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반 아이들은~컨닝 안 해요 <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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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반 아이들은~컨닝 안 해요 <71>
  • 한지윤
  • 승인 2015.11.27 16: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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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었어?"
"쫄면 곱배기에 고기만두 세 접시를 먹고 난 다음 디저트로 팥빙수 두 그릇 먹어 줬지."
수연은 어이가 없었다. 그거야 자신의 기본실력이 아니겠냐는 말에는 아연할 뿐 어떻게 화를 낼 수도 없었다. 부부싸움이 칼로 물베기라고나 할까, 그런 기분이었다.
"그건 그렇고."
잠시 생각해 보던 수연이 갑자기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보자는 얘가 왜 또 이러지 싶은 눈으로 조심스럽게 바라보았다.
"너 솔직이 대답해. 그애 어떻게 생각하니?"
"뭘?"
"혹시 진짜로 좋아하는 건 아닐 테지?"
"호동이 말야?"
"그래."
"으응, 그건 글쎄……"
"사실대로 자백해."
보자는 이 기회에 자신의 솔직한 기분을 밝혀두는 게 아무래도 좋겠다고 판단했다.
"좋아. 너 질투하지 마?"
"뭐라고?"
"솔직이 그 애가 좋아."
"정말?"
"대뜸 넌 내꺼야, 하면서 덤벼드는 동물성에 비하면 그 애는 말할 수 없이 준수해."
"폭 빠졌구나."
"폭이 아니고 푹이야. 솔직히 난 푹 빠졌어."
"언제까지 사귈래?"
"이 세상 끝날 때까지."
"뭐라고?"
깜짝 놀란 수연이 자신도 모르게 소리쳤다. 보자는 어느 때 보다도 진지한 표정이었다.
"정말야. 그런데 참, 넌 어떠니?"
보자는 지극히 자연스럽게 화제를 돌려놓았다.
"나아?"
"그래. 그 멘스 중인지, 아니 실례. 그 임신중이라는 애 말야. 내가 보기엔 너하고 딱 어울리더라."
"치!"
"왜?"
"어림없어."
"어째서?"
"실망했다. 네 안목에. 날 그 정도 밖에 보지 않다니 말야."
"수연아, 그럼 마음에 차지 않는단 말이니?"
수연은 얼른 대답하지 않았다.
"솔직이 말해 봐, 나처럼. 우린 그런 사이잖니."
"난 말야, 그 애가 너무 어리게 느껴져."
그것은 보자에 대한 친구의 의리를 앞세운 수연의 솔직한 고백이었다.
"어려?"
"꼭 동생 같아. 그냥 귀엽게 느껴져. 넌 어때?"
"아서라. 그러다 공연히 큰코 다치실라. 연하의 남자와 사랑에 빠진 여자가 세상에 얼마나 많은지 아니? 마이클 잭슨이 할머니 같은 리즈 테일러한테 정식으로 청혼했다는 해외토픽도 있어."
"징그럽다. 그건 중년부인이나 해당될 얘기야. 여자도 나이가 들수록 어린 남자가 좋은 모양이지?"
"번지수가 틀렸니?"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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