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반 아이들은~컨닝 안 해요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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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반 아이들은~컨닝 안 해요 <44>
  • 한지윤
  • 승인 2015.06.18 1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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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 좀 해라, 응? 그게 뭐 새삼스러운 일이라고 그래?"
"넌 걱정 안되니?"
"하나도."
"뭘 믿고?"
"생각해 봐라. 우리가 중학생이 아니고 국민학생이라면 그게 무슨 상관이냐? 결혼을 전제로 만난 것도 아닌데, 안그래?"
"괜찮다고?"
"상관없지."
"그냥 연상의 여인이라 이거야?"
"맞았어, 그거야. 초장부터 발발기지 말고 갈 데까지 우선 가고 보는 거야. 그런 다음에……"
신중이 견디지 못해 그 말을 가로챘다.
"그래, 그 다음엔 어떡하지?"
"꼭 그럴 수밖에 없다면 톡 까놓고 말해야 되겠지."
"톡 까놓고 얘기했다가 공연히 톡하고 터지게?"
"안터져."
"허지만 그건 안돼. 절대로 안된단 말야!"
머리에 그토록 강인한 의지가 잠재하고 있었나 싶을 정도로 신중은 강력히 반대했다.
"왜 안돼?"
"그랬다간 즉석에서 뺨에 불똥이 튕겨질 거야."
"그거 좋지!"
"좋아?"
"그래."
"여자애한테 뺨터지는 게 뭐가 좋단 말야?"
"너 아직 모르는구나. 그러니 애송이처럼 맨날 혼자서 고민하지. 야, 좋아서 미칠 여자한테 뺨맞는 것도 영광야. 행운이고 말야."
"꼭 고릴라 같은 소리만 하고 있구나, 넌."
"내가?"
"들어 봐, 그냥 뺨만 맞는다면 무슨 걱정이겠니."
"그럼 또 있어?"
"그 길로 영원히 끝날 일이 걱정이지."
"끝나아?"
"그래. 영원히 딱지를 맞을 게 분명해."
"천만에."
"뭐라고?"
"그렇게는 안될 껄?"
어째서 그렇게는 안될 꺼얼이니……"
호동은 답답해 죽겠다는 듯이 자신의 이마를 주먹으로 쳤다. 평소 잘 하는 버릇이다. 왼쪽 손바닥을 펴서 적당한 거리에 둔 다음 오른쪽 주먹으로 이마와 그 손바닥을 몇 차례 두둘겨대는 것이다.
"하여튼 신중아, 넌 내가 하는대로 따라오기만 해."
"어떡할 건데?"
"혹시 그런 일이 네 말대로 생기게 될지도 몰라. 나도 그 생각은 벌써 했어. 대신 대비책도 이미 생각해 뒀구."
"어떤?"
"방법은 하나 뿐야. 걔들을 꽉 움켜잡아 두는 거야"
"움켜잡아?"
"내 것으로 만들어 놓는단 말야, 이 멍청아."
"뭐!"
신중은 깜짝놀랐다. 애송이이긴 해도 여자를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어떤 절차와 방법이 필요한 것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허지만 신중의 그같은 상식적이고 과학적이며 인간적인 예측은 이번에도 호동의 지혜에 이르지 못했다.


…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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