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지사, 전격 사퇴

이완구 충남지사가 지난 3일 오후 1시 30분 국회 정론관에서 "그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세종시 원안추진에 도지사직을 걸겠다는 약속을 해 왔다"며 지사직 사퇴를 선언해 세종시를 둘러싼 정치권 논란에 큰 파장을 예고했다.
이 지사는 "행정중심복합도시는 본래 충청도만의 것이 아니고 특정 정부의 전유물도 아니다"면서 "오랫동안 안고 있던 수도권 집중문제를 해결하고 황폐해져가는 지방을 살려야 한다는 국가의 염원과 비전, 철학이 담긴 국책사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는 '효율'을 이야기 하고 있지만 보이지 않는 뒤에는 그것을 뛰어넘고도 남을 신뢰라고 하는 아주 소중한 가치가 있다"며 "행정도시가 무산될 때 신뢰는 깨질 것이며 국민의 좌절과 상처, 갈등과 혼란은 앞으로 국정운영의 커다란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지사는 충남도청현관에서 100여명의 완사모 회원들이 '사퇴 반대' 구호를 외치며 막아서는 바람에 오후 4시 충남도 기자실에서 갖기로 했던 기자회견은 전격 취소됐다. 이 자리에서 완사모 회원들은 눈물을 흘리며 목 놓아 울부짖었으며, 기자실 앞에선 한나라당 소속 도의원들과 일부 자유선진당 의원들이 막아서 결국 되돌아섰다.
이 지사가 발길을 돌려 제출치 못한 사임통지서는 신진영 비서실장이 의장 및 한나라당 대표의원에게 직접 전달하려했으나 거부당했다. 신진영 비서실장이 '사임통지서'를 강태봉 의장에게 직접 전달하려 했으나 지역의정 활동을 위해 아산으로 출발한 뒤였다. 이에 신진영 비서실장은 "수령 거부된 사임통지서는 문서로 통보하겠다"고 밝혔으며, 도지사 사임통지서는 오후 5시 50분에 충남도의회 의회사무처에 접수됐다.
한편 이완구 지사는 한나라당 탈당 여부와 관련해 "정책적 견해가 다르다고 해서 탈당을 한다면 수많은 사람들이 매일 탈당을 해야 할 것"이라며 "절대로 탈당은 없고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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