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물러 있는 청춘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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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물러 있는 청춘은 없다
  • 이윤정 홍성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 지방상담팀
  • 승인 2020.04.16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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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해야 할까? 코로나19로 인해 집안에서 폐인이 돼가고 있다는 우리 청소년들은 지금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이다. 예전 같으면 남녀노소 모두들 벚꽃구경에 나서고 대학가는 젊음의 열기로 넘쳐났을 것이다. 한주에 한번 마스크를 사러 점심시간이 되면 사무실을 나선다. 날씨는 화창하고 봄기운은 가슴을 데운다. 

오늘은 국가에서 지정해준 마스크 사는 날이다. 운동화를 신고 걸어서 갔다. 자동차로만 달리던 거리를 한걸음, 한걸음 걷는 여유가 있다. 광천제일고등학교가 눈에 들어온다. 이제는 ‘충남드론항공고등학교’로 이름이 변경돼 학교 입구를 안내하고 있다. 지나면 광천로타리가 나오고 눈길은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광천읍사무소를 지나 광천고등학교에 마음의 시선이 머문다. 

이제는 ‘한국K-POP고등학교’로 개명됐다. 2020년은 새로운 출발이 준비돼 다양한 변화를 꿈꾸는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연초부터 시작된 바이러스의 위협은 그 모든 것을 멈추게 했다. 광천은 홍성읍보다 조용하고 홍북읍보다 안전해 보인다. 거리는 한산하고 시민들은 마스크를 사러 줄을 설 필요가 없다. 평온하다.

그런데 아이들은 어디로 갔을까? 운동장은 텅 비어있고 지나가는 청소년은 볼 수가 없다. 교내 출입금지 안내문만이 지나가는 행인의 시선을 머물게 하고 여기가 학교임을 상기시켜 준다. 아이들이 꿈꾸지 못하는 세상은 더 이상 아름답지 않다. 아이들이 뛰어다니지 않는 사회는 더 이상 비전이 없다. 폐교가 넘쳐나고 운동장은 잔디와 쓰레기로 넘쳐나던 지난 시간과는 또 다른 먹먹함이 가슴을 죄여온다. 

코로나19로 인한 연일 비보가 방송매체에서 줄을 잇는다. 봄나들이를 눈으로 하고 집안에서 청춘이 멈춰버린 듯하다. 광천에 자리하고 있는 우리센터는 무엇을 해야 할까? 청소년들은 지금 무엇을 해야 할까? 부모님들은 지금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할까? 아픔을 생각한다. 또 이별을 생각한다. 그래도 또 우리는 하루를 이어간다. 아프니까 청춘인가보다, 아프니까 살아 있나보다 느낀다. 이 시국에도 더 나은 각자의 삶을 꿈꾼다. 

흔히들 유대인을 학살한 아이히만을 감정이입이 없는 공감능력이 부족한 인물이라고 표현한다. 세월호 사건으로 가족을 잃은 이웃에 대한 가슴 아픔과 코로나19로 인한 안타까운 생명이 사라지는 모습을 연일 무방비로 우리 모두는 그저 보고 서있다. 무기력함과 무능함이 몰려온다. 또 생각한다. 우리 모두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

2019년에 9개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 경험이 있다. 근면성, 책임감, 협동성, 자주성, 준법성, 지도성, 정서, 집중력, 감정이다. 인성이 무엇보다 절실한 시대를 맞이했다. 입장을 바꿔 놓고 생각하는 능력이 필요하고 생각 없음이 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한다. 어제는 미국 CNN앵커와 남편을 잃은 아내의 눈물어린 인터뷰를 보았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 대사 중에 ‘나는 눈물이 나던데 너는 아니냐?’라는 명대사가 떠오른다.

그래서 청소년들의 심리와 상처, 인간관계적인 문제들을 다루는 청소년상담복지센터는 오늘도 고민한다. 그리고 우선 도서를 지원하기로 했다. 부모와 청소년이 대상이다. 각 가정에서 그래도 미래를 꿈꾸는 우리들. 더 나은 사회를 위해 공감과 소통의 능력을 키우는 시간을 가져보자. 눈이 시큰한 감정을 가질 수 있는 건강한 공통체 의식을 위해 오늘 도서를 지원한다. 전화신청(041-634-4858)으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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