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고 싶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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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은 사람
  • 변승기 칼럼·독자위원
  • 승인 2016.12.29 16: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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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타인을 바라볼 때 자신만이 좋아하는 독특하고 고유한 스타일이 있다. 마음이 따뜻한 사람, 이해심이 많은 사람, 다정다감한 사람, 예쁘거나 멋있는 사람 등 다양하다. 대부분 자신의 이상형이나 기준에 맞는 사람을 선호한다. 사람마다 갖고 있는 그 기준은 살면서 만들어진다. 가정생활이나 학교생활, 사회생활을 통해서 사람을 만나고 교류하면서 기준이 만들어지고 수정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견고해진다. 사람끼리 만나면서 타인을 이해하거나 알아가는 과정은 긴 시간을 요구한다. 때로는 오랜 시간 동안 알고 지냈지만 헤어지기도 하고, 진실이라고 믿었던 것이 진실이 아닌 것이 밝혀져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결혼을 하고 배우자와 함께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도 서로를 100% 알고 있다고 말하기는 무척 어렵다. 단순하게 어느 한 모습으로 그 사람을 평가하기 어렵고 바다 속 보다 깊은 사람의 마음을 알기란 더욱 어렵고 불가능하다. 그런 조건 속에서도 사람은 선택을 해야 할 때가 있다. 깊은 마음이나 본질보다는 단지 좀 알고 있고 겉으로 보이는 말과 행동을 통해 어쩔 수 없이 판단하고 결정한다. 물론 나중에 그 선택에 대해 후회를 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결혼선택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치인을 선택하는 것이다. 정치인은 선거가 시작되면 누구나 다 똑같은 말을 한다. “국가를 위해서, 국민을 위해서, 위기에 빠진 사회를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고, 국민의 머슴이고, 한국사회를 바꾸고, 경제를 활성화 시키고, 일자리를 창출하고, 부정부패와 부조리를 없애고” 등등을 외치면서 선거권을 갖고 있는 국민에게 머리를 조아린다. 그러나 결혼처럼 일단 당선이 되면, 결혼식을 하고 난 사람처럼 완전히 돌변한다. 어찌보면 자신이 말한 것과 정반대되는 말과 행동을 한다. 국민은 또 실망하고 속은 것을 알지만 지나간 선거를 돌이킬 수는 없다.

만나고 싶은 사람 아니 정치인이 있다. 그 정치인을 정확히 알지 못하고 속마음을 알 수 없지만, 이런 말이나 공약을 한다면 믿고 싶다. 기성 정치인이 습관처럼 말하는 국가나 국민을 위한다는 구호보다는 “나의 정적(政敵)을 국가정보원장, 검찰총장, 경찰청장으로 임명하겠다.”고 말하는 사람이다. 정적을 정보를 다루거나 사법부의 수장으로 앉히면 자신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할 테고, 자신이 부정이나 부패를 저지르면 바로 벌을 받게 되므로 자연스럽게 올바른 정치를 할 수 밖에 없다.

과거를 돌이켜 보면 정보나 사법부의 수장은 항상 자신의 심복이나 가장 정치적 성향이 비슷한 사람을 임명했다. 그 결과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역사가 증명했다. 비슷한 일이 반복해서정치영역에서 벌어지는 것은 바로 우리 선거권을 가진 사람의 문제라고 본다. 항상 혈연, 학연, 지연을 탈피하지 못하고, 나 혹은 내가 속한 단체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사람을 선택한다. 이 구태의연한 방법을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도 궁금하다. 기존 방법이 지속된다면 결과는 국민의 희생이다. 국민이 희생되어야 아주 조금씩 바뀌는 정치에 또 동조하게 된다. 정치를 원하는 사람들은 이런 것을 이용하고, 오로지 당선만을 위하여 자신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그 겉으로만 보이는 이미지로 당선이라는 선물을 받는다.

사람의 발달과정을 학습의 연속이라고 주장하는 행동주의자의 견해에 필자는 동의한다. 사람은 환경에 반응하고, 어떤 환경 속에서 사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아간다. 그 환경에 반응하면서 경험이 생기고 그 경험이 새로운 경험을 해석하고 지식을 쌓아간다. 우리 성인들이 보여주는 정치에 대한 모습이 결국에는 우리가 만나지 못하지만 자녀가 만날 “미래”다. 자녀에게 좋은 성격, 유산 등을 물려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함께 하는 세상이 아름답고, 한 번 살아보고 싶은 사회라는 것을 느끼며 살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 지금 여기서 우리 성인이 하고 있는 모습을 스스로가 한번 깊이 생각해 보자. 아이를 위하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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