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향인 조중형 박사, 임금님 등극 어가를 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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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향인 조중형 박사, 임금님 등극 어가를 타다
  • 서울=한지윤 기자
  • 승인 2019.11.09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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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대문구 지역축제 청룡문화제서 임금님 역 맡아
동대문구에서 백화점약국 경영, 지역사회 봉사도 앞장
“고향 홍성을 위해 앞으로 잘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조중형 백화점약국 대표가 서울 동대문구 축제인 청룡문화제 어가행렬행사에서 임금님 역을 맡아 동방청룡제례 등을 봉행하고 기념촬영을 했다.
조중형 백화점약국 대표가 서울 동대문구 축제인 청룡문화제 어가행렬행사에서 임금님 역을 맡아 동방청룡제례 등을 봉행하고 기념촬영을 했다.

축제의 계절인 가을철을 맞아 전국적으로 각 지역에서 축제가 벌어지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에서도 지역축제 행사의 일환으로 의미 깊은 예술문화 행사가 열렸다. 29년간의 역사를 이어오고 있는 지역축제인 청룡문화제의 어가행렬을 비롯한 다양한 전통문화 행사가 지난 달 27일 오전 11시부터 동대문구 용두근린공원 일원에서 열렸다. 어가(御駕)란 예전에 임금이 타는 수레를 이르던 말이다.

이날 어가행렬은 취타대의 연주에 맞춰 500여 명의 어가행렬단이 서울시립동부병원에서부터 행사장인 동대문구청 앞 용두공원까지 3㎞구간에서 임금의 행차를 재연했다. 어가행렬에 이어 임금과 왕비, 대비와 함께 여러 신하들이 함께 등장한 가운데 청룡문화제의 백미인 ‘동방청룡제례’가 봉행돼 행사장을 찾은 주민들은 전통문화의 숨결을 오롯하게 느끼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행사에서 임금님 역을 맡은 조중형 박사(서울 동대문 백화점약국 대표)는 홍성 금마면 출신으로 홍성중·홍성고등학교, 중앙대학교 약학대학과 의약식품대학원(약학박사)을 졸업하고 동대문구 용두동에서 약국을 개업했다. 지난 1981년 가을이었다. 이 행사가 시작된 29년 전부터 조 박사는 자신이 경영하고 있는 백화점약국 앞으로 어가에 높이 앉은 상감마마가 앞뒤로 말을 타고 가마를 타고 영의정, 좌의정. 우의정, 포도대장 등 문무백관 상궁, 나인, 군사와 포졸들이 뒤따르는 어가행렬이 지나가는 것을 보아왔다. 그것이 바로 동대문구축제인 청룡문화제 어가행렬 이었던 것이다.

청룡문화제(용두제)는 조선 제3대 임금인 태종(재위 1400~1418) 때 임금의 명으로 한양에 오방토룡단을 만들고 용신에게 제사를 지내게 한 것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동대문 흥인문 밖 3리의 평촌인 지금의 용두동 지역에 선농단과 함께 조성한 동방토룡단이 가장 먼저 만들어졌다고 전해진다. 이후 서방과 남방, 중앙에 오방토룡단을 완성하고 풍농을 기원하기 위해 기우제를 지낸데서 시작됐다. 이러한 의미를 담은 이번 축제는 동대문문화원과 청룡문화제보존위원회가 공동으로 주관하고, 동대문구와 서울시가 후원하는 전통문화축제로 동대문구만의 특색을 살린 예술과 문화 축제로 자리매김을 하면서 올해로 29회째를 맞이했다.

■ 임금님 등극, 노모께 기쁘게 효도?

조중형 박사<사진>는 31살에 동대문구 용두동에 백화점약국을 개업했는데, 8년 후인 39살의 젊은 마음에 처음 드는 생각이 임금님이 돼 어가 한번 타보고 싶었다. 하지만 나이도 젊고 사업도 바빠서 마음만 있었을 뿐 “언젠간 한번 타봐야겠다”는 마음만 먹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60세를 전후해서는 많은 사람들의 권유가 있었지만 그 때는 “인품과 학식, 덕망이 높은 많은 분들이 계시다”며 사양하곤 했다고 한다. 하지만 올해에는 많은 사람들의 권유도 있고 해서 “내 나이가 68세이니 적지도 않은 나이이고 특히 노모께서 올해 90세의 고령이시니 어머님을 기쁘시게 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수락 했다”고 참여 동기를 밝혔다.

