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원, 호스피스 환자 위한 작은 음악회 열어

"결혼할 때 오래 사귀었다는 이유로 프러포즈도 제대로 못하고 서운했지. 정말 미안해. 다시 태어나도 당신을 찾아 꼭 멋있게 청혼하고 결혼할꺼야."
지난 13일, 저녁놀이 붉게 드리우는 시각. 홍성의료원(원장 신덕철) 로비에서는 말기 암 환자를 위한 작은 음악회가 열렸다. 자원봉사단체인 예산 앙상블(대표 안미선)을 초청해 열린 이날 음악회는 자유롭게 거동하기 힘든 호스피스 환자와 보호자들 뿐만 아니라 참석한 모든 이들에게 감미로운 음악과 함께 감동을 선사하기에 충분했다.

이날 초대된 예산 앙상블의 세레나데 등 아름다운 선율이 흐르는 가운데 남편 박 씨는 아내에게 꽃다발을 전하며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프로포즈를 했다.
아무것도 모르고 참석한 강 씨는 남편이 전하는 꽃다발과 프러포즈를 침대에 누워있는 상태로 하염없는 눈물과 함께 받아들였다. 이들의 애틋한 사랑을 지켜본 많은 이들은 할 말을 잃은 채 눈시울을 붉히며 이들의 사랑을 축하해줬다. 음악회에 참석한 신덕철 원장 또한, 이들의 사랑에 대해 격려의 말과 함께 감동을 전하며 예정에 없던 노래를 무반주로 불러 이들의 사랑을 축복해줬다.
강 씨는 "삶의 희망과 기쁨을 느끼게 해준 남편과 모든 분들께 감사함을 전한다"며 짧은 인사를 대신했다.
호스피스병동 배상숙 수간호사는 "이번 음악회를 통해 음악이 영혼을 울리는 훌륭한 매개체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앞으로 심신이 지쳐 있는 환자와 가족들에게 아름다운 음악으로 휴식의 시간과 감동을 전해줄 수 있는 음악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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