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광장을 거닐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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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광장을 거닐며
  • 조승만(수필가, 군 의회사무과장)
  • 승인 2009.09.28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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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승만(수필가, 군 의회사무과장)

한참 더웠던 지난 8월 가족과 청계천 생태공원, 광화문 광장을 거닐며 우리의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고고한 조선의 500년 역사와 영혼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서울시에서 전문가 자문과 노력으로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다는 광화문광장은 기존의 이순신 장군 동상 뒤로 몇 개의 차로를 광장으로 전환해 시민들이 쉴 수 있도록 문화적 공간을 조성해 놓았는데 청계천 생태공원과 더불어 시민들에게 볼거리와 쉴거리를 제공해주는 좋은 휴식공간이었다. 

광장은 만남의 장소로 대화와 소통의 장이라고 하는데 광화문 광장은 많은 사람들이 모여 담소를 나누며 웃음꽃을 피우는 시민들의 모습이 정겹게 느껴지기도 하였다. 광장 여기 저기 조선의 역사가 배어 있는 모습을 되돌아보며 광장 뒷부분 주변에 식재한 아름다운 꽃들을 감상하면서 시민들이 삼삼오오 사진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이 자연스럽고 행복하게 보인다.
 
광장에 식재한 꽃은 그냥 아무렇게나 식재한 것이 아니고 일정한 모양의 문양을 설계해 식재한 것으로 보였으며 조선시대 한양을 천도한 1394년부터 2009년 8월 1일까지의 날수를 계산하여 2만2537본이 심었다는 설명이 이채롭다. 꽃밭 주변은 여의 문양으로 심어 안정을 꾀하고 중앙 부분에는 연의 문양으로 청결을 꾀하였다는 내용을 보면서 참 아름답고 단아하게 조성하였다는 생각이 든다. 

좀 더 살펴보니 광화문 광장은 세종로 16개 차로를 10개 차로로 줄여 조성한 폭 34m의 중앙광장과 육조거리의 토층 원형을 복원한 해치마당, 이순신 장군의 기상을 스토리텔링으로 묘사한 12. 23분수, 617개의 돌 판에 기록한 󰡐역사물길󰡑 등이 광화문에서 세종로사거리, 청계천을 잇는 폭 34m, 길이 557m 규모라는 설명이 안내판에 설치되었으며 1년 3개월간의 공사 끝에 2009년 8월 1일에 개장하였는데 세종대왕 동상 등은 10월 9일 한글날에 개막 될 예정이라고 한다. 

광화문 광장을 거닐면서 쾌적한 정원 같은 느낌이 들었지만 정의와 청렴의 상상의 동물이라고 설명되어 있는 해치 상은 바로 서울을 상징한다는 모습이 인상이 깊었으며, 해치마당은 이순신 장군 동상 분수대 아래 공간에 지상 광장과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을 연결해 관광객이 쉽게 광장을 오갈 수 있도록 편리하게 했다. 

임진왜란에서 13척의 배로 133척의 일본의 배를 침몰시키고 23전 전승을 뜻하는 12.23 분수대와 이순신 장군 동상, 그리고 한글을 창제하신 세종대왕 동상이 설치되면 민족정기를 일깨우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생각도 들기도 하였다. 

그러나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날 한낮에 광장을 걸으니 등줄기는 땀이 빗물처럼 주룩주룩 흘러 내렸으며 광장 주변에 그늘을 피할 수 있는 파라솔은 있었지만 미흡하였고 좀 더 그늘을 제공해 주는 공간이 있어서 시민이 쉴 수 있는 여유로움이 있었으면 더욱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한 여름날 광화문 광장을 걷는 다는 것은 여간 고역이 아니었지만 크리스마스가 다가와 캐럴송이 울려 퍼지고 첫눈이 펑펑 내릴 때 나는 광화문 광장을 또 다시 걷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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