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의 방향으로 뛰는, 모두가 1등인 교육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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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방향으로 뛰는, 모두가 1등인 교육으로”
  • 김혜동 기자
  • 승인 2012.01.12 14: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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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북초등학교, 감성교육 통해 작은 학교 장점 살려
△ 홍북초 학생들의 역사체험 모습

 
홍북초등학교(교장 이길수)는 1934년 4년제 보통학교로 설립 인가를 받아 같은 해 홍북공립보통학교로 개교한 이래 지금까지 총 5399명의 졸업생을 배출해냈다. 홍북초는 2007년 3월 산수초등학교와 통합되면서 20~30명의 학생이 늘어났으나 충남도청이전소재지에 위치함에 따라 이농과 원주민들의 전출로 인해 학생 수가 점점 감소해 현재 51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2009년 9월에 부임한 이길수 교장은 “올해 신입생 수는 극소하지만 유치원 신입생수는 점차 늘고 있다”며, “도청이전으로 인구가 유입되면 취학아동이 늘어나 재학생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고 기대했다.

홍북초는 그동안 학생들에게 학업에 대한 동기부여와 학부모와 지역사회의 신뢰를 얻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쳐왔다. 홍북초의 우수 교과활동을 살펴보면 우선적으로 전형적인 농촌학교의 심각한 교육문제인 교육격차 해소와 농촌지역의 소외된 학생들이 겪는 갈등 및 문제점을 해결해 주려 교과 영역별 부진요소 지도 및 개별 맞춤 학력증진프로젝트(방과후 학교, 교과캠프, 독서캠프)를 운영했다.

또한, 학생들에게 따뜻한 관심과 칭찬으로 칭찬쿠폰을 활용하고 새로운 사고를 심어주기 위해 독서교육활동을 중점적으로 실시해왔다. 독서교육은 일회적인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닌 꾸준히 학교와 가정이 함께 노력해야할 과제라는 것이 이길수 교장의 의지이다.

홍북초는 학생들의 독서붐 조성과 독서의 생활화를 위해 독서쿠폰제를 활용한 독서급수제 실시와 독서캠프, 직접 작가를 초대해 작가와 학생, 학부모 등이 함께 모여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작가초청 대화의 시간, 지역사회와 연계한 독서체험학습 등 특색있는 독서교육활동을 펼쳐왔다.

△ 하모니카 연주를 하는 학생들



감성·인성교육, 학교문제 근본 해결책
여기에 홍북초는 아이들에게 교과서 위주의 지식교육이 아닌 농촌학교라는 이점을 살려 인성교육, 감성교육에 중점을 두고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학력위주에서 탈피해 인성과 감성교육이 제대로 이뤄질 때 비로소 아이들은 행복해 진다는 것이 이 교장의 교육철학이다.

이길수 교장은 “학교는 모든 학생들에게 살아가는데 기초가 되는 나름의 가치를 실현시킬 수 있도록 밑바탕을 만들어줘야 하며, 날마다 새로워지고 급변하는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훈련받는 곳”이라고 강조하며, “성적우수생만이 1등을 하는 성적위주의 학교가 아닌, 모든 학생들이 각자의 길에서 1등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분야에서 학생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이 교장이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감성·인성’교육이며, 이는 홍북초의 활발한 문화·예술·체육·놀이 수업으로 이뤄지고 있다. 문화·예술을 쉽게 접하지 못하는 농촌지역 아이들의 특성상 아이들이 평생을 일궈나갈 문화·예술적 감성을 다져주고자 전교생 모두가 하모니카를 연주하고 있다.

특히 하모니카는 다른 악기에 비해 휴대가 간편하고 누구나 쉽게 배워 가볍게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학교에서 하모니카 70여개를 구입, 전교생과 교직원들에게 나눠주고 배울 수 있도록 해 홍북초에는 아름다운 하모니카 선율이 가득하다.

또한 이 교장은 놀이교육을 통해 아이들의 사회성 신장에 주력하고 있는데, “특히 점심시간 등의 자투리 시간을 이용, 뉴스포츠(간이스포츠), 전통놀이 등에 아이들이 모두 참여하게 함으로써, 아이들 스스로 놀이를 통해 규칙을 익히고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놀이교육의 효과는 상당한 변화를 가져왔다. 이 교장은 “알게 모르게 아이들 사이에서 따돌림을 당하거나 도태되는 학생들이 있었지만 놀이교육을 통해 소외되는 학생들이 점차 사라졌다”며, “학교폭력 등과 같은 현대사회에 대두되고 있는 학교문제들도 감성교육을 통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교장은 “풍부한 감성교육을 통해 바른 인성을 갖춘 아이들을 길러낼 수 있고, 이런 아이들이 자연스레 학력이 증진되고 타인을 이해하는 배려심을 갖추게 되며, 이것이 현대사회의 소통의 부재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 홍북초 이길수 교장


학부모·동문들의 적극적인 지원 돋보여
이러한 학교의 노력 속에 학부모와 지역사회, 졸업생들의 노력은 작은학교를 되살리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홍북초등학교는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 10여명에게 매달 5만원씩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었는데, 이는 동창회발전기금에서 충당하고 있었다.

특히, 김형인(대형기계 대표) 씨는 매월 정기적으로 학교발전을 위해 써달라며 30만원을 전달하고 있어 홍북초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또, 매년 열리는 동문체육대회 등과 같은 행사에서 모인 발전기금 등도 학생들의 장학금이나 교내 노후된 체육시설 등의 교체에 쓰이고 있었다.

한편 이 교장은 지난해 전국에서 추천된 45명의 교장단에 포함돼 서울대에서 실시된 교육행정지도자과정 직무연수를 이수한 유능한 교육지도자이기도 하다. 리더십 있는 학교장, CEO로써의 업무수행능력을 길러야한다고 강조하는 이길수 교장은 농촌학교의 대안에 대해 “학교장의 교육적 철학과 소신이 확실하고 교직원이 함께 공동목표로 노력하는 가운데 학부모와 지역사회가 학교를 신뢰해야 한다”며 “농촌의 작은학교는 아이들에게 수혜되는 혜택이 큰 학교보다 월등하다고 본다.

지역사회·학부모·학교가 서로 믿음 속에서 신뢰의 끈이 이어질 때 비로소 작은 학교는 되살아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농촌지역의 작은 학교를 되살리는 데는 교장의 의지만으로는 힘들다. 행정적 노력, 면단위 지역 학부모들의 인식도 변화를 해야 한다”며, “인구가 증가하지 않는 한 시골지역의 적은 학생수 문제는 영원한 숙제라지만, 1명이라도 학생이 있다면 교육보편화를 위해 분교형태라도 학교를 유지해야 옳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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