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고손주 보실 때까지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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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고손주 보실 때까지 사세요
  • 이은주
  • 승인 2010.02.08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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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갈산면 노상마을, 102세 최고령 김일영 할머니

"이제 나이 들어 몸이 여기저기 아프다보니 어머님보다 내가 먼저 갈까봐 걱정이다."

갈산면 가곡리 노상마을 이정금(74) 할머니의 말이다. 이미 일흔이 훌쩍 넘으신 이 할머니에게는 올해로 102세 되신 시어머니가 계시다. 노상마을의 최고령 노인 김일영(102)할머니이다. 기자가 만난 김일영 할머니는 고령인 연세에 비해 아직도 혈색이 좋고 정정해 보였다.

주민등록상 1908년 생인 김 할머니는 예산군 덕산면 복당리 출생으로 노상마을로 시집 와 바느질과 농사일을 하며 여지껏 한번도 마을을 떠난 적이 없다고 한다. 슬하에 4남 2녀를 둔 김 할머니는 40년 전 지병으로 남편과 사별 후 큰며느리와 함께 지내며 가족은 물론 마을의 큰 어른으로 존경받고 있다.

하루에 꼭 잊지않고 커피 한잔을 마신다는 김 할머니는 현재 특별한 지병은 없지만 시력과 청력이 안좋아 일상적인 대화는 어렵다고 한다. 하지만 삼시세끼 꼬박꼬박 한 그릇씩 비워내며 햇살이 좋은 날에는 지팡이를 집고 집 앞뜰에 나가 풀을 뽑거나 마늘 밭 잡초를 뽑을 정도로 정정하다.

"혼자 있으면 대충 끼니를 해결할 텐데 어머님이 계셔서 식사때마다 새로 밥을 지어 올리고 있다. 특별히 좋아하시는 음식은 따로 없고 이가 안좋아 많이는 못드시지만 잘 잡수시는 편이다."

홍북면 중계리 출생으로 노상마을로 시집와 슬하에 3남 1녀를 둔 큰며느리 이정금 할머니는 56년간 지극한 효심으로 시어머니를 극진히 보살펴 홍성군수로부터 효부상을 표창받기도 했다. 간혹 이 할머니가 우스갯소리로 "이제 시집살이 그만 시키고 다른 자식에게도 다녀오세요"하면 "내가 이 나이에 어딜 간다니? 네 옆에 꼭 붙어 있다 갈 것"이라며 손을 꼭 잡는다고 한다.

이 할머니는 "어머님 장수비결은 맑은 공기 속에서 마음을 항상 편하게 갖고 하루 세끼 식사를 정시에 드신 덕인 것 같다"며 "큰 손주가 조금 있으면 군대를 제대한다. 어머님이 더도 말고 고손주 보실때까지만 사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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