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GHT WITHOUT H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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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HT WITHOUT HATE
  • 변승기 칼럼·독자위원
  • 승인 2015.06.18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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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전문분야에서도 공통점이 있는 것 같다. 스포츠와 청소년 지도는 전문성이 서로 다른 분야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진행하는 과정은 아주 비슷하다. 특히 ‘FIGHT WITHOUT HATE’는 스포츠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의 태도를 말하는 것인데, 이는 청소년을 대하는 태도와 비슷하다. ‘미움(증오)없는 싸움(시합)’ 정도로 번역이 되는데, 공식적으로 시합을 할 때는 거칠게 경쟁을 하지만 경기 후에는 서로 웃고 격려해주며, 승자와 패자는 입상과 관계없이 공감의 눈물 혹은 기쁨의 박수를 쳐주는 모습을 보게 된다.

어느 경우에는 과거에 만난 적이 없지만, 처음 한 시합이 친하게 지내는 계기가 되어 연락을 계속하기도 한다. 아마도 서로가 시합하기 전까지 견디기 어려운 훈련과정을 거치고, 그 훈련과정 후에는 자국 선수끼리 국내 경쟁을 통해 세계 대회에 참가하기까지의 역경을 이해하기 때문인 것 같다. 힘든 과정을 통과한 선수끼리의 만남이 바로 시합이다. 시합 후 선수들의 얼굴을 보면, 하나같이 많은 감정이 얽힌 표정이 역력하다. 승자와 패자의 또 다른 공통점은 그 시합 후에 다시 그 힘든 훈련을 준비하는 것이다. 처음 할 때야 모르고 하니까 따라하지만 한 번 경험한 후에는 그 훈련이 얼마나 힘든지 알면서도 다시 해야 하는 그 심정은 과연 어떨까? 그래도 그들은 다시 시작한다.

가정에서 청소년기 자녀를 양육하는 것, 학교에선 청소년을 가르치고 지도하는 것, 사회에서 성인이 청소년을 보는 것도 ‘FIGHT WITHOUT HATE’가 필요하다. 가정과 학교에서는 흔히 청소년과 전쟁을 치른다고 표현한다. 지름길이나 정답의 지도방향이 없기 때문에 그만큼 힘들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쉽게 포기할 수도 없다. 청소년기만큼 성인에게 자극적인 언행을 하는 시기는 없다. 반항이라는 단어 하나로만 설명하기에는 많은 상황과 감정이 포함된다. 화나게 만들고, 짜증나고, 비논리적이면서도, 상황과 맞지 않는 자기중심적인 거짓말(물론 임기응변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을 아무렇지 않은 듯 반복한다.

하지 말라는 것은 골라하고, 하라고 하는 것은 대부분 하지 않는다. 청소년에 대한 웬만한 경험이나 이해 없이 이런 상황을 견디기 어렵기 때문에 바로 전쟁에 돌입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승자는 청소년이 되기도 하고 어른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승자와 패자는 스포츠에서처럼 ‘FIGHT WITHOUT HATE’가 아닌 감정적으로 격앙된 상태로 끝나고 그 상태가 전쟁이후 까지 지속된다. 관계는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되고 다른 일상생활에까지 악영향을 준다.

청소년을 양육하거나 지도하는데 정답이나 지름길 혹은 효과가 뛰어난 방법은 없어 보인다. 그저 답이 몇 개 있을 뿐이다. 그 답 가운데 하나가 바로 감정을 상하지 않는 범위에서 청소년을 대하는 것이다. 사람은 화가 나면, 어느 누구든지 마음에 없는 소리를 하고, 그 상대방에게 아킬레스건이 되는 말을 무심코 한다. 다시 주워 담을 수도 없는 그 상처 주는 말을 거침없이 한다. 상대방의 감정은 최악이 되고 서로 불편한 상태가 유지된다. 감정이 상하지 않으면 일단 갈등 후에 그 청소년에게 더 이상 나쁜 감정이 남아있지 않으므로 처음처럼 대할 수 있다. ‘FIGHT WITHOUT HATE’를 사용해야 된다. 다른 말로 하면 화를 내더라도 진짜 내는 것이 아니라 플레이로써 화를 내는 것이다. 플레이로 화를 내는 방법은 청소년이 나를 화나게 만들고 거친 공격을 한다는 것을 미리 예상하는 것, 내가 화를 내더라도 100% 진짜 화내지 않는 것, 언젠가는 나를 이해하는 날이 분명히 오니까 좀 기다리는 것, 아무리 나를 화나게 해도 마지막에는 “내가 너를 사랑한다”고 꼭 말하는 것, 결정적으로 나의 예전 청소년기와 똑같은 모습이라는 것을 머리 뒤쪽에 항상 갖고 있는 것이다.

감정이 상한 것을 느끼면 1분만 그 자리를 벗어나야 된다. 심호흡을 한 번하면서 나를 돌아보자. 이렇게 “그 아이는 나를 쏙 빼 닮았다. 시간이 지나면 나처럼 건강한 사회인이 된다”
다시 시작하자! 멋진 승부를 벌여보자.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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