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발견, 수단그라스 피해 크고 농작물 적어
홍성에서도 멸강충이 발견돼 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김제의 벼를 사정없이 먹어치우는 ‘공포의 해충’ 멸강충이 홍성에도 들어온 것이다. 군 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지난 3일 홍성읍 신성리 수단그라스 밭에서 처음 발견된 뒤 광천읍, 홍동면, 금마면, 갈산면 등 관내 거의 전 지역에서 발견되고 있다. 이에 따라 농업기술센터는 전 직원을 동원, 읍·면 직원들과 함께 ‘멸강충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멸강충은 중국에서 기류를 타고 날아오는데 홍성에는 5월말쯤 건너온 것으로 농업기술센터는 추정하고 있다. 멸강충은 한번에 700~1000개씩 산란하는데 애벌레 기에는 녹색이어서 잘 보이지 않다가 성장하되면 까맣게 변하고 식욕도 왕성해진다. 낮에는 지표면이나 잎새 뒷면에 숨어 있다가 밤이 되면 잎, 줄기, 이삭까지 폭식을 하기 때문에 피해를 받은 작물은 불과 며칠 사이에 앙상하게 줄기만 남는다. 특히 피해가 극심한 홍동면 홍원리 1034번지 1만여㎡ 규모의 수단그라스 밭은 지난 7일 온통 멸강충으로 뒤덮여 상당량의 수단그라스가 앙상한 줄기만 남아있었다. 방제를 한지 얼마 되지않아 아직 죽지 않은 멸강충들이 군데군데 붙어있는 모습이 관찰됐다.
건국대 김승태 교수(농업해충학 전공)는 “멸강충은 멸강나비의 유충이 바른 표현이며 5월에 대륙성 저기압이 발생할 때 유충상태에서 기류를 타고 우리나라에 날아온다”며 “방제를 하면 쉽게 퇴치할 수 있으나 늦어지면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또 “멸강충은 벼, 보리, 밀, 옥수수, 조, 수수, 귀리 등 벼과 식물을 먹는데 먹이가 없을 경우 콩과 식물을 가해하기도 한다”며 “논으로 들어가면 벼를 모두 먹어치워 농사를 망치게 된다”고 말했다.
농업기술센터는 읍·면에 멸강충 관련 자료 및 사진, 특성 등을 알리고 농민들에게 이를 전달, 지속적으로 예찰, 멸강충을 찾아내 즉시 방제토록 하고 있다. 또 전 적원을 멸강충이 발견된 마을별로 분담, 파견해 방제 지도를 하고 있다. 농업기술센터 이승복 작물환경담당(종자기술사)은 “발견 즉시 방제에 나서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있다”며 “멸강충은 대부분 소사료로 쓰이는 수단그라스 밭에서 발견돼 수단그라스 피해가 컸으며 농작물로는 옥수수 피해가 있었으나 벼 등 다른 작물의 피해는 적다”고 말했다. 또 “멸강충은 가물 때 많이 날아오고 날이 더울수록 유충의 성장이 빨라 농작물 피해가 크다”며 “가뭄이 극성을 부렸던 지난 2012년 많이 발생했었는데 물에 약해 장마가 지면 쓸려나가거나 부화가 잘 되지 않아 피해가 거의 사라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