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땅’은 이제 옛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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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땅’은 이제 옛 말
  • 이범석 기자
  • 승인 2007.08.28 17: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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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로 3만·5만원 90%…반만 채우기 일쑤

홍성읍에 사는 김영준(회사원)씨는 여름휴가를 맞아 강원도 강릉 일대로 여행을 떠나려다 포기했다. 이유는 비싼 휘발유 값 때문.

2300㏄급 승용차를 이용하는 그는 강원도와 홍성을 왕복(600㎞가량) 할 경우 휘발유 값만 30만원을 훌쩍 넘고, 휴가비까지 포함할 경우 도무지 엄두가 나지 않을 것 같아 결국 인근 유원지로 발길을 돌렸다.

또한 홍성에서 서산으로 출퇴근하는 김경수(회사원)씨는 단 한번도 아무 주유소에서나 기름을 넣지 않는다. 조금 떨어져 있더라도 ℓ당 1400원대를 유지하고 있는 서산시 근처 주유소에 들른다.

주유소에선 절대로 ‘만땅’을 외치지 않는다는 김씨는 “기름 값이 워낙 오르다보니 10원이라도 싼 주유소로 찾아가는 것은 기본이고 기름을 가득 채우지 않는 것도 센스”라면서 “주유기 돌아가는 소리를 들으면 괜히 긴장이 된다”고 말했다.

기름 값이 고공행진을 계속해 ℓ당 1500원대를 돌파하면서 “만땅이요”라는 말이 언제부턴가 자취를 감췄다.

‘만땅’은 가득이라는 의미의 찰만(滿)과 tank를 일본식으로 발음한 일본식 외래어이며 국어학자들로부터 사용을 자제해 달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말이다.

홍성읍의 S주유소 관계자는 “기름을 가득 채우는 경우는 하루에 한 두명에 불과하고, 대부분 장거리 운전을 하는 부득이한 사정 때문”이라면서 “3만원, 5만원씩 넣어달라는 운전자가 90% 이상”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고유가로 차량 연료비가 급등하면서 서민들의 교통비 지출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지자, 상당수 운전자들이 유(油)테크를 몸소 실천하고 있다.

일부 운전자는 각 주유소의 기름 값을 비교한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해 몇 원이라도 싼 주유소를 찾고 있는가 하면, 만원이 아닌 천원 단위로 기름을 넣거나 주유를 할 때는 반드시 주유소에서 휴지나 물 등 판촉물을 챙기는 운전자들도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이와 함께 자동차를 운행하면서 기름 값을 절약하는 방법도 운전자들 사이에 회자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관내에서는 35곳의 주유소별 가격을 비교한 결과 휴발유는 85원, 경유는 109원, 등유는 130원 등 최저가와 최고가 간의 큰 차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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