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이제야 제사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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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이제야 제사 올립니다"
  • 윤종혁 기자
  • 승인 2009.10.19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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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연맹 희생자 합동위령제 개최…화해와 용서 다짐
▲ 합동추모제에 참석한 사람들이 기념비 앞에서 헌화를 하며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홍성지역 보도연맹사건에 대한 합동위령제가 지난 10일 용봉산에서 열렸다. 

이날 합동위령제는 희생자 유족과 김택준 홍성경찰서장, 군 관계자 등 100여명이 모여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는 시간이 되었다. 홍성지역 민간인희생자 유족회 황선항 회장은 "부모님 눈가에는 항상 빗줄기 같은 눈물이 마를 날이 없었다. 갓 난 아기였던 자식들과 코 흘리게 형제들은 악몽 같은 세월이 바뀌고 또 바뀌어 흰머리 노인이 되어 울분과 한을 가슴에 안고 여기에 왔다"며 "이제부터 마음의 문을 열고 용서와 관용을 베푸는 유족이 되자. 이번 기회를 통해 유족들의 반세기 한(恨)인 억울한 죽임에 대해 해원(解寃)할 수 있도록 군청과 의회에서 많은 관심을 부탁 드린다"며 위령제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깊은 감사를 전했다. 

보도연맹 사건으로 아버지를 잃은 이종민(홍성읍 옥암리) 씨는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한지 불과 2주만에 무고한 민간인 61명이 이유도 모른 채 끌려가 불법적인 억울한 죽임을 당했다"며 "여기 모인 우리의 삶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돌아가는 그 날까지 억울함과 원통함이 씻길 수 있도록 유족들이 앞장서서 노력하겠다"고 축문을 낭독했다.

강희락 경찰청장은 김택준 서장이 대독한 추모사를 통해 "한국전쟁이라는 민족적 비극과 이념대립의 혼란 속에서 억울하게 희생된 영령들의 명목을 빌며 유족 여러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고귀한 생명이 희생되었던 불행했던 역사에 대해 깊은 성찰과 함께 고인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정부의 후속 조치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보도연맹사건은 한국전쟁 발발 직후 국군․경찰 등에 의해 민간인이 집단 희생된 사건으로 이승만 정권 하인 1949년 4월 21일부터 좌익 전력자들을 사상적으로 개조한다는 취지하에 국민보도연맹이 결성돼 이들 연맹원들이 한국전쟁 중 북한 정권에 동조해 정부를 전복할 것을 우려, 집단으로 사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합동추모제를 위해 홍북면사무소(면장 오인섭) 직원들이 수고를 아끼지 않아 유족회 회원들이 깊은 감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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