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반 아이들은~컨닝 안 해요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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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반 아이들은~컨닝 안 해요 <59>
  • 한지윤
  • 승인 2015.08.28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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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심 밥말아먹은 듯이 마음까지 주는 듯한 보자의 태도에 일종의 비굴함 같은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같은 여자의 입장에서 어쩐지 존심상했다. 자신은 신중에 대해 친한 건 사실이어도 빌붙듯이 마음까지 빼앗겼다고는 생각지 않는 수연이다. 그냥 다정한 친구로 대한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호동을 대하는 보자의 태도는 전혀 그렇지 않아 보였다. 호동이 그녀를 진심으로 좋아하는 눈치였지만, 그보다 그녀 편에서 아예 구걸하듯 호동에게 마음을 주고 있는 듯 해서 비위에 거슬리는 수연이다.
보자와 둘도 없는 친구인 수연이다. 그런 보자가 호동이한테 자존심까지 말아두고 대하는 자체가 친구인 자신에게도 불과할 수 없다는 수연이었던 것이다.
목요일.
이날 수업에는 학생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 체육 시간이 들어있었다. (모든 여고생들은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리라 믿는다. 물론 체육과를 지망하겠다는 여학생까지 싸잡을 수는 없는 일이겠지만.)
예외도 있기는 하다.
젊고 미남이며 멋진 육체미를 가진 체육 선생일 경우 여고생 정도 되면 설명이 필요치 않았다. 그 선생님에 대한 인기는 수연이 같은 미인에 대한 남자 친구들의 인기 정도 지옥에나 빠져라였다.
다 큰 처녀가 미남에 멋들어진 체격의 젊은 남자를 흠모하고 경이롭게 가슴에 새긴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고 정상적인 일이니만큼 문제삼을 건 하나도 없다. 그게 지나칠 때에 심각해질 뿐이다.
옛날 옛적 동숙의 노래라는 것이 대중 가요로 영화로 떠들썩했었다는데, 여러분은 언니나 누나한테 물어보면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선생님을 너무 사랑한 여학생이 이룰 수 없는 사랑 때문에 될 판 앞에서 등에 칼을 꽂았다는 소름끼치는 스토리가 그 이야기의 핵심이다.
여학생들이 체육시간을 기피하는 심리 가운데는 한창 성숙과정에 있는 자신의 육체에 대한 보호 본능이 작용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럴 때 흔히 잘 써먹는 방법이 있다.
「오늘 생리가 시작됐걸랑요.」 하는 것이 그 대표적인 구실인데, 거기에는 실제로 그렇기도 하지만 거짓도 많이 있다.
그렇다고 팬티 내려봐 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니께. 또 모든 여학생이 생리일을 현황판에 기록해 걸어 놓고 있는 여학교 역시 지구상에 한 학교도 없지 않은가.
여고생한테 체육시간에 딱 맞추어 생리가 시작되어 준다는 것은 작은 행운임이 분명했다. 거기에 가끔 심각한 문제가 있기는 하다. 생리 때만 되면 성격이 바뀌어 도둑질을 하는 경우가 그것이다.
좀 특이한 것은.


…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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