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반 아이들은~컨닝 안 해요 <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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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반 아이들은~컨닝 안 해요 <73>
  • 한지윤
  • 승인 2015.12.11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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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지대의 르뽀, 밤의 환락가 그 현장에서의 르뽀, 요즘 청소년들의 무절제한 성적욕구 발산의 현장이니 등등 현장감이 물씬 풍기는 방영시간에 시청률이 높아지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게 뭔데?"
보자가 먼저 관심깊게 물었다. 신중과 수연은 그들과 달리 얌전히 있을 뿐이다.
"우리가 오늘처럼 대자연 속에 들어 오기도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
신중은 짜식 거창하게 논설까지 있네, 하는 눈빛으로 정색한 호동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래서?"
"이 기회에 신선한 공기 속을 힘껏 달려보는 거야."
"달리기를 하자는 거야?"
"응."
가만히 듣고 있던 수연이 재빨리 끼어들었다.
"말 같지 않는 소리 하지도 마. 학교에서 운동장 뛰는 것만도 지겨운데 여기까지 와서 무슨 어이없는 소리야, 그게?"
곁에 있던 신중이 예외없이 동조하고 나섰다.
"그건 전적으로 수연이 말이 옳다."
"얌마!"
호동은 신중을 잠깐 노려본 후 목에 힘을 넣었다.
"아직 뭘 모르고 있구나. 학교생활과 지금 이런데서의 오락을 구분하지 못해서야 되냐."
분위기는 묘하게 이어졌다. 이번에는 보자가 나서서 호동이의 제안에 찬성했다.
"난 호동이 말이 옳다고 생각해. 호동이 말은, 어디까지나 건전한 오락을 하자는 걸 거야. 그렇지, 호동아?"
"맞아."
"대체 뭘 하자는 건데?"
"들어 봐. 지금부터……"
호동은 간략하게 서명했다. 허지만 수연이 측에서 역시 반대해서 격론이 벌어진 끝에 겨우 그 제안이 통과되었다.
내용은 간단했다.
300 미터 정도의 거리에 15%정도로 경사진 정상까지 누가 먼저 오르느냐는 것인데, 여자들은 현재 위치에서 뛰고 남자들은 100미터 뒤로 물러나 거기서 출발한다는 조건이다. 여자들의 체력을 감안한 호동이의 심지 깊은 배려였던 것이다.
또 한 가지 조건이 있다. 수연과 신중, 보자와 호동을 짝으로 편먹은 다음 진 팀이 저녁으로 짜장면 곱배기를 내는 조건인데, 자기 편이 떨어지지 않도록 어떤 방법을 동원해도 무방하다고 했다. 여자 쪽이 뒤떨어질 경우 손목을 잡던가 등에 업던가 자유라는 것이다.
"좋았어!"
신중이 특별히 마지막 조건에 열렬히 찬성했다. 호동이 입장에서는 아주 애매했다. 보자를 들쳐업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중은 수연을 보면서 몽실몽실 오동통 내 너구리,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날씬한 그녀를 등에 업고 뛴다고 생각하자 진저리가 쳐질 정도였기 때문이다.
드디어 신중이와 호동이가 아래 쪽으로 내려갔다.
"우리가 밑에서 신호하면 동시에 출발해."
"알았어."
"니네들 속이면 안돼."
수연의 다짐이다.
"알았어. 이래 뵈도 우린 싸나이란 말야. 비겁한 짓 같은 건 절대로 안해."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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