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이제 더이상 외롭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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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이제 더이상 외롭지 마세요
  • 이은주 기자
  • 승인 2009.09.15 15: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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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로회, 노인복지후원회 윤할머니 장례 치뤄

수십년의 세월을 홀로 보낸 윤윤순 할머니의 마지막 가는 길은 결코 외롭지 않았다.

무의탁노인 윤윤순 할머니는 평소 앓고 있던 지병으로 지난 9일 향년 74세로 생을 마감했다.

윤 할머니는 돌봐주는 가족 없이 홀로 살아오면서 청로회 아이들의 돌봄으로 간간히 외로움을 떨칠 수 있었다. 중풍으로 쓰러져 병상에 입원했을 때 청로회 아이들을 보면 행복함을 느낀다고 평소에 입버릇처럼 말하던 윤 할머니. 이제 그 아이들이 할머니의 마지막 길에 배웅을 나와 가는 걸음 걸음이 힘겹지 않을 듯 하다.

"할머니께서 병상에 누워계실 때 정신이 온전치 못한 상태에서 제 손을 꼭 잡아주시던 모습이 자꾸 떠오릅니다. 평소 지병으로 아파 하실 때 마다 제 힘으로 어떻게 해드릴 수 없어 너무도 안타까웠습니다."며 할머니를 회상하는 박지현 학생의 두 눈에 눈물이 맺힌다.

윤 할머니를 청로회 고등부 시절부터 돌봐오던 박지현(대학생․21)학생 외 9명은 할머니의 장례를 치르기 위해 등교도 미룬 채 홍성장례식장으로 모였다. 여지껏 청로회와 함께 홀로 사는 노인들을 위해 장례를 치루던 홍성군노인복지회(회장 이상근) 회원들 역시 한달음에 달려왔다.

이들은 지난 2001년에 결성, 8년째 무의탁독거노인들을 위해 장례를 치러주고 있다. 장례절차를 밟아 화장과 납골당 안치, 추모제까지 마련하는 등 지금까지 15명의 독거노인들의 장례를 치러준 바 있다.

이상근 회장은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어렵게 사는 소외된 계층이 느끼는 고통은 더할 것이다. 장례뿐만 아니라 독거노인들이 남은 여생 편안하고 외롭지 않게 보낼 수 있도록 많은 사람들이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제 찬바람이 불고 가을이 깊어지고 있다. 환절기에 소외된 이들이 느끼는 고통은 배가 될 것이다. 그들의 고통을 함께 하는 이가 많아진다면 추운 겨울의 찬바람 정도는 가볍게 막아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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