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유통 지자체가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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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유통 지자체가 나서야
  • 윤종혁 기자
  • 승인 2009.09.25 13: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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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화된 유통전략․시스템 마련 필요
▲ 홍성군 농․특산물 나눔행사가 지난 22일 용인시 초당코아루아파트 내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는 홍성군작목연구회, 홍성농특산물유통사업단, 꽃두레영농조합법인 등에서 참여해 도시 소비자들에게 고향의 맛을 선보이는 시간을 가졌다. <사진 제공=홍성군청>

홍성군이 홍성에서 생산되는 농․특산물에 대한 유통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홍성군은 각종 홍보 방법을 통해 홍성의 농․특산물을 알리고 있지만 정작 소비자들로부터 차별화를 인정받지 못하거나 다른 지자체에 비해 경쟁력에서 고전하고 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홍성의 대표 특산품이라 할 수 있는 김의 경우 인근 보령시와 서천군에서 대규모적인 투자를 통해 홍성군에서 확보한 시장을 넘보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보령시에서는 폐광을 이용한 토굴젓갈을 판매하고 있으며, 논산시 강경읍에서는 새우젓을 비롯한 젓갈 홍보를 대대적으로 하면서 광천 젓갈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쌀의 경우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홍성에서 생산된 쌀은 크게 친환경재배를 통한 직거래 유통과 대형 RPC를 통한 판매가 이뤄지고 있지만 다른 지역에 비해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농업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딸기의 경우도 작목반을 통한 개별 판매가 주를 이루고 있고, 한우와 돼지의 경우 산지 가격에 많은 영향을 받으면서 '홍성'이라는 이름이 뒤로 밀리는 경우가 있다. 

홍주농업양잠조합 최정화 대표는 "판로가 무엇보다 문제다. 전국적으로, 세계적으로 농산물 판매에 대한 경쟁에 들어섰는데 농민들이 스스로 풀기에는 과제가 너무 많다. 행정기관의 적극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명절을 앞두고 출향인들에게 홍성에서 생산되는 품질 좋은 농․특산물을 선물로 써 달라고 군청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홍보한다면 농가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직화된 소비자 확보 필요 

홍성유기농영농조합 정상진 대표는 "농산물에 대한 재구매가 이뤄질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홍성의 농․특산물을 홍보하기 위해 일회성 이벤트 행사보다는 조직화된 대상에 대한 구체적인 홍보 전략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전국적으로 화두가 되고 있는 로컬푸드 운동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이 지역에서 제대로 소비될 때 유통 구조의 개선 뿐 아니라 지역사회의 공동체 형성에 큰 몫을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남 해남군의 경우 해남에서 생산되는 농산물로 지역 식당 뿐 아니라 단체급식, 도시락 메뉴개발 등을 위한 노력을 기울고 있다. 지역의 특색을 담아 해남 음식의 특징과 이야기를 통해 널리 홍보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해남군에서는 해남이 고향인 출향인을 대상으로 인터넷 상거래와 출향인 소비자 초청 행사 등을 통해 지역 농산물을 판매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군에서는 공무원과 마을 주민들의 추천으로 실질적인 수요를 가진 출향인 소비자를 파악하고, '고향에서 온 보따리' 등 브랜드화로 출향인 소비자의 밥상을 고향에서 책임진다는 자세로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홍성에서는 친환경농업 중심지라고 여기저기 홍보자료를 만들어 배포하고 있지만 정작 지역에서 생산되는 친환경농산물을 이용해 음식을 만드는 식당을 찾아보기 어렵다. 물론 한 두 품목을 사용하는 식당이 있긴 하지만 전적으로 홍성의 친환경농산물을 알리고, 널리 보급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또한 많은 직거래장터 및 홍보전을 펼치고 있지만 조직화되고 구체적인 대상이 아닌 광범위하다보니 지역 농산물에 대한 재구매로 이어지는지 여부는 냉철히 판단해볼 필요가 있다. 즉 다른 동일 품목에 비해 농산물 가격을 싸게 책정해서 판매할 경우에는 판매로 이어지지만, 정상 가격으로 판매했을 경우 불특정 다수의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당할 수 있는 처지에 놓일 수가 있다는 것이다. 

대전에서 살고 있는 김미영(42) 씨는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생산품에 대한 생산이 어떻게 이뤄지고, 생산자가 누구인지를 알면 가격에 상관없이 물품을 믿고 구매하게 된다. 그렇지만 아파트 단지에서 가끔 이뤄지는 직거래장터에 나가보면 싼 맛에 한 번 사보는 것이지, 재구매 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3주체의 비협력 구조를 깨자 

지역농업네트워크 장민기 이사는 "지역농업의 과제는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그 동안 의식혁신, 주체 간 협력과 조직화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으나 이제는 그 단계를 넘어 시장에서 통하는 지역농업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이사는 "시장에서 통하는 지역 농산물이 요구되는 시기이다. 지역의 고유성을 활용한 차별화가 경쟁력의 원천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농업을 구성하는 3주체의 비협력 구조를 깨야 한다"고 밝혔다. 

즉 현재 지자체에서는 독자적 지역사업․아이템 경쟁을 하고 있고, 농가에서는 전업화에 따른 품목간․농가간 격차가 확대되고 있고, 사업자인 농협과 법인에서는 조직중심의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구조에서 탈피해 지역농업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농업의 3주체가 통합 기획과 전략개발을 체계화해서 통합 마케팅 주체를 형성해 전략적인 지역브랜드 마케팅이 이뤄지는 지역농업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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