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미륵이 있는 어경마을 “삽교천에서 고기잡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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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미륵이 있는 어경마을 “삽교천에서 고기잡네”
  • 글=박현조 전문기자/사진=김경미 기자
  • 승인 2017.05.26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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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일구는 색깔 있는 농촌마을사람들<1>

농촌마을 희망스토리 - 홍북면 내덕리 어경마을
어르신들이 마을회관에서 건강백세 체조를 하고있는 모습.

□어경마을 가는 길
대중교통으로 대전지방법원 홍성지원 앞 홍주신문사에서 910번 버스로 출발하면 9개 정류장(홍주고-경찰서-동진아파트 등)을 지나 홍북면 내덕리 어경마을 입구까지 약 27분정도 소요된다. 자가용으로 이동하면 약15분 5.85km의 거리다. 어경마을 입구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마을회관과 할머니 미륵 불상이 보인다.
 

어경마을 우물터의 수백년 된 향나무.


□역사 속의 어경마을
어경마을의 주요 지명 유래는 내덕리 ‘의경’은 ‘위경’에서 ‘어경(漁耕)’으로 변천해 일제시대부터 부르기 시작했다. 어경마을은 주민들이 하천에서 고기잡이를 해서 어죽을 많이 먹기도 했다고 한다. 또한 어경마을이 자리한 터는 풍수상 삼태기 형국을 하고 있다고 한다. 동녘은 요덕 남쪽으로 마을이 있는데 이 마을을 ‘동녘골’이라고 부른다. 옛날부터 삽교천에서 고기잡이하는 사람들이 많이 사는 마을이라 어경들이라고 부르던 것이 변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마을의 뿌리가 되는 성씨
내덕리의 오래된 성씨로는 온양 방씨, 전주 이씨와 남양 홍씨가 있다. 온양 방씨의 내덕리 입향조(入鄕祖)는 훈련판관을 지낸 방진으로 부인은 파평 윤씨이다. 방진은 영흥부사를 지낸 방승경과 진주 류씨 사이에서 셋째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무과로 훈련판관을 지냈으며 부인은 윤능보의 딸 파평 윤씨이다. 족보에 의하면 온양 방씨는 1580년 경에 경기도 평택에서 홍성으로 이주했다. 온양 방씨는 원래 구항면 내항리 일대에 일가를 이루고 있다가 큰 아들은 구항면에 둘째는 은하면에 그리고 방진은 살기 좋은 곳을 찾아 홍북면 내덕리 어경 일대로 이거했다고 한다.
 

어경마을에 있는 고려 초기 불상(할머니 미륵) 모습.

□마을 유적과 민속
<할머니 미륵과 절터> 어경마을 입구에는 ‘할머니미륵’이라 부르는 고려 초기 불상(높이 190cm)이 있는데, 미륵 바로 옆집(김봉철씨 댁, 내덕리 562)이 절터로 추정되는 곳이다. 지금도 이 집에는 오래된 우물과 수령이 수백 년 됐다고 전해오는 향나무가 심어져 있다. 원래 불상 옆에는 애기미륵이라고 불렀던 미륵불 2기가 더 있었다고 전해지는데 현재는 찾아 볼 수가 없으며, 마을 앞 수로 보수공사 중에는 고려시대 것으로 여겨지는 청자편이 다량 출토됐다고 전해진다.

<어경마을 미륵제> 어경마을 ‘미륵제’는 매년 음력 2월 1일에 지내고 있다. 현재 어경마을 주민의 80% 정도가 마을에 교회에 나가기 때문에 미륵을 위하는 집은 3~4집에 불과하다. 일부 주민들이 미륵제에 대해 비난의 여론이 있지만 마을 주민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하고 마을의 구심적 역할을 지속해 나가자는 의견에 따라 현재는 마을 행사의 하나로 이어지고 있다.

<의경굴 느티나무> 의경굴에는 수령이 약 500여 년 정도 되는 느티나무(내덕리 592-2, 높이 22m, 둘레 4.3m)가 있어 마을의 역사를 알려주고 있었으나 안타깝게도 최근 풍수해로 인근 주택에 위협을 주는 위험수로 고목이 돼 사라지게 됐다.

□마을의 구성
어경마을은 현재  45가구에 84명(남 40, 여 44명)으로 살기 좋은 마을이다.  주민들의 주요 소득원은 쌀농사와 밭농사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축산업을 하는 농가도 있는데 소를 기르는 농가는 6가구로 7~8마리 부터 300여 마리를 기르는 농가까지 다양하다.
돼지를 사육하는 1가구는 대규모 돈사를 운영하며 약 1000여 마리의 돼지를 기르고 있다. 마을의 공동시설로는 마을회관이 있는데 2001년 준공한 부지면적 80평에 35평의 아담한 규모의 건물이 마을 입구에 있다.


 

어머니의 빛으로 일어선 어경마을이여

푸른 오월 아침 해는
모내는 농부의 일손으로
일으켜 세우고

어머니의 간절한 빛으로
선사시대부터 지켜온 터전

내덕리 어경(漁耕)마을이여

고려 초기 불상 할머니 미륵
수백 년 지켜온 향나무, 공동 우물 터

동녘골, 안말을
농경지, 축산업으로
품어주신 복받은 땅이여

영원하라
동녘 하늘 태양처럼 솟아올라라!


시인  박현조



 

□어경마을 사람들
 

김봉철(79), 김춘분(72) 부부
어경마을 입구에는 마을회관, 할머니미륵, 향나무가 마을을 안내하고 옛 절터가 우물 앞 바로 김봉철 어르신 전원주택에서 행복을 일구며 살아가고 있다. 김춘분 어르신은 지난해 농사를 지은 고추와 들깨를 뜨거운 태양 아래서 손질하고 계셨고, 김봉철 어르신은 주변 삽교장에 다녀오신 뒤 풍수해 위협을 주는 마을 느티나무는 사라지게 됐다고 설명해주셨다.
 


황원치(69) 이장·현문섭(68) 부녀회장 부부
황원치 이장은 “인근 부락 요덕마을은 물이 부족해 아직까지 약 40% 가량의 농가에서 모를 못 내고 있는데 어경마을은 모든 농가에서 모를 심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어경마을의 최장수 장소성(97) 할머니 어르신을 소개해 주셔서 함께 댁을 방문했다.

 


장소성(97) 어경마을 최장수 어르신
홀로 사시는 장소성 어르신은 “자식은 없고, 수원에 목사인 손자가 있다”고 소개했다. 평소  끼니를 거르지 않고 손수 마련해드시면서 저녁 반찬거리인 양파를 손질하고 계셨다.


방영진(67) 충남 쌀 전업농정책 부회장
지난 22일은 어경마을 방영진 어르신 댁과 마을 분들이 모내기 하는 날로 분주한 어경마을의 파란 희망을 심어가고 있었다. 마을청년회 사무국장 방병식(51)씨는 직장을 다니며 부족한 일손을 돕고 있다. 농번기에는 하루 일당(남자 9만원, 여자 6만원)을 주고도 인부를 구할수 없다고 하소연 했다.


주은광(77) 노인회장
‘농번기를 제외하고는 건강을 위해 마을회관에서 주민들과 함께 여가를 즐기고 있다’고 한다. 어경마을 노인 회원은 현재 42명 약 38%, 독거노인 3가구 7%으로 절반을 차지한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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