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름이 노랑을 날리는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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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름이 노랑을 날리는 계절
  • 모영선(생태학교나무 이사장·주민기자)
  • 승인 2015.06.19 1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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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화(松花)가 한창이다. 봄바람의 춤을 추면 노란가루가 군집하여 군무를 펼치듯 날리는 모습을 본다. 그로인해 꽃과 나무, 도심의 어느 곳에도 노랑을 물들이는 5월이다. 봄비라도 한차례 내리면 주변에 온통 노랑의 작품을 그려 놓는다. 송홧가루(松花粉)는 봄철에 소나무에서 나오는 꽃가루로 곤충을 이용한 꽃과는 달리 바람을 이용해 수분하는 풍매화인 소나무는 대량의 꽃가루를 만들어 내어 바람에 날려 보내서 수분을 시도한다. 송홧가루를 확대해 보면 두개의 큰 공기주머니로 구성되어 바람에 잘 날라 다닐 수 있기 때문에 어디든 날아간다.

벚꽃이나 산수유처럼 아름다운 꽃을 피우지는 않지만 나름 수정과 번식을 위한 방법으로 세상에 노랑을 선사하는 것이다. 소나무, 소나무는 우리나라 국민이 가장 좋아하는 나무일 것이다. 우리 민족은 ‘생의 시작을 소나무 가지를 꽃아 알리고, 소나무로 지은 집에서 살면서, 소나무 장작을 태워 밥을 먹고 살다, 소나무 관에 들어가 죽는다’는 이야기까지 있는 것을 보면 우리민족은 소나무와 함께 살아왔고 해도 과언아 아닐 것이다. 소나무는 ‘솔’과 ‘나무’가 붙어서 만들어진 이름으로 ‘솔’은 ‘수리’라는 순수 우리말에서 나온 말로 ‘우두머리’혹은 ‘으뜸’을 뜻한다. 나무 중에서 으뜸이라고 할 수 있는 말이다.
소나무는 소나뭇과의 상록 침엽 교목으로 높이는 35미터 정도이며, 잎은 두 잎이 뭉쳐나고 피침 모양이다. 꽃은 5월에 피고 열매는 구과(毬果)로 다음 해 가을에 맺는다. 열매는 청서(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청설모는 청서의 가죽을 뜻한다)가 좋아하는 양식이다.

우리나라에서 소나무 목재처럼 오랜 세월을 통해서 다양하고도 폭넓게 이용된 나무는 없다고 할 수 있다. 경상북도 북부지방과 강원도 태백산맥에서 나는 소나무는 특히 재질이 우량하여 춘양목(春陽木)이라 불리며 귀중재로 취급되어 왔고, 왕실 또는 귀족들의 관재로 삼기 위해서 소나무 숲이 보호된 바 있는데, 굵게 자라서 안쪽의 심재가 황적색을 띤 고급재로 유용한 것을 황장목(黃腸木)이라 하였다. 목재는 기둥·서까래·대들보 등에 쓰이는 건축재, 옷장·책장 등의 가구재, 소반·주걱·목기 등의 식생활용구, 지게·절구·사다리 등의 농기구재, 장구(葬具)·나막신재 등 그 용도가 다방면에 이르렀다. 특히, 해안을 따라 자라는 큰 목재는 조선용(造船用)으로 중요시되어 보호되어 왔다.

소나무는 은행나무 다음으로 오래 사는 나무로 우리는 장수의 상징으로 내세웠고, 십장생(十長生)의 하나로 삼았다. 거대하게 자란 노목은 장엄한 모습을 보이고, 줄기·가지·잎은 아름다운 조화를 만들어내며, 눈서리를 이겨서 항상 푸른 기상은 곧은 절개와 굳은 의지를 상징하는 것으로 부각되어, 애국가에 ‘남산 위에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 듯’하고 노래하는 것은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강인한 의지를 말하는 것으로 소나무는 우리 민족의 나무로서 온 국민의 가슴속에 깊이 새겨져 있다. 소나무는 환경자원뿐 아니라 삶과 문화이기에 우리민족은 소나무를 사랑해왔고 사랑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오늘하루 송홧가루가 날려 세상을 노랑으로 물들이더라고 우리민족의 생명력으로 바라보는 시간을 갖기를 바란다. 힘들더러도 어려움을 극복하고 이겨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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