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공동구매, 교육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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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복공동구매, 교육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 이은주 기자
  • 승인 2010.11.19 1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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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질 떨어질라' 학생 '브랜드 좋아' 학교 '갈등 피하자'

홍주중 학부모들이 지난해 교복값 거품을 빼기 위해 교복물려주기 행사를 하고 있는 모습.

학생들의 신학기가 시작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학기말이 되고 신학기가 다가오면서 중ㆍ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비싼 교복 값으로 인해 벌써부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사실 고가의 교복을 구입해 입어야하는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비싼 교복가격에 눈이 휘둥그레 지지만 대다수 학부모들은 어쩔 수없이 비싼 교복가격을 지불해야 한다. 더구나 한창 감수성이 예민한 사춘기의 자녀들은 브랜드 교복을 원하는데다 학부모들은 3년 동안 입을 옷인데 아무래도 브랜드 교복이 더욱 신뢰가 가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일이 해마다 반복되면서 교복 공동구매를 시행해 활성화시켜야 한다는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지만 결국 시도조차 하지 못한 채 학부모들은 매년 같은 고민으로 한숨만 늘고 있다.

△교복공동구매 왜 활성화 되지 못하나?
교복 공동구매는 학부모들이 '교복공동구매추진위원회(가칭)'를 구성해 공개경쟁 입찰로 교복 납품업자를 뽑는 것으로 지난 2002년도부터 처음 도입된 뒤 30만 원대를 넘어서던 교복 값 거품을 20만원 안팎으로 낮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렇지만 최근 들어 이를 채택하는 학교 수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교복 공동구매를 하려면 수요자인 신입생 학부모끼리 미리 교복공동구매추진위를 구성해야 하는데, 학부모들이 자녀들이 입학도 하기 전이라 얼굴도 모르고 서로 알 수도 없고, 연락도 안 되기 때문에 공동구매추진위를 자녀들이 입학한 뒤에야 결성할 수가 있어, 이러한 규정이 현실적으로 교복 공동구매를 할 수 없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가장 큰 이유는 학부모들이 교복 가격이 비싸다는 것은 공감하면서도 공동구매를 해 가격이 싸지게 되면 질이 나쁘지는 않을까 우려해 능동적으로 추진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2001년 지역 내에서 공동구매가 추진돼 2003년 홍성중을 비롯해 홍주중, 홍성여고 금마중 등 7개 학교가 교복을 공동구매하기도 했지만 교복의 재질과 반품이나 수선이 어렵다는 점 등으로 결국 확산되지 못한 채 유야무야 되고 말았다. 이에 학생들도 브랜드를 점점 더 선호하고 학교 쪽도 교복공동구매를 하게 되는 과정에 업체 등과 마찰을 빚을 것을 원치 않아 소극적으로 관망하고 있는 것도 한 이유다.

△그렇다면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은 없는 것일까?
교육지원청과 학교운영위원회에서 학부모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면서 학생들이 품질 좋은 교복을 입을 수 있도록 교복공동구매를 적극적으로 나서서 구매에 따른 계약의 용이성과 학부모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구매방법의 개선 등을 보강해 교복공동구매가 활성화 될 수 있도록 학부모들이 적극 참여하도록 제도화 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학부모들은 교복 공동구매를 단순히 경제적인 관점에서만 접근하지 말고 유명 연예인이 선전하고 유명 메이커 옷이라고 해서 따져보지도 않고 고비용이 들더라도 사주는 것은 교육적으로 맞지 않다는 쪽에서 접근해야 한다. 똑같은 원단의 옷인데 불구하고 브랜드 여부에 따라 이렇게 가격이 천차만별 차이가 나는 것은 디자인 등을 감안하고라도 거품이 크다는 것이므로 학부모들도 인식변화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6학년과 중학교 3학년 자녀를 둔 최모(40) 씨는 "교육지원청과 학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 제도화 시킨다면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의무적으로라도 공동구매를 이용하게 될 것"이라며 "가정에 큰 부담으로 자리하고 있는 교복 공동구매가 추진되기 어렵다면 차라리 교복이 아닌 사복을 입을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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