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ㆍ아내ㆍ직장인으로 당당히 한국사회 정착, 제2인생 꿈꾼다
상태바
엄마ㆍ아내ㆍ직장인으로 당당히 한국사회 정착, 제2인생 꿈꾼다
  • 이은주 기자
  • 승인 2011.01.07 11: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낯선 이국땅으로 시집 와 아름다운 가정을 일구고 능력을 발휘하며 살고자 하는 장밋빛 인생을 꿈꾸는 이주여성들이 늘고 있다. 유치원교사에서부터 학원강사, 요양보호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당당히 목소리를 내며 제2인생 펼치고 있는 이주여성들. 기자가 만난 이주여성들은 한결 같이 좀 더 많은 이주여성들이 한국사회 정착을 돕기 위해서는 지역사회가 이주여성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꾸고 앞으로 그녀들이 꿈꾸는 일들이 아름답게 이뤄질 수 있게 적극적으로 도와주길 바라고 있다.

홍성군다문화가족지원센터 김인숙 센터장은 "이주여성들의 정착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낯선 곳이라는 위축감을 털어버리고 강한의욕으로 도전하려는 의지가 필요하다"며 "이와 함께 가족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이주여성들의 사회적응을 돕는 필수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엄마, 아내, 며느리, 직장인으로 어느새 한국사람으로 한국 여성과 똑 같은 꿈을 갖고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이주여성들을 만나봤다.

이주여성들의 어머니 역활하는 방문지도사 김귀화 씨
다문화가정 위한 방문지도사, 김귀화 씨
1994년 지인의 소개로 만난 남편과 결혼 후 슬하에 2남을 두고 있는 김귀화(40ㆍ중국) 씨는 현재 다문화 가정을 방문하며 이주여성들의 정착과 자녀들의 학습을 도와주고 있다.

결혼 전 중국에서 무역회사에 근무하며 한국인 사업가와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통역가이드 였던 김귀화 씨가 한국사회에 정착하기 까지는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당시 중국 조선족에 대한 사회의 편견이 심해 김 씨는 자신을 지켜야 한다는 강박감에 주변사람들을 경계하며 마음속에 벽을 세워 대인관계가 가장 어려웠다고 한다. 너무 힘들어 때로는 조선족임을 숨기고도 살았다는 김 씨는 시댁식구들, 특히 내 가족은 내가 보듬어야 한다는 시아버지의 각별한 사랑으로 차츰 마음의 벽을 허물고 살아갈 수 있었다. 이후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도움으로 방문지도사, 아이돌보미 양성교육과정을 이수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돼 2009년 8월부터 방문지도사를 시작하게 됐다.

김 씨는 "다문화 가정을 방문하면서 정착하기까지의 힘들었던 옛 생각이 떠올라 선주민으로서 후주민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직업적인 소명감을 갖게 됐다"고 말한다.

김 씨는 방문지도를 하면서 처음에는 문전박대도 당하고 삶에 대해 소극적이었던 이주여성들이 행복한 가정과 자녀교육을 위해 적극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에 뿌듯한 보람을 느낀다. 결혼 18년째인 김 씨에게 한국사회에 정착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묻자 내국인들과 전혀 다르지 않게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가족의 도움과 믿음, 배려가 컸다고 당당히 말한다.

대학에 입학해 사회복지에 대해 좀 더 공부하고 싶다는 김 씨는 정착을 꿈꾸는 이주여성들에게 "우선 내 가정을 건강하게 굳건히 다진 후 자기개발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며 "또한 이주여성을 경제적인 면에서 결혼했다는 편견으로 바라보지 말고 가족 중에 한 사람이라도 내 가족으로 보듬어 주려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남편과 함께 붕어빵 장사하며 화목한 가정 일구는 마유미 씨
남편과 함께 붕어빵 사랑 키워가는 마유미씨

일본이 고향인 마유미(48ㆍ 일본) 씨는 1999년 남편 조덕호(53) 씨와 결혼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4살 된 딸과 함께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다. 일본에서 대학 졸업 후 유치원 교사 자격증,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갖추고 공직생활을 했던 마유미 씨는 결혼 초기에는 의사소통 안되는 힘든 한국생활과 고향에 있는 부모, 형제들 생각에 수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다정다감한 남편 조덕호 씨의 지극한 사랑으로 이제 한국에 사는게 행복하다 말한다.
붕어빵 장사를 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마유미 씨는 힘들지만 부부가 열심히 일한 덕분에 하루 평균 100명 이상의 손님이 찾아와 고소득을 올리고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이들 부부는 벌어들인 수입을 사회에 환원하기 위해 2009년부터 청로회 봉사부와 연계해 나눔을 실천해 주위사람들로부터 칭송이 자자하다. 전공을 살려 사회복지관련 일을 해보고 싶다는 마유미 씨는 "하루 종일 남편과 함께 있다 보니 부부간 금술도 더 좋아졌다"며 "이주여성들이 한국사회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화목한 가정이 첫 번째이며 부부가 서로 존중해주고 자신감을 갖도록 힘을 붇돋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억척주부로 소문난 유치원 교사 마리테사 씨
유치원 교사로 활동하고 있는 억척주부 마리테사씨

"처음 한국에 들어왔을 땐 음식이 입에 맞지 않고 말도 통하지 않아 너무 고생했는데 이젠 한국에서 사는게 정말 행복하다. 피부색만 다를 뿐이지 한국 사람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살다보면 못해낼 것이 없다."
2001년 2월, 23세 나이로 한국으로 시집 온 마리테사(34․필리핀) 씨. 결혼 10년차 주부로 김치담그기부터 한국요리에 자신 있다는 마리테사 씨는 자상한 남편과 시어머니, 자신을 꼭 빼닮은 딸과 함께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다. 결혼 전 필리핀에서 신발가계 점원으로 일했던 마리테사 씨는 5남매 중 장녀이다. 마리테사 씨는 활동적인 성격으로 많은 사람들을 만나다보면 한국문화에 익숙해질 것이라는 생각에 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이주민센터에서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해 2009년 한국어능력시험 2급에 합격했다. 사회복지관과 지역아동센터에서 원어민 영어강사로 활동하며 매사에 적극적이었던 마리테사 씨는 현재 유치원 교사로 원아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오전 9시 30분에 출근해 오후 6시 30분에 퇴근하는 부인을 위해 육아를 도맡아 해주고 있는 자상한 남편 덕분에 사회생활을 잘 할 수 있다고 자랑하는 마리테사 씨는 한국생활에 어려운 점이 없을 만큼 행복하다고 말한다.
마리테사 씨는 "이주여성들이 해보지도 않고 포기하는 경우가 있다"며 "한국문화 속에 스며들기 위해 적극적으로 배우려는 자세와 자신감으로 도전하다보면 어느새 한국인이 되어 있더라"고 환하게 웃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