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일하는 공무원은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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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일하는 공무원은 어디에…
  • 윤종혁 기자
  • 승인 2009.10.12 1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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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수 부재 속 안일한 모습 곳곳에서 드러내
예산 조기집행에 따른 사업비 부족도 한 몫
홍성군의 안일한 행정이 곳곳에서 눈에 띄고 있다. 주민 A 씨는 지난 8월 홍성군청을 찾아 황당한 일을 겪었다. 민원을 상담하기 위해 공무원과 대화 중 담당 공무원이 "올 해 사업을 신청하기 보다는 내년에 신청하는 것이 어떠냐"며 우회적으로 싫은 기색을 나타냈다. A 씨는 지금 당장 급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담당 공무원의 소극적인 태도에 마음이 상하고 말았다. 

지난달 남당리 대하축제추진위원회 관계자들은 홍성군청을 찾아 현수막 철거와 관련해 항의와 불만을 쏟아냈다. 홍성군에서 축제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기는커녕 축제를 알리는 현수막을 일방적으로 떼어냈다는 것이다. 축제추진위원회 관계자들은 "차라리 축제를 하지 말라고 해라. 한마디 말도 없이 축제를 알리는 현수막을 떼어나는 경우가 어디 있느냐"며 불만을 쏟아냈다. 

광천 상정리 주민들 역시 군청의 소극적 행정에 불만이 가득하다. 상정리 마을 뒷산에 들어설 예정인 장례식장과 관련해 군청을 방문해 주민들의 의견을 밝혔지만 되돌아오는 대답은 "아직까지 절차상에 문제가 없기 때문에 이렇다 할 입장을 표명하기가 어렵다. 관련 부서에서 충분히 검토 하겠다"는 말 뿐 이었다. 상정리 주민들은 󰡒마을주민들이 이토록 반대하는데 군청에서는 별다른 반응이 없고 소극적으로 임하고 있다󰡓며 행정에 대한 불신을 나타냈다. 

이러한 모습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군수의 부재'를 제일 큰 원인으로 손꼽았다. 이완수 홍성군수 권한대행이 9일로 취임 100일을 맞았지만 공직 내부에서 조차 "어차피 내년 선거를 앞두고 부군수가 잠시 머무르고 있는 것 아니냐. 기존의 업무를 유지할 뿐 새로운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고백도 이어졌다. 

물론 군청에서는 "이완수 홍성군수 권한대행 취임 후 특유의 섬세한 리더십을 발휘하며 각 부서별 업무 진단을 통해 업무의 완성도를 높이는 한편 안정적인 조직 속에 군민 삶의 질 향상과 지역발전에 역점을 두고 업무를 추진하면서 군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행정력을 펼쳤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지만 주민들이 느끼는 행정력과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군청 내부에서는 일과시간에 사무실 빈자리가 눈에 띄게 많이 보이고, 삼삼오오 모여 잡담을 나누거나 점심시간이 한참 지나고 나서도 업무에 복귀하지 않는 공무원들도 눈에 보인다. 심지어 일과시간에 개인 업무를 보는 공무원들도 있다. 사무실에서도 관련 서류를 검토하기 보다는 시간을 때우기 위해 인터넷에 매달리고 있는 공무원들도 있다. 또한 내년도 예산안을 확보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에 연가를 내고 여행을 떠나는 공무원도 있다는 불만섞인 전언이다. 

군정업무가 안일하다는 지적에 일부에서는 "일을 열심히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상반기 예산 조기집행으로 하반기 사업비가 부족해 일을 하고 싶어도 못 하는 실정"이라며 "몇몇 공무원들의 안이한 태도로 인해 전체 공무원들의 모습인 것처럼 비쳐지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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