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적지 먹칠하는 관광매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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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적지 먹칠하는 관광매너
  • 홍주일보
  • 승인 2015.07.23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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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야 김좌진 장군 생가지가 몰상식한 관광객들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한다. 화장실을 지저분하게 사용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차에 있던 쓰레기를 화장실 바닥에 몰래 내던지고 가는 사람도 있다는 것이다. 이 정도는 약과다. 생가지 앞 주차장에 돗자리를 펴고 술판을 벌이는 사람들도 있는가 하면 주차장에서 방뇨하는 사람도 있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차 안에서 창문에 발을 걸치고 쉬는 사람은 그런대로 봐준다고 하더라도 그 상태에서 차창 밖으로 가래침을 내뱉기도 한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관람시간이 끝날 때 찾아와 들여보내달라고 떼를 쓰다 타이르는 환갑 지난 직원에게 멱살잡이를 하며 행패를 부린 젊은 관광객도 있었다고 한다. 일반 관광지도 아닌 보훈유적지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관광매너에 문제가 있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관광버스에 올라타기만 하면 술병부터 따는 게 전통처럼 돼 버린 지 오래다. 여행하는 동안 시간도 보내고 담소도 나누는데 심심치 않게 하기 위해서 몇 잔 마시는 정도라면 별 문제될 게 없다. 한두 잔 마시기 시작하면 마이크부터 켜고 고성방가를 하고 술이 술을 마시듯 연신 퍼마신 끝에 관광지에 도착하면 이미 만취 상태가 돼 버린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이런 상태에서 차에서 내릴 경우 관광이 제대로 될 리가 만무이다. 관광매너란 찾아보기 어렵게 돼 버린다. 아무데나 침 뱉고 방뇨하고 남에게 시비 걸고... 술에 취하지 않아도 얌체 짓 하는 사람은 또 얼마나 많은가.

나라가 선진대열에 들어섰으면 관광매너도 변해야 한다. 그런데도 변하기는커녕 호국영령의 보훈유적지에서까지 한심한 작태를 보인다면 나라망신, 한민족 망신이다. 백야 김좌진 장군이 어떤 분인가. 그런 위인들이 없었다면 우리나라가 일제로부터 해방이 될 수 있었을까. 식민지가 된 나라를 구하기 위해 몸 바쳐 싸운 분의 생가지에 갔으면 숭고한 마음으로 호국영령의 뜻을 기리는 게 옳다. 후손들에게도 그렇게 가르쳐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른들이 실천하지 않으면 나라를 위해 몸 바친 분들의 애국정신은,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우리 민족의 얼은 어디 가서 찾아야 하나. 관광 질서를 지키지 않는 것도 엄연한 범법행위이다. 당국이 나서 이런 사람들에 대한 단속이라도 벌여서 뿌리 뽑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호국의 영령들도 지하에서 그렇게 해주기를 바라고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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