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 앞둔 갈산 광성초 48년 역사 추억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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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 앞둔 갈산 광성초 48년 역사 추억 속으로
  • 서용덕 기자
  • 승인 2014.12.26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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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68년 개교, 2080명 졸업

 


지난 16일 갈산면 동성리에 위치한 광성초등학교(교장 나영광)를 찾았다. 광성초는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전교생 11명으로 현재 두 개 학년씩 묶어 복식수업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학생수가 점차 줄어 내년 3월초 갈산초와 통합돼 폐교를 앞두고 있다.

이날은 학기말 평가 시험을 보는 날로 펑펑 눈이 쏟아지는 겨울날 교사는 고요하게 잠겨 있었다. 넓은 교실에 선생님과 1학년 1명, 2학년 2명 등 4명밖에 없지만 1~2학년 교실에는 활기가 넘친다. 시험을 모두 치른 1~2학년 아이들은 언니, 오빠들이 시험을 마치기를 기다리며 자기들끼리 머리를 묶어주거나 지난주 서울 현장체험 학습에서 보고 느낀 것을 도화지에 그리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2학년 조혜진 학생은 “언니, 오빠랑 같이 피구하며 놀기도 하고 우리끼리는 배드민턴 치면서 놀아요. 요즘은 갈산초 학생들이랑 같이 수업도 하는데 친구도 많이 사귀었어요”라며 밝게 답했다. 내년이면 정든 학교를 떠나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이들은 마냥 밝지만 학생들을 보는 담임교사는 안타깝기만 하다.

 

 

 

 


이혜란 1~2학년 담임교사는 “아이들이 밝고 하려는 의지도 강해서 다른 학교에 가서도 잘 적응하리라 믿지만 지금처럼 사랑 받을 수 있을지 걱정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큰 학교와는 달리 얼굴만 봐도 서로 생각을 알 수 있어 학생과 교사가 가족처럼 보냈고 다시 이런 학교와 학생들을 만날 수 없을 것이라고 느낄 정도로 행복했는데 학교가 하루아침에 사라진다고 생각하니 아쉽다”고 말했다.

전교생 11명 가운데 남학생이 4명, 여학생이 7명으로 여학생이 더 많지만 3~4학년 교실에는 남학생이 2명, 여학생이 1명으로 남학생이 더 많은 유일한 교실이다. 3학년 교실의 홍일점 김해인 학생은 6학년 김해인 학생과 자매다.

졸업생을 제외하고 내년부터 모두 갈산초로 통학할 예정이지만 김해인 학생만 서산시 고북초를 다니게된다. 김 양은 “다른 친구들과 떨어져 다니니까 서운하긴 하지만 어린이집을 고북에서 다녀 아는 친구나 오빠도 있고 고북초에 부모님이 아시는 분도 있어서 괜찮아요”라고 말했지만 얼굴에는 아쉬운 기색이 역력했다.

4학년 지은성 학생도 “지금까지 작은 학교에서 있었는데 큰 학교로 간다고 생각하니 걱정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혼자 고북으로 다니게 될 해인이가 걱정된다는 이경옥 3~4학년 담임교사는 “애들 다 유능하고 잘해서 잘 적응하리라 믿지만 그래도 걱정이 들어요”라며 “특히 해인이가 안타까워요. 괜찮다고 말하지만 언니도 졸업하고 혼자 다른 학교를 가는데 그곳에서도 많이 사랑받았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5~6학년 교실에는 5학년 2명, 6학년 3명으로 다른 곳보다 많은 학생들이 모여있었다.

 이 가운데 학생회장인 6학년 유정용 학생은 지난해 내포신도시로 이사를 갔지만 친구들과 함께 졸업하기 위해 학교에 남았다. 유 군은 “지금까지 친구들이랑 같이 학교를 다녔는데 친구들을 두고 떠나기 싫었어요. 그런데 이제 문을 닫는다고 하니 잘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슬프기도 하고 그래요”라고 말했다. 6년간 매일같이 얼굴을 보며 지냈지만 중학교에 진학하며 이제 각기 다른 중학교로 진학할 예정이다.

 

 

 

 

 

 


김기현 학생은 “지금까지 같이 학교를 다녔는데 전부 떨어진다고 생각하면 아쉽지만 그래도 카톡도 있고 한 달에 두 번씩은 만나기로 했으니까 괜찮아요”라며 답했다. 5~6학년 담임인 최영철 교사는 올해 처음 발령 받은 새내기 교사다. 최 교사는 “남은 학생들은 더 좋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으니 좋은 점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6학년들은 아쉽네요. 3명이 같이 졸업하려고 남았는데 진학은 각각 내포, 갈산, 고북으로 흩어지니까요”라고 말했다. 부임 1년 반만에 폐교를 맞은 나영광 교장도 아쉬움이 가득하다. 나 교장은 “학생수도 적고 복식수업을 하지만 교사나 학생, 학부모의 만족도는 무척 높습니다.

 

 

 

 

 

 


다만 복식수업을 하다보니 신입생 학부모들이 기피하는 면이 있더군요. 올해도 귀농귀촌을 고민하는 분들의 자녀입학 문의전화를 받았지만 복식수업 이야기에 바로 대화가 끊겼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학교는 문을 닫지만 아이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행복하게 생활했으면 하는 것이 바람”이라고 말했다.

 

 

 

 

 

 


한편, 광성초는 지난 1964년 10월 갈산초 동성분교로 설립인가를 받아 1966년 7학급 광성초등학교로 승격해 개교했다. 올해 제46회 졸업식을 통해 2080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광성초 2015학년도 졸업식은 내년 2월 16일로 3명의 졸업생을 마지막으로 48년간의 역사에 마침표를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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