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바퀴는 어떻게 굴러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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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바퀴는 어떻게 굴러가나
  • 주호용 <홍성역장>
  • 승인 2015.03.05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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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찻길 옆 오막살이 아기아기 잘도 잔다 칙폭 칙칙폭폭…’ 하면서 굴러온 기차바퀴가 1899년 9월 18일 노량진-제물포간 첫 삽을 뜬 지 올해로 115년째를 맞는다. 일제 강점기 때는 군수물자를 주로 수송하던 기차는 8·15해방과 6·25전쟁 등 한국인의 수많은 애환을 담기도 하고 6~70년대 산업의 역군으로 우리나라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하기도 하며 국민과 함께 울고 웃었다. 기찻길 옆 오막살이, 대전발 영(0)시 오십분, 녹슨 기찻길, 고향역, 남행열차 등 애나 어른 할 것 없이 친숙한 이미지로 각광을 받던 때도 있었는데 최근에는 국민으로부터 따가운 질책을 받으며 누를 끼치고 있어 우리 철도가족 모두가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

그러면 기차바퀴는 어떻게 굴러갈까. 철도산업은 노동집약적 시스템 산업이므로 여러 종류의 집합체들이 한데 어우러져 한 치의 오차도 없이 톱니바퀴처럼 돌아가야 한다고 할 수 있다. 그래야만 안전이 보장될 수 있는 것이다. 그 집합체들 중 첫째는 철도차량이다. 이는 덩치 큰 쇳덩어리로 정교하게 만들어져야하기 때문에 한 칸에 몇 십억씩 한다. 기관차는 막강한 힘이 있어야하기 때문에 객차보다 더욱 비싸다. 이렇게 값비싼 차량을 유지, 보수하는 데 고도의 기술을 요한다.

둘째는 기찻길(선로)이다. 자동차나 비행기, 배 등도 각각 길이 있지만 이들은 약간씩 길을 벗어나도 별 지장이 없다. 하지만 기찻길은 1435cm의 폭에 한 치의 오차도 없어야 한다. 열차의 몸체가 길을 벗어나면 엄청난 화를 부르는 탈선이다. 기찻길을 관리하는 분야에 종사하는 직원은 눈이오나 비가오나 땡볕에도 무거운 가방과 큰 스패너를 들고 철길을 순회한다. 우리같은 직원은 기찻길 주변을 가다보면 종종 보는 모습이다.

셋째는 기관사가 있다. 자동차운전은 처음 시작해서 목적지까지 가며 중간에 힘들거나 볼일을 봐야 할 때는 쉬기도 하지만, 열차 기관사는 그럴 수 없다. 몇 백명을 태우고 장거리를 운행하며 중간에 정차하는 역도 염두에 두어야 하므로 운전 도중 볼일을 보고 싶거나 해도 쉽지 않은 것이다. 운행 도중 졸리거나 해도 쉬지 못한다. 이와 같이 기관사는 본인과 스스로 싸우는 철저한 자기관리가 필요하다.

넷째로 돈을 버는 역이 있다. 항상 단정한 자세로 고객을 최우선으로 모시며 고객이 감동하도록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가끔씩 무임승차하는 고객들과 언쟁이 벌어지기도 하지만) 집합체들 중 마지막 다섯째는 신호와 전기가 있다. 신호는 열차가 안전하게 운행하도록 하는 교통신호등의 역할을 한다. 앞차와의 거리를 유지시켜주는 장치로 만약 신호가 잘못되면 추돌이 일어날 수도 있다. 장항선에는 전차선이 없어 큰 문제는 없지만 전차선에는 2만5000V의 전기가 흐르고 있어 감전으로 고귀한 목숨을 잃거나, 전차선에 폐비닐 등이 감겨 운행 장애를 일으키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앞으로 몇 년 후면 우리 홍성역에도 전철이 들어올텐데 이러한 점을 우리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

앞서 밝혔듯 기차는 차량, 선로, 운전, 역, 전기 등 여러 분야들이 한데 어우러진 품이 많이 들면서도 위험성이 높은 노동집약산업이다. 환경친화적이며 지역경제발전에도 일조를 하고 있는 기차에 대한 여러분의 많은 사랑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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