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이 승천한 전설 내려오는 어렝이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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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이 승천한 전설 내려오는 어렝이 마을
  • 장나현 기자
  • 승인 2016.03.10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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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신문- 은하면 대판리 백인마을
▲ 백인마을 전경.

□지형
남쪽을 향해 난 마을에 따뜻한 햇살이 비춰 평화롭다. 동쪽으로 은하봉이 있는 지기산, 서쪽으로 야트막한 산인 바위배기가 마을 양쪽으로 든든하게 지켜준다. 마을 앞으로 18번 군도가 지나가고 도로를 따라 작은 하천인 어렝이내가 흐른다. 다른 방향에서 보면 오서산이 비뚤게 보이는데 마을 앞 쪽에 보면 오서산이 삼각형 모양으로 보인다고 한다. 예로부터 뾰족한 산이 보이는 곳을 문필봉이라고 해 지역에 문인이 많이 나온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마을 정면으로는 검봉산와 오서산이, 옆으로는 은하봉이 펜촉처럼 뾰족하게 서 있다.

▲ 용이 승천한 전설이 내려오는 어렝이 내.

□전설
마을 앞 도로 건너 흐르는 내 옆에 논이 펼쳐져 있는데 과거에는 바닷물이 들어왔다고 한다. 몇 해 전 논에 관정을 파려고 지하 2m정도 들어가니 거무스름하고 미끌거리는 개흙이 나왔다고 한다. 백인마을에는 내에 살던 용이 마을 앞을 통해 승천했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용이 승천한 마을이라 해서 어룡(魚龍)리로 부르던 것이 여러 사람이 편하게 부르다 어렝이가 되었다. 또 다른 설은 마을이 평안하다해서 어령(魚寧)리 라고 부르던 이름이 어렝이가 됐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어렝이 마을이 일제강점기 시절 행정구역 개편으로 백인마을이라고 이름이 바뀌었다. 현재는 27가구가 사는 작은 마을이지만 전에 백 가구가 살았다고 해서 백인마을이라는 설과 사이가 좋지 않던 두 성씨가 한 마을에서 싸움을 그치지 않아 백번 참으라는 의미로 백인마을이라고 부른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 경주 최씨 고택.
▲ 최충식 시인.

□최충식 시인
백인마을에는 100년이 넘은 경주 최씨의 고택이 있다. ‘은하의 뜰’이라는 시를 쓴 은하의 대표 시인인 최충식 시인이 현재 이 고택의 주인이다. 고택에는 200년이 넘은 감나무와 풍구, 떡판, 절구통이 고즈넉하게 자리 잡고 있으며, 현재 고택은 최 시인의 집필실로 사용하고 있다. 홍성도서관장을 역임한 최 시인은 도서관의 문예아카데미에서 시, 수필 강좌를 통해 제자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최 시인은 오두막이라고 부르는 뒷산의 작은 집에서 문필봉을 바라보며 매일 한편의 시를 쓰며 창작의 열정을 불 태우고 있다. 매일 쓴 한 편의 시가 쌓여 아직 출간하지 못한 시가 천 여편이 넘는다.
다음은 최충식 시인이 백인마을을 생각하며 쓴 ‘어령리’ 시의 한 구절이다.

어령리에서 시작하여 황해의 골짜기에 흐르는 긴 어둠, 당신의 말씀은 아슴한 세월을 역광으로 비치며 단단한 지층을 깔고 그 위에 한 알 모래를 눕혀 솟는 땀방울을 다시금 황해로 흘려보내네

▲ 이창영 목수가 만든 풍구.

□이창영 목수
대목수 이창영 씨가 백인마을에 살았다. 일제강점기, 먹고 살기 힘든 시절 끼니걱정에 목수 일을 시작한 이 목수는 보조 일로 시작해 광복 후까지 고건축으로 홍성 일대에서는 손꼽힐 정도로 유명했다.
평양의 비행기 공장과 안면도에 위치한 학교를 직접 건축했다고 전해진다.
건축일로 8남매를 공부시키고 1990년대 중반 세상을 떠났다. 현재는 광천읍과 백인마을에 이창영씨가 건축했던 집이 남아 있다. 후손들은 건축기술을 후계자에게 전달하지 못해 아쉽다고 한다.

□이장님의 마을소개
우리 마을은 27가구 70명이 살고 있는 아주 작은 마을입니다. 마을이 따뜻한 남향을 바라보고 있어 햇살이 따사롭고 마을 앞에는 정다운 하천이 흐르고 있습니다. 동쪽으로 지기산, 서쪽으로 바위배기가 있고 검봉산과 오서산이 정면에서 보여 경관이 아주 좋습니다. 무엇보다도 화합이 잘 되고 내실 있는 마을로 마을사람들 모두 온화하고 다정다감합니다. 마을의 27가구 중 4가구가 귀농한 가구로 외지인이라고 배척하지 않고 서로 믿고 도와 마을 대소사를 함께 논의하고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올해는 한 가구 더 귀농할 예정으로 우리 마을이 살기 좋기로 소문나 많이 오시고 있습니다. 귀농, 귀촌을 하려거든 은하의 백인마을로 오십시오. 귀농인들이 행복한 농촌생활을 할 수 있도록 제가 힘닿는 데까지 도와드리고 성심성의껏 온 몸으로 함께 뛰겠습니다.

▲ 백인마을 매화나무 꽃망울.
▲ 지부동 청년회장이 키우는 닭과 병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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