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를 앞두고 중·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걱정이 앞선다. 새학기 준비에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그 중 하나가 교복이며, 어지간한 어른 기성복보다 비싼 교복가격이 가계에 큰 부담으로 다가오기 마련이다. 더욱이 홍성지역 교복시장은 브랜드 업체들이 사실상 점령하고 있어, 선택의 폭이 좁은 곳이다.
지역 내 동복 교복 1벌 기준(재킷, 셔츠, 바지, 조끼) 가격은 평균 30만원을 상회했다. 여기에 체육복을 포함하면 40만원에 육박한다. 브랜드 업체들은 원자재 가격상승 등의 이유로 올해 소비자가격을 20% 정도 올렸다. 그러니 부모입장에서는 더욱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브랜드업체 교복 가격이 비싼 이유는 고유의 이름값, 막대한 광고료, 타사대비 좋은 원자재 사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교복업체 관계자는 “원단, 재단능력, 디자인, A/S를 생각하면 결코 비싼 것이 아니다. 3년 내내 수선도 해주고 관리를 해주고 있으며, 원단도 일반의 것과는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학부모 A씨는 “육안으로 원단이 좋고 나쁜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 전문가가 아닌 이상 구별이 쉽지 않다. 가격은 비싸다고 생각하지만, 서비스 및 A/S 등에 대한 것으로 위안삼아 구매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학부모 B씨는 “공동구매·협의구매 및 맞춤교복 등을 하고 싶지만, 학교나 교육청에서 제대로 된 안내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환경조성도 되어있지 않아 그냥 브랜드 업체로 올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과거 브랜드교복업체 총판을 담당했으며, 현재는 원단 수입상으로 중견기업에 납품하고 있다는 D씨는 “교복에 들어가는 원단은 거기서 거기다. 단지 업체는 차별을 두기 위해 원단의 비율조정 및 재가공 등을 한다. 원단이 좋은 것이라면 아이들 교복에 사용하겠는가? 수십에서 수백만원하는 양복 원단은 모자란 판국에 말이다. 더욱이 대형업체는 물건을 싸게 잡기 때문에 가격 상승에 대한 압박이 적다. 문제는 판매점으로 가는 과정이다. 이 부분은 예민하다. 판매점의 경우 임대료, 시설비, 광고판촉비 등 최소 2억원 이상 드는데, 판매점 하는 사람도 남겨야 하지 않을까?”라고 반문했다.
올해 홍성군 내 중·고등학교에서는 공동구매 등을 진행하는 학교가 한군데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성지역은 2011년 기준으로 충남도내에서 교복 공동구매 비율이 5%대로 최저 지역이다.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각 학교에 공문을 발송하여 공동구매 및 협의구매를 권장해 달라고 요청을 했지만, 현장에 있는 학교에서는 여러 잡음 등이 발생하여 쉽게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학생들이 광고 등에 혹하여 브랜드 교복을 선호하는 경향도 무시할 수 없으며, 교복 구매와 관련하여 과거 좋지 못한 소문들로 인해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관계당국이 직접 나서기에는 법에 저촉되는 행위가 있기에 지켜보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올해 고교 2학년인 E양은 “학교에서 브랜드교복을 구매한 친구와 일반맞춤한 친구끼리 서로 얘기를 나누는데, 단추나 허리둘레 조절 외에는 큰 차이가 없는 것 같다. 단지 디자인이라는 시각에서 볼 때 조금 차이가 나지만, 알아서 늘리고, 줄이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어떤 게 좋다라고 하기는 애매하다. 다시 사라고 하면 그냥 저렴하게 구매하는게 좋을 듯 싶다”고 말했다.
사실상 홍성지역 교복시장은 브랜드업체 전성시대를 맞이했다. 합리적이며, 자율적 가격조정은 어렵다는게 지역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대기업에 끌려가는 구조와 함께 교복시장 쏠림현상 및 영세업자들의 몰락은 당연한 절차일 수밖에 없는 듯 하다. 이와 관련하여 관계당국이 지금같은 행동보다는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학교·학부모 간담회 및 지역여론 조성을 통해 객관적이고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관리 · 감독 및 지원도 체계적으로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