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는 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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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는 놀이다
  • 정수연 <미디어활동가·주민기자>
  • 승인 2015.04.13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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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민속촌 트위터에 올라온 한 영상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였다. 영상의 내용은 민속촌에서 진행된 체험이었는데 바로 ‘이놈아저씨’ 집의 초인종을 누르고 도망치는 것. 실제로 안에서 대기하던 ‘이놈아저씨’가 쫓아와 혼을 내는 장면을 찍은 영상을 보면서 필자 역시 어린 시절 기억이 떠올라 잠시 웃을 수 있었다.

90년 초까지만 해도 동네에서 친구들과 어울려 민속촌의 초인종누르기, 숨바꼭질, 딱지치기 같은 놀이를 했었다. 물론 지금의 아이들도 함께 어울려 놀겠지만 그 때처럼 마냥 밖에서만 놀지는 않는 듯하다. 요즘 녀석들이 가장 즐겨하는 놀이는 게임이니 아마도 몇 년 후의 민속촌에서는 추억의 놀이로 컴퓨터나 휴대폰 구역이 등장할지도 모르겠다.

필자에게는 초등학교 조카 두 녀석이 있다. 이제 5학년, 4학년 녀석들인데 조카들을 보면서 아이들 안에 자리잡은 게임문화의 정도를 새삼 느끼고 있다. 특히나 스마트폰은 그 때 어른들의 어린 시절 딱지가 있어야 놀이에 참여할 수 있던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도 알았다. 이래서 ‘많은 부모들이 게임중독을 우려하면서도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을 사줄 수밖에 없겠구나’ 싶다. 아이가 스마트폰 게임에 빠질까 걱정하면서도 아이를 또래문화에서 소외시킬 수 없기에 하는 선택, 그 안에 공통적으로 놀이라는 미디어가 있다.

미디어의 궁극적인 목적은 바로 소통이다. 그러니 놀이를 위해서, 소통으로 위해서 필요한 스마트폰은 그저 도구인 셈이다. 아이들에게는 그저 놀이하는 데 필요한 도구인 스마트폰을 어른들의 시선, 중독에 대한 우려의 대상으로 보면 거기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끝이 없을 것이다. 대신에 아이들과 함께 스마트폰이란 놀이도구를 어떻게 이용하면 좋을지 함께 생각해보면 어떨까? 이왕이면 몇 개의 게임은 부모와도 함께 하면서 말이다. 딱지치기를 할 때 딱지의 상태가 함께 놀았던 아이들과 대화의 주제가 되었던 것처럼 게임도 분명 부모와 아이가 함께 대화하고 즐길 수 있는 꺼리가 될 수 있으니 말이다.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것에 따라 더 많은 새로운 놀이를 할 수 있음도 생각하면 좋겠다. 가령 아이와 함께 스마트폰을 들고 나가 봄꽃 촬영을 해보자. 지천으로 피어나고 있는 봄꽃을 서로가 서로의 시선으로 스마트폰 카메라에 담아보는 것이다. 그렇게 담긴 사진을 함께 공유되는 웹하드에 올려두고 또는 친척, 가족이 함께하는 밴드 등에 올려두고 누가 누가 더 멋있는 지 공개 투표도 해보고 투표의 결과에 따라 외식까지 하면 분명 아이에게 새로운, 즐거운 추억이 될 것이다.

또 나아가 이 사진들을 잘 편집하여 봄꽃 노래, 자막도 넣어보는 동영상 편집 작업도 해보면 어떨까? 이렇게 만들어진 동영상을 개인 블로그나 SNS를 통해 자랑도 해보고 말이다. 이 모든 일들이 스마트폰 하나로 이루어지니… 미디어는 놀이가 분명하다. 그것도 무지 재미난 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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