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당발, 충청권 대동단결 약발 먹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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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당발, 충청권 대동단결 약발 먹힐까
  • 김선미 기자
  • 승인 2011.04.15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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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총선 앞두고 위기감 높아진 지역정가

다시 뭉친다고 정치지형도 바꿀 파괴력 가질 것인가
자유선진당을 비롯한 지역 정치권의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 같다. 내년 총선을 1년여 앞두고 충청권 정치세력화를 위한 󰡐대동단결󰡑을 강조하는 정치권의 목소리가 부쩍 잦아지고 있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이하 과학벨트) 분산 배치 문제를 놓고 연일 현 정권과 대립각을 세우며 충청권 정치세력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불신정치 추방'과 과학벨트'를 고리로 삼아 다른 정파와 연합은 물론 합당카드까지 공개적으로 거론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자신의 '정치생명과 정치인생을 걸며' 심지어는 '대표직을 사임할 수 있다'는 정치적 배수진도 쳤다.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로 두 번씩이나 나왔던 전국적인 지명도를 갖고 있는 정치인이자 선진당의 전국 정당화를 강조한 이 대표가 '지역'을 앞세워 '충청권 단결'을 강조하는 것은 선진당이 처한 정치적 환경과 현실이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그만큼 선진당의 체감 위기감이 높다는 방증이다.

선진당은 충청지역에서 최대 의석을 가진 정당이기는 하나 원내교섭 단체도 꾸리지 못한 채 한나라당과 민주당, 양당 사이에 끼여 갈수록 존재감이 약해지고 있다. 양당 중심의 정국에서 소외되는 것은 물론이고 지역 현안을 놓고도 별다른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이회창 대표, 합당카드 내놓으며 대표직 사임까지 거론
연이은 국책사업 유치 실패에 대해 일차적으로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에 대해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지만 선진당을 향한 비난도 이에 못지않다. 지역민이 의석을 몰아주었는데 도대체 무엇을 했느냐는 것이다. 만에 하나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과학벨트마저 충청권 유치가 무산되거나 애초 공약과는 달리 분산 배치될 경우 선진당이 안게 될 정치적 파장은 만만치 않을 것이다. 당장 내년 총선이 그 심판대가 될 것은 불문가지다.

이런 점에서 삼척동자라도 예측할 수 있듯이 내년 총선은 선진당에게는 당 존립의 분수령이 될 수밖에 없다. 선진당은 알다시피 지난 총선에서 이회창이라는 거물 정치인과 심대평이라는 영향력 있는 지역 정치인, 투톱 체제로 18석(현 16석)이라는 쾌거를 일궈냈다. 내년 총선은 이러한 지역정당이 전국 정당의 기틀을 다지거나 최소한 지역의 확실한 맹주로 자리 잡느냐 아니면 그렇고 그런 지역의 군소 정당으로 전락하느냐 하는 심각한 갈림길이 되는 것이다. 대전, 충남․북 3개 광역단체장 중 한 석도 건지지 못했을 뿐더러 기초단체와 의회에서조차 상당수 의석을 내준 지난 지방선거는 선진당의 위기감을 총선에 앞서서 보여준 셈이다. 그런 점에서 총선이 다가올수록 선진당으로서는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내년 총선 장담 할 수 없어 지역 정치권 불안감 고조
선진당이 최근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주도하는 석패율제에 대해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것도 이러한 이유로 분석된다. 영․호남이라는 확실한 지역 지지기반은 물론 현실적으로 양당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두 당이 과실은 다 가져가고 피해는 선진당이 다 입게 된다는 주장이다.

선진당이"양당의 '지역주의 타파' 주장은 양두구육(羊頭狗肉)"이라며 격한 표현을 쏟아낸 것도 지역에서조차 주도권을 확실히 잡지 못하면 당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초조함과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도입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석패율제는 선진당의 반발과는 달리 정치권에서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선진당이 '과학벨트'를 전면에 내세워 충청권 세력 결집을 위한 여론 확산에 힘을 쏟는 이유다. 우선 기댈 곳은 지역 밖에 없기 때문이다. 과학벨트 충청권 입지 지지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 민주당 손학규 대표도 해당이 된다. 이 대표의 주장대로라면 이들에게도 통합 내지는 합당의 문을 열어놓는 것처럼 들리지만 이는 누가 봐도 턱도 없는 발상이다. 당장 양측에서 '정치적 발언'일뿐이라며 부정적인 반응이 나왔다.

이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일차적으로 충청권 세력 특히 함께 당을 만들었다 나간 심대평 국민중심연합 대표를 겨냥한 것이라는 것을 누구라도 알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선진당과 이 대표의 구도와 희망대로라면 이인제 의원과 이완구 전 충남지사에 대한 구애의 손길로 읽힌다.

정치생명 연장 위한 그들만의 리그 될 때 역풍 자초
심 대표도 각론에서는 차이를 드러내고 있지만 충청권이 함께 가자는 큰 틀은 동의를 한다. 합당 가능성의 여지를 열어놓은 셈이다. 심 대표로서도 국민중심연합으로는 현실 정치에 뿌리내리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왜 모르겠는가. 이 같은 기류로 짐작해 보건대 내년 총선 전까지 갈라졌던 두 사람이 다시 합하는 것까지도 가정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충청권 대동단결󰡑이라는 기치 아래 다시 뭉친다고 해서 지역 정치지형도를 바꿀 만큼의 파괴력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결별하는 과정과 그 이후의 행보에서 이미 너무 많은 실망을 지역민에 안겼기 때문이다. 자칫하면 역효과를 낳을 수도 있다. 자신들의 이해득실에 따라 움직이다 판세가 불리해지니까 '지역'을 볼모로 지역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혹 모르겠다. 애초 선진당을 만들었던 사람들이 다시 모여 기존의 틀을 넘어서는, 정파가 다른 정치인이나 다른 정당까지 끌어안을 수 있는 정치력을 발휘한다면 충청권이 그 깃발 아래 다시 한 번 결집할 수 있을지 말이다. 그러나 지역민에게 충분한 이해를 구하거나 진정성 없이 당장 눈앞의 불을 끄기 위한 발걸음으로 읽힐 때는 오히려 역풍을 자초할 수도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동단결을 통한 충청권의 정치세력화', 명분은 좋지만 자신들의 정치생명 연장을 위한 그들만의 리그로 끝난 경우를 너무 많이 보아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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