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주취자, 환자 안전 위협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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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주취자, 환자 안전 위협받는다
  • 이은주
  • 승인 2010.02.19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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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평균 1~2명 응급실에서 폭언 및 난동 부려


홍성의료원(원장 신덕철)응급의학센터에서는 주취자들로 인해 응급실 환자의 진료차질 우려 및 의료진들의 신변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야간이나 새벽에 빈번히 발생하는 주취자들의 폭언과 폭력적인 행동은 응급상황에 처한 환자들을 돌보는 의료진과 응급진료를 제공받기 위해 응급실을 찾은 환자들에게 위험천만한 일들로 다가온다.

만취상태로 119구급대원에 의해 응급실에 실려온 A씨는 막무가내로 고성과 난동을 부리며 휴대폰을 집어던지는가 하면 위협해 의료진들은 진료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곤욕을 치러야만 했다. 매번 이러한 상황이 벌어질 때면 의료원 내 청원경찰이나 경비들이 주취자들을 제재하는 것이 전부이다.

응급실 간호 경력 9년차 이혜주 간호사는 경찰관들이 후송한 단순주취자의 상태를 살피기 위해 다가가려다 상해를 입을 위기에 처하거나 봉변을 당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이 간호사는 "만취상태로 응급실에 온 주취자가 입원을 시켜주지 않는다며 의료기구인 가위를 들고 위협한 적이 있었다. 다행히 다치지는 않았지만 자칫하면 큰 상해를 입을 뻔한 일이었다"며 "지금은 많이 익숙해졌지만 처음 신입간호사 시절, 심한 폭언과 난동에 우울증을 격으며 직업에 대한 회의를 느낀 적도 있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어떤 환자는 단순감기로 응급실을 찾아 응급상황에 놓인 환자에게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도 진료를 해주지 않는다고 불만을 드러낸다"며 자기중심적인 사고가 남에 대한 배려를 잊고 살게 하는 것 아니냐는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또 다른 간호사는 주취자를 포함 해 환자 및 보호자에 의한 응급실 폭력은 사실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라며 의료기관에 있는 대부분의 환자들은 자신을 스스로 보호하지 못할 정도의 육체적, 심리적 상태에 있기 때문에 이들의 폭언과 난동은 다른 응급환자들이 위험에 노출될 수 있으니 주취자들에게 음주에 대한 자제를 당부했다.

주취자를 응급실로 후송한 경찰 관계자는 "주취자의 경우 여러 가지 의학적 질환을 가지고 있어서 가벼운 자극에도 신체적 손상을 입을 수 있는 응급상황에 처해 있어 전문 의료인의 치료적 접근이 필수적이기에 어쩔 수 없이 응급실로 후송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상황속에 협조가 되지 않는 주취자 한 명에 대한 관리는 중환자 몇 명의 관리보다도 힘들고 어려우며 이로 인해 정작 생명이 위독한 중환자를 처치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주은경 응급실 수간호사는 "주취자에게 의학적 문제가 발생하면 병원에서 치료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만취한 사람은 다른 환자나 의료진에게 위해를 가하는 등 소란을 피울 개연성이 있기 때문에 진료를 위해 이송됐더라도 경찰의 보호가 뒷받침돼야 한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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