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정신을 갖고 열정적으로 살아갈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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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정신을 갖고 열정적으로 살아갈 생각입니다”
  • 전만수 본지 자문위원장
  • 승인 2012.01.19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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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만수의 인물프리즘 삶 & 꿈 - ②이상권 국회의원(인천시 계양을구)

 

 


예년에 비해 포근한 겨울날이다. 그래도 겨울은 겨울이라 해가진 초저녁의 기온은 쌀쌀했다. 인천 계양구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이상권 의원을 만났다. 사무실은 칸막이가 없이 오픈되어 있었다. 소파와 책상 그리고 낮은 가림막이 영역을 구분할 뿐이었다. 그의 성격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공간구조다. 겉과 속이 같은 그가 감추고 가릴 일이 뭐 있겠는가? 국회의원 중 후원금이 꼴찌였다는 그의 고백과 왠지 어울리게 오버랩 되는 사무실 구조다. 지역구 일정이 빡빡해서 길게 시간을 함께할 수가 없었다.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그동안 살아오신 인생을 짤막하게 되돌아본다면
예고 없는 질문이 당혹스러웠는지 아니면 살아온 스토리가 긴 파노라마로 한꺼번에 몰려와서일까 머무적거리며 침묵이 잠시 흘렀다.
“부끄럽게 살아온 게 너무 많아서…거기(자서전) 다 있는디…” 수줍음을 머금은 겸연쩍은 미소의 화답이다.

요즘의 정치 활동은?
“오로지 지역이다. 주민과의 접촉 빈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주부대학, 산악회, 각종모임의 신년회 등” 당초 기자는 여의도(의원회관)에서 만나기를 원했다. “요즘 여의도 안 나간다”고 둔탁한 소리로 잘라 말했다. 복합적인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대목이다. 지역구 의원은 지역구 관리가 우선이다. 발바닥에 땀이 나게 뛰는 모습이 훤히 보였다.

의정활동을 하면서 많은 느낌이 있을 텐데 정치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정치란 교과서적으로 애기하면 바를 정(正), 즉 바르게 하는 것인데 현실은 어렵다. 조금 어려운 표현을 빌리면 ‘가치의 권위적 분배(分配)’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잘 나눠지지 않아서 ‘양극화’의 해결방안이 잘 나오지 않는다. 권력이든, 부(富)든 예술적 재능까지도 분배가 잘 안 된다. 모든 걸 해결해 줄 수 없는 정치의 한계다. 현실적 한계를 (국민이) 인정해야만 그래서 복지에 관심이 간다. 당연한 수순이다. 그러나 그것 또한 한계에 봉착한다. 선택적 복지냐 보편적 복지냐의 문제에 우선 직면해 선택적 복지를 국민은 싫어하지. 심지어 부자들도 마찬가지다. 캐나다는 노령연금을 일괄 지급하고 소득에 따라 차등 환수하는 시스템을 병행하는데 검토할 가치가 충분히 있다”

그럼 보편적 복지제도가 좋다는 뜻인가요?
“어느 제도가 더 바람직 하느냐의 문제가 아니고 복지는 내용에 따라서 탄력적으로 선택하는 운용의 미가 중요하다”

정치인으로서 지향하는 정치적 목표는?
“현시점에서 어떤 복지제도가 좋은가? 복지의 틀을 총체적으로 어떻게 짜는 것이 국가차원에서 바람직한지 고민하고 있다. 현실적 과제는 지역개발이다. 우리지역은 베드타운의 성격이 강하다 보니 애향심이 부족하다. 전국에서 투표율이 최하위다. 지역에 일자리를 만들어 직주(職住)공간으로 바꿔야한다. 공업지역이 없고 70%가 그린벨트, 군사시설 보호구역, 고도제한으로 겹쳐 있다. 그리고 산과 농토밖에 없다. 생산기반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 적극적으로 제한을 풀어 개발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경인운하구간을 제일 길게 갖고 있는 지역으로 운하주변개발에 우선 치중할 작정이다. 그렇게 해서 직장과 주거가 함께 하는 지역으로 바꿔야 한다”

좋아하는 것(대상)과 싫어하는 것(대상)은?
“글쎄…친구를 좋아하지. 싫어하는 것은 별로 없지만 거짓말로 남을 속이는 것을 정말 싫어한다”

가족 이외에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은?
“그걸 아직 모르겠다. 아마 정직(正直)이 아니겠나” 이 의원의 성격을 함축하는 그 다운 대답이다.