조 박사는 “여러 어려운 심사과정을 통과해 제29회 청룡문화제에서 29대 임금으로 어가를  타게 됐다”며 “내 생애 가장 기쁘고 행복한 순간 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행사는 서울시립동부병원에서 아침 8시 30분부터 분장 팀이 나와 영의정, 좌의정. 우의정을 비롯한 문무백관 상궁 나인 포졸 등등 분장하고 임금님, 왕비(처), 대비(어머님)는 9시에 나와서 분장을 하고 사진을 찍었다. 청룡문화제 담당 전속사진사가 있었는데 “임금님하고 함께 사진을  찍자”는 사람들이 많이 몰려들었지만 행사시간에  맞춰 11시에 어가에 올라 어가행진이 시작됐다. 교통경찰이 교통을 차단하고 연도에 많은 시민(백성)들이 나와서 박수를 치고 손을 흔드는 등 축제분위기가 한층 고조됐다.

연출 감독은 “임금님은 근엄하게 웃지도 말고 손도 흔들지 말아야 하며 아무한테(어른한테도)도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해서도 안 된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행사의 특성을 살리고 분위기를 위해서였는데, 임금님 역을 맡은 조 박사는 “나를 보고 축하해주기 위해 일부러 찾아주신 아시는 분들껜 감독 몰래 손을 흔들어 아는 체를 했다”며 “실제로 수염을 붙이는 등 분장을 하고 곤룡포를 입고 면류관을 쓰니 달린 구술 발에 시야가 가려서 아는 사람 얼굴도 잘 알아보기 힘들더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특히 이날 행사는 고증을 통한 전통예술행사로 실시돼 문화재청에서도 세세한 행사 내용을 촬영하기도 했다.

조 박사는 “다섯 살짜리 손녀딸은 할아버지가 이상해져서 어안이 벙벙해 이상한 눈으로 자꾸 쳐다보고는 임금이 된 할아버지에게 안기려고도 하지 않더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오전 11시 30여 분이 조금 지나 정시보다 조금 늦게 어가행렬이 행사장인 용두근린공원에 도착했다. 어가에서 내려 포도대장 호위 하에 영의정, 좌의정, 우의정 문무백관 대동하고 제단 옆에 마련된 용상으로 이동하는데 수많은 시민(백성)들과 사진을 찍는 사람들에 가려서 걷지도 못할 정도였다고 한다. 인산인해, 어가행렬을 관람하기 위해 몰려드는 인파로 축제열기가 절정에 이르렀다.

■ “내 고향 홍성을 널리 알려야”
이날 행사에서 “어가가 식장에 들어서자 장내 아나운서가 임금님의 고향이 충남 홍성이라고 몇 번이고 반복해서 안내방송을 할 때에 가장 가슴이 뭉클했다”고 조 회장은 당시의 심경을 밝혔다.

서울 동대문구의 지역축제인 청룡문화제의 백미인 ‘동방청룡제례’에서 임금님은 용상에 앉아 제관들의 절을 받고 향을 하사하는 등 임금님 앞에서 제관들이 국태민안과 태평성대를 위한 천신께 제를 올리며 국태민안과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것으로 행사를 모두 마쳤다.

이날 축제에서 임금님 역을 맡아 행사를 마친 조 회장은 “같은 날 재경홍성고등학교 동문체육대회와 겹쳤는데도 불구하고 홍성고 24회 동기친구들과 선후배님들, 홍성중학교 16회 동기친구들, 재경홍성군민회와 홍주산우회 회원님들, 고향인 금마초 32회 동기친구들과 선후배님들, 재경금마면민회와 산악회 회원님들을 비롯한 고향의 많은 분들이 축하와 응원을 보내주셔서 무엇보다 기뻤고 고마웠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조 박사는 “칠십을 바라보는 나이에 ‘제가 홍성에서 태어나 초·중·고등학교를 모두 나온 것을 참으로 잘 했구나’라는 생각을 처음으로 절실히 느낀 기회가 됐다”며 “내가 다시 돌아가야 할 내 고향 홍성을 위해 앞으로 무엇인가 더 잘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고 밝히고 “비록 몸은 고향 홍성을 떠나 있지만 살고 있는 곳에서 열심히 노력해 우리의 고향인 홍성을 널리 알리고 빛낼 수 있도록 노력하면서, 특히 고향인 홍성에도 더 많은 관심을 갖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중형 박사는…
△홍성 금마면 덕정리 출신으로 △금마초(32회)·홍성중(16회)·홍성고(24회)졸업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의약식품대학원 졸업(약학박사) △재경금마면민회 회장 △재경홍성고등학교총동문회장 △홍성고등학교총동문회장 △서울 동대문구 사회복지회 이사 △서울 종로구약사회 이사△서울시장 표창 등 다수 수상 △현재, 서울 동대문구 백화점약국 대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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