼은 의논하고 싶지 않았다. 자존심 때문이 아니다. 어쩐지 물어도 시원한 대답이 나오지 못하리라는 생각 때문이다. 결국 수연의 고민은 혼자만의 것일 수 밖에 없는데. 그렇다면. 여기서 잠깐 이 책을 읽는 여러분께 묻는 게 어떨지 모르겠다. 물론 이 물음에 대답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어야만 된다. 즉 우리의 수연이와 똑같은 상태를 경험했거나 그런 상태에 있는 예비숙녀야 된다.

몸매나 모습, 여자로의 상징 등이야 물론 수연과 똑같을 수 없지만……
디테일 하게 말해서 어떤 곳에 어떤 색깔의 무엇이 몇 올이나 돋았느냐거나 길이 혹은 숱을 따지거나 비교할 수도 없다. 전문가에 의하면 여성의 성기도 실상은 그 위치가 조금씩 다르다는 견해도 있긴 하다.

같은 부위에 소속되어 있을 뿐 정확한 지점은 상하좌우로 약간씩 다르게 극단적으로 앞이나 뒤로 쏠려있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 그들의 전문적인 견해다. 그 학설에 의구심을 품은 어떤 사내가 여학교의 화장실 분뇨통에 잠입했다가 교대로 들어오며 쏟아놓는 오줌 세례만 맞고 결국 붙잡혀 경찰에 넘겨졌다는 말도 있다. 화장실 안에 독무대로 착각했기 때문이리라.

어쨌든 자격이 있다. 부처님과 성모마리아한테 약속할 수 있는 사람은 수연과 같지 않게 고추를 달고 있어도 개의치 않겠다. 수연의 고민에 대해 일가견을 피력할 기회를 부여할 수 있다. 그럼 대답이 오기를 조용히 기다리기로 하고. 수연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 늪으로 더욱 깊숙이 빠져들었다.

그러던 참에 어느날 아침 느닷없는 기분전환 찬스를 잠깐 만끽했다. 버스 안에서 만난 신중에 대한 것이다. "얘들아, 남자도 임신하니? 이름이 임신중이게 말야." 하며 코메디도 개그도 무엇도 아닌 말을 겁없이 해댄 게 바로 그 기분전환의 순간이었다.

그런 점에서는 여자가 확실히 남자보다 당차고 당돌하며 저돌적이고 용감하다. 여학생의 이름이 고자라 해서 대놓고 여자도 그걸 달고 있니, 하고 떠들어댈 용기를 가진 남학생 있으면 나와 보라고 해, 식이다. 남자이면서도 얼굴도 제대로 들지 못했던 신중이다.

그러니 수연은 신중의 얼굴 등을 낱낱이 살폈었다. 신중이 가방으로 바지 앞을 가리는 상황까지 들여다 보며 터져나오려는 웃음을 겨우 참았었다.

너무 순진한 신중이 태도에 대해 일종의 모성애 같은 것을 느꼈고, 존 스타인백의 어느 유명한 작품에서처럼 그가 배고파 하면 젖꼭지라도 물리는 싶을 정도였을 것이다.

따지고 보면 그 작품에 등장하는 처녀처럼 완숙한 젖꼭지를 아직 알지 못한 수연이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냐 싶은 게 어떤 이의 견해다. 남동생이 없는 수연이다. 자연히 남자애의 성장과정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상식이나 상상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신중을 보는 순간 그런 애라면 남동생으로 두고 싶은 생각을 느꼈었다. 법보다 주먹이 가깝다던가. 어찌된 영문인지 세상 사람들의 예상이 날로 불건전한 방향으로 발전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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