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따라 활력 넘치는 삶을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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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따라 활력 넘치는 삶을 살 수 있다
  • 이은주 기자
  • 승인 2010.01.27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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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2모작을 일구는 사람들 3. 하나빌딩 전득수 관리소장

통계청의 전망에 따르면 우리 나라 사람의 평균 수명은 2010년에는 78.8세, 2020년에 80.7세, 2030년에 81.5세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평균 수명은 길어지고 있는데 직장에서의 정년은 점점 짧아지고 있으니 노후 인생이 늘어난다는 이야기다. 선진국에서는 '2모작 인생'이라는 말로 노후 인생을 표현하기도 한다. 나이를 먹어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새 인생을 다시 시작하는 시니어(senior)들, 바로 인생의 2모작을 일구는 사람들을 만나봤다. <편집자주>

홍성읍의 중심가에 위치한 하나빌딩 앞 인도, 바쁜 걸음을 재촉하며 지나는 사람들 틈 속에 중후한 기품을 가진 분이 빗자루로 바닥을 쓸고 담배꽁초를 줍는 등 청소에 여념이 없다. 지역 내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성실하다는 칭송이 자자한 하나빌딩 전득수(60) 관리소장이다. 전 소장의 인생의 제1막은 18세에 홍성전화국 기능직시험에 합격하면서 시작됐다. 지금도 그 당시를 떠올리면 좀 더 욕심을 갖고 도전해볼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는 전 소장은 "직장에 근무하면서 항상 솔선수범하는 성격 탓에 직원들이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도 가끔씩 전화해 안부를 묻는 직원들에게 감사하다"며 지난날을 회상한다.

무엇이든 하고자 하는 일이 있다면 도전정신을 갖고 이뤄내는 성격의 전 소장은 직장에 근무하며 혜전대에서 행정학을 전공하고 기능직에서 일반직으로 전환할 수 있는 환직시험에 도전해 합격했다. 이후 30여년간 근무하며 성실하고 모범적인 자세를 인정받아 체신청장과 KT공사 사장으로부터 모범 직원상을 표창받으며 홍성전화국 총무과장으로 정년퇴임했다.

"30여년을 한 직장에 근무하며 직장이라는 울타리에 얽매여 있다 보니 퇴직 후 처음 얼마간은 시간적인 여유도 생기고 홀가분한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조금 지나 점점 지루해지고 나태해져 마음적으로 병이 생기는 것 같았다."

항상 앞만 보고 바쁘게 달려온 전 소장에게는 잠시잠깐의 여유조차 용납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 찰나 2006년 9월, 하나빌딩이 건설되면서 주변의 추천으로 빌딩 총 관리업무를 담당하는 관리소장직을 맡게 돼며 전 소장 인생의 제2막은 시작이 된 것이다.

과거 전화국 총무과장 재직시절 1억에 가까운 연봉을 받았던 전 소장은 "처음 이 일을 시작할 당시에는 지인을 만나면 창피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건물 청소하는 분이 따로 있지만 직접 걸레 들고 먼지 있는 곳을 닦고 다닌다. 나로 인해 건물을 방문한 사람들이 쾌적한 기분을 느낀다면 그보다 보람된 일은 없을 것"이라며 강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보다 더 힘들고 어려운 직업이라도 할 자신이 있다는 전 소장은 "아침에 일어나 출근해 일할 수 있는 직장이 있고 또 그 속에서 작은 보람을 느끼며 살고 있다는 자체만으로 젊어지는 느낌"이라며 "일을 하겠다는 마음이 강하면 일자리는 얼마든지 있다고 본다. 황혼기에 접어들었다고 그냥 포기하지 말고 자신의 일을 갖고 젊게 살려고 노력한다면 젊은이 못지않은 생기 있고 활력 넘치는 삶을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젊은이들의 취업 못지않게 노인일자리를 늘리는데 관심을 갖고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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