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반 아이들은~컨닝 안 해요 <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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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반 아이들은~컨닝 안 해요 <68>
  • 한지윤
  • 승인 2015.11.27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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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응, 그건 글쎄……"
"사실대로 자백해."
보자는 이 기회에 자신의 솔직한 기분을 밝혀두는 게 아무래도 좋겠다고 판단했다.
"좋아. 너 질투하지 마?"
"뭐라고?"
"솔직히 그 애가 좋아."
"정말?"
"대뜸 넌 내꺼야, 하면서 덤벼드는 동물성에 비하면 그 애는 말할 수 없이 준수해."
"폭 빠졌구나."
"폭이 아니고 푹이야. 솔직히 난 푹 빠졌어."
"언제까지 사귈래?"
"이 세상 끝날 때까지."
"뭐라고?"
깜짝 놀란 수연이 자신도 모르게 소리쳤다. 보자는 어느 때 보다도 진지한 표정이었다.
"정말야. 그런데 참, 넌 어떠니?"
보자는 지극히 자연스럽게 화제를 돌려놓았다.
"나아?"
"그래. 그 멘스 중인지, 아니 실례. 그 임신중이라는 애 말야. 내가 보기엔 너하고 딱 어울리더라."
"치!"
"왜?"
"어림없어."
"어째서?"
"실망했다. 네 안목에. 날 그 정도 밖에 보지 않다니 말야."
"수연아, 그럼 마음에 차지 않는단 말이니?"
수연은 얼른 대답하지 않았다.
"솔직이 말해 봐, 나처럼. 우린 그런 사이잖니."
"난 말야, 그 애가 너무 어리게 느껴져."
"그것은 보자에 대한 친구의 의리를 앞세운 수연의 솔직한 고백이었다."
"어려?"
"꼭 동생 같아. 그냥 귀엽게 느껴져. 넌 어때?"
"아서라. 그러다 공연히 큰코 다치실라. 연하의 남자와 사랑에 빠진 여자가 세상에 얼마나 많은지 아니? 마이클 잭슨이 할머니 같은 리즈 테일러한테 정식으로 청혼했다는 해외토픽도 있어."
"징그럽다. 그건 중년부인이나 해당될 얘기야. 여자도 나이가 들수록 어린 남자가 좋은 모양이지?"
"번지수가 틀렸니?"
어느 틈에 수연이도 그럴 듯한 비유를 들었다. 그런 투로 말할 수 있게 된 것은 보자의 영향을 톡톡히 받은 게 분명했다. 또한 그녀의 기분이 완전히 평소의 상태로 돌아왔음을 알게 해 주는 말이기도 했다.
"그런소리 마, 너."
"뭐라고?"
"난 아직 라벨도 떼지 않고 탱탱한 신제품야."
"그건 맞아."
"그런데 어떻게 중고품처럼 고물상에다 내놓겠니."
"여자가 앨 낳은 다음에는 중고품이 되니? 허긴 네 말이 옳아. 우리야 아직 쫀쫀한 신품들이지. 라벨붙인 풀이 아직 마르지도 않고 거기 끈적하게 남아 있으니깐."
거기까지 말하던 보자는 불현 듯이 생각난 표정이 되면서 성급하게 물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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