좌우명은?
“그렇게 거창하게 얘기할건지 모르겠는데 ‘도전정신’을 가지고 산다. 힘이 떨어져서 움직일 수 없을 때 까지는 뭐든지 열정적으로 도전할 생각이다”

인생2막에 대한 계획은?
“국회의원을 그만두고 지공거사(지하철을 공짜로 탈 수 있는 나이)쯤 되면 남은 에너지를 고향에 쏟고 싶다. 군의원을 해볼까? 농사를 지으면서 어린이들에게 한자라도 가르칠까? 뭐 그런 생각이다. 변호사는 그만할 것 같고…”

현재 변호사업무는?
“머리가 양쪽으로 다 돌아가는 사람이 아니지 않는가? 국회의원이 되면서 폐업했다” 법으로 변호사 업무가 금지된 법사위원회 소속 외 대부분의 율사 출신 국회의원들은 겸업 하는 게 일반적이다. 강직한 그의 성품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정치발전을 위해 한 마디
“의원이 되기 전의 생각으로 국회의원은 소신껏 하는 줄 알았는데 지도부의 결정, 당론이 가로막고 있다. 현실의 벽이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이미 결정되어 있어 반발하기엔 장벽이 너무 많다. 헌법기관이 비헌법적 조직으로부터 철저히 통제되고 있는 현실이다. 미국 같은 경우는 당 지도부가 결정하지도 않고 다수의 의견과 달리했다고 불이익도 안 준다. 중앙당이 지휘통제 역할을 하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우선해서 헌법기관으로서의 국회의원의 기능이 제대로 보장되어야 한다”

중앙당과 당대표를 없애자는 주장과도 같은 맥락인데 왜 그런 주장을 하는 (한나라당)의원들과 함께 하지 않았는지?
“쇼(show)하고 있다. 옳은 애기라 하더라도 지금의 그런 주장은 쇼에 불과하다. 총선이 얼마 남았는가? 19대 총선에 공약으로 내걸고 추진해야 할 사안이다”

‘정치는 쇼’라고 하지 않는가?
“액션(결과)이 수반될 수 없는데 쇼만을 위해서 그렇게 하는 것은 정치의 정도가 아니다. 국민에게 혼란만 줄 뿐이다” 뉴(new) ‘미스터 쓴소리(조순형 의원을 칭하는 말)’의 탄생이다.

자서전을 보면 이웃에 사시던 고마운 아주머니가 등장하던데 요즘 왕래는 하시는지?
“서울에서 사셨는데 돌아가셨다. 마산지청에 근무할 때 그 집의 막내누나가 창원에서 살았다. 정말 옛날처럼 누나 동생하며 살았었다” 이 의원의 인간적인 내면의 속살을 느낄 수 있는 행간이다.


이상권 의원은 2010년 10월 28일 보궐선거로 인천 계양(을)에서 3수 끝에 뱃지를 달았다. 그리고 작년 9월 ‘쥐뿔도 없는 자존심 덩어리’라는 자서전을 출간 국회에서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저서를 통해 인간 이상권은 발가벗었다. 유년기의 이유 있는 반항에서부터 현재까지의 사건을 중심으로 인생역정을 진솔하게 토로하였다. 아버지, 엄마, 누나 등 가족과의 관계 속에서 번뇌하던 청춘을, 그리고 꿈을 향해 질주하던 그의 인생 스토리는 전후세대의 전형(典型) 이상이었다. 때로는 아슬아슬함도 통쾌함의 극적 요소도 있었다. 간간이 눈시울을 촉촉하게 하기도 환호의 벅찬 기쁨도 주었다. 특히, 초등학교 4학년때 반장(이상권)과 부반장(백승도)으로 만나 친구들의 ‘얼레리 꼴레리’식 화장실벽 낙서중매(?)는 한편의 숙명같은 운명의 드라마이기에 충분하였다. 기자가 소설보다 더 흥미롭게 단번에 완독한 것은 동(同)세대로서 갖는 동병상련(同病相憐)만은 아닌 무언가가 그 속에 있었다.

책 제목처럼 ‘쥐뿔도 아닌’ 그의 자존심은 민감한 감수성이 갖는 콤플렉스적 가난의 굴레에서 태동하였다. 인생의 골목 곳곳에서 불편한 진실로 작동도 하지만 그것이 도전의 동력이 되었고 존재의미와 자신감을 일깨워 주었으며 미래 희망을 향한 추진력의 원천이 되었다. 인간 이상권의 ‘쥐뿔도 없는’은 세대를 초월하여 공감하는 금과옥조(金科玉條)의 메시지로 수렴한다.
“일시적으로 희망을 잃으면 인생의 일부분을 잃을 것이고, 오랫동안 희망을 잃으면 평생을 잃을 것이다”


이상권 의원은 홍성읍 오관리 323번지에서 경찰공무원이던 부 이영신(2001. 작고), 모 이묘희(1993. 작고)의 3남2녀 중 차남으로 1955년 출생하였다. 홍성초를 거쳐 홍남초를 졸업하였고 홍성중, 홍성고(27회)와 건국대학교 법대(82)를 졸업하였다. 1982년 사시(24회)에 합격 2001년 인천지검 부장검사를 끝으로 17년간의 검사생활을 마감하였다. 대학 재학시절 홍남초등학교 동창인 백승도(화가)여사와 결혼하여 슬하에 철우(80년생)와 정우(82년생)두 자녀를 두었다. 철우는 서울 법대를 졸업하였으며 정우는 이화여대 의과대를 나와 서울 성모병원에서 인턴, 레지던트 과정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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