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Mers)와 공덕심(公德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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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Mers)와 공덕심(公德心)
  • 이원기 칼럼·독자위원
  • 승인 2015.06.26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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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물결 넘실대는 바다로 갈까나, 선녀가 달밤에만 내려와 은밀히, 목간하고 올라가는 선녀탕을 찾아 숲 속으로 들어 갈까나. 아냐, 아냐! 기왕지사 떠날 바에야 ‘나’도 화끈하게 비행기 한번 타봐야지! “쇼핑하기엔 명동이 좋다고? 그럼 명동에 가서 인기 있는 한국화장품부터 이것저것 사고, 그 담엔 동대문 찍고 강남으로?” “어떻게 알았어, 언니? 나도 이참에 살짝 높이고, 보란 듯이 콧대 들고 살거야!” 아마도 적잖은 중국의 젊은이들이 이번 여름 휴가철에 유커가 되어 한국을 찾을 꿈에 부풀어 있었을 것이다. 이웃나라 일본의 관광객, 그 외에 전 세계 각 연령층의 사람들이 이런저런 사연을 가지고 우리나라를 찾으려 했을 것이다. 해외 관광객들과 관련이 있는 이 나라의 여러 사람들 또한 이번 여름 휴가철을 대목중의 대목으로 예상하며 가슴 설렜으리라. 그러나 어찌 하랴! 느닷없이 덮친 중동발 호흡기증후군(Mers)으로 인해 카운터펀치를 맞고 말았으니!

메르스의 위력이 예상보다 강력하니 그에 관련된 풍설이 분분하고 책임을 묻는 목소리며 예방책, 진단책, 치료방법, 차단책 등에 대해서도 말들이 많다. 춘추전국시대의 백가쟁명이 따로 없다. 혹자는 말한다. 전염병은 25년마다 대유행을 하니 이번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도 이와 연관시켜 생각해봐야 할 것이 아니냐고. 이 점은 세계 경제 상황 변동의 원인을 태양 흑점설과 연관시켜 설명한 경제학자들의 주장과 일맥상통하는 바가 있어 묘한 기분이 들게 한다. 이들 주장은 얼핏 들을 때는 다소 황당한 느낌이지만 되짚어 생각해보면 일리가 있다. 사실 지상의 생물은 물론이고 무생물까지 태양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은 단 하나도 없다. 우리가 사는 온대지방 역시 태양으로 인해 사계절이 생겨나고 그에 맞춰 지상의 모든 것들이 나타났다가 사라진다. 각종 병균 또한 그럴 것이고, 생물도 아니요 무생물로 일컬어지되 그렇다고 인간에게 무해한 무생물도 아닌 각종 바이러스들 역시 태양의 흑점이 폭발하는 주기에 따라 뭔가 모를 영향을 입을 것은 뻔한 이치이다. 그렇다고 해서 태양 흑점설이나 전염병 25년 주기설을 이번의 메르스 사태와 직접 연결시켜 문제를 생각해보자는 얘기는 아니다. 당장은 총력을 기울여 메르스 바이러스부터 박멸하여 이 어처구니없는 사태를 종식시켜야 한다. 그리고 연후에 우리가 늘 지나고 나면 쉬 잊어버리고 일이 터지면 서로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한 낯 뜨거운 행태가 더 이상 되풀이 되어서는 안 되겠다. 이제부터는 임시방편의 퇴치법이나 졸속행정식의 단기적이고 일회적인 처리방식을 버려야만 한다.

좋든 나쁘든 간에 전 세계에 한국의 존재감을 다시 한 번 알리는데 획기적인 기여를 한 메르스로 인해 전 세계 의료계는 물론이고 여러 측면에서 지구촌 사람들이 한국을 지켜볼 것이다. 전 국민 금 모으기 운동으로 단시일 내에 IMF를 극복함으로써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한국이 이번에는 메르스 사태를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는 물론이려니와 그 과정에서 의료적인 각종 데이터를 얼마나 철저히 정직하게 연구, 조사, 기록할 것인가를 예의 주시할 것이다. 그래야 차후로 불어 닥칠지도 모르는 메르스 쓰나미를 전 지구적으로 보다 효과적으로 차단시킬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벌어진 각종 사건 사고를 대하면서, 또한 그 실상을 다루는 각종 언론매체나 정부 여야 정치인들 등 소위 책임 있는 자리에 계신 분들의 언행을 보면서 대다수 국민들은 묘한 비애감을 떨칠 수 없었으리라. 매번 그랬다. “이번 역시 사태가 어느 정도 수습되면 조만간에 너나없이 까맣게 잊으며 살아가겠구나”하는 결론에 이르렀다. 안타깝지만 우리들의 예견은 늘 맞아 떨어졌다. 이제부터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문제 해결의 근본부터 따져 볼 일이다.

온갖 불행한 사태의 시작과 우스꽝스러운 미봉책 밖에는 생각지 못하는 근시안적인 사고의 뿌리에는 잘못된 교육이 자리 잡고 있다. 남을 먼저 배려하는 마음 즉, 공덕심(公德心) 교육이 전혀 안된 탓이다. 이제부터라도 나라가 못하면 각 개인마다 집집마다 자기들이 할 수 있는 한 공덕심 갖기 운동이라도 펼쳐나가야 될 것이다. 그렇지 않고 이대로 가다가는 정말로 나라 전체가 쑥대밭이 되고 온 세계에 드러내놓고 망신을 당하는 초대형 사고가 터지지 않으리라고 그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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