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수험생 대책, 진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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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수험생 대책, 진전 없다
  • 이은주 기자
  • 승인 2009.11.23 1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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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간 수험생들의 마음을 움츠리고 얽매이게 만들었던 대입수능이 지난 12일 치러졌다. 매년 이맘때면 수능이라는 긴장과 불안에서 해방된 고3 수험생들이 무엇인가 분출하고 싶은 충동이 발생하는 시기다. 온 사회가 수능시험을 치르기 전에는 마치 홍역을 앓듯 수험생들에게 온갖 관심을 갖지만 막상 수능시험이 끝나면 관심이 멀어진다. 이러한 멀어진 관심과 갑작스러운 해방감으로 유흥업소 출입 등 온갖 사회의 유혹으로 빠져들어 탈선하기 쉽고 더욱이 시험 결과가 예상보다 낮게 나오면 허탈감으로 인해 방황하면서 범죄 행위에 빠져들 우려가 높다. 

실제로 시험이 끝난 12일 저녁과 주말인 14일 저녁,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대학가 근처 또는 주점 등을 배회하는 모습 등이 간간히 포착되었다. 대학가 근처한 주점앞에 모여 있던 수험생들은 󰡒오늘 시험이 끝나 친구들과 그동안의 쌓인 스트레스를 풀려고 나왔다󰡓며 이미 몸을 가누기도 힘든 상태인 듯 보였다. 

이에 대해 교육청 강석준 청소년전문상담교사는 "지금 이시기의 청소년들은 장래에 대한 불안감과 해방감으로 마음의 중심을 잡지 못하는 시기다. 그렇다고 해서 아이들이 갈만한 곳도 마련돼 있지 않다. 수능시험보다 이 시기가 가장 중요하다. 학부모들이 수험생들과 함께 원하는 대학과 전공분야와 관련된 산업․회사․직업 탐방 또는 짧은 여행이더라도 부모가 함께 여행 등 지속적인 관심으로 아이들을 보살펴야 한다"고 전했다. 이렇듯 시험 전보다 시험이 끝난 지금이야말로 청소년들에 대한 관심이 더 필요할 때이지만 군내에는 수험생들이 유익한 활동을 보낼만한 공간이나 프로그램이 없다는 지적이다. 지난 해까지 이어오던 기관단체와 시민단체의 행사가 신종플루의 여파로 인해 무산 또는 축소되어 가뜩이나 문화적인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상황에 수험생들의 발길을 붙잡을 수 있는 곳이 없다는 것이다. 그나마 청소년수련관의 다음달 개최예정인 제8회 청소년문화예술축제 '생각대로 Y'와 소년소녀합창단 정기연주회가 계획되어 있다. 

지난 14일, 수능이 끝난 직후, 도교육청은 각 학교별 작은 축제를 여는 등의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특별프로그램 운영과 학생생활지도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의무적 참석이 아니기 때문에 사실상 유명무실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의무적으로 등교시키는 학교도 대개 오전 중에 수업을 마쳐 그 이후는 이들이 사실상 방치돼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수험생은 물론 청소년들의 놀이문화공간이 부족함에 대해 매년 지적해오고 있지만 별다른 대책 없이 넘어가고 있는 실정에 올 해도 역시 청소년들은 어디로 가야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며 지금도 길거리에서 방황하고 있을지 모른다. 이제 수능점수발표까지 20여일이 남았다. 수험생들의 잠시나마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일탈행위가 일어나지 않도록 학교는 물론 지역사회가 함께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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