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 대표브랜드로 급부상중인 ‘홍산마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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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 대표브랜드로 급부상중인 ‘홍산마늘’
  • 황동환 기자
  • 승인 2020.05.1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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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난지 겹치는 기후조건 홍성이 최적지로 주목
진가 알려지면서 마늘농가들 속속 기존 품종 대체
마늘 끝에 연한 초록색은 홍산마늘의 특징이다. 이는 몸에 좋은 클로로필이 발현된 것이다.

한민족 최초의 국가인 고조선 건국 설화에 등장하는 마늘, 아마도 세계에 흩어져 있는 민족 중에 마늘을 즐겨먹는 민족을 찾는다면 그 뿌리는 아마도 우리 한민족일 가능성이 높다. 홍성군농업기술센터 이승복 친환경기술과장에 따르면 “한민족이 5000년 이상 먹어온 마늘이지만 정작 대한민국의 고유 품종이 없었다”고 한다. 6년 전 농업진흥청(이하 농진청)이 신품종을 개발하기 전까지 말이다.

농진청은 먼 옛날 우리 민족의 조상들이 살았던 중앙아시아에서 꽃피는 마늘을 가져다 꽃끼리 교잡하는 방식으로 지난 2015년 새로운 마늘품종을 개발했다. 18년이나 걸린 지난한 연구 끝에 탄생한 마늘품종이다. 그리고 농진청은 새로 개발한 이 마늘을 넓을 ‘홍’, 뫼 ‘산’자를 따 ‘홍산마늘’로 명명했다.

홍성군농업기술센터 정용갑 소득작물팀장은 “기존 마늘에 비해 수확량도 많고, 녹병을 제외한 기타 병해충에도 강하며, 재배도 상대적으로 용이하고, 수확이 쉬워 인건비도 줄일 수 있다”며 홍산마늘이 지닌 강점들을 전한다.

대가 굵고 마늘통 크기가 큰 홍산마늘(사진 위)과 재래종.

우리나라에서 재배되는 마늘은 크게 난지형과 한지형으로 재배돼 유통되고 있다. 난지형 마늘은 일명 ‘스페인산 마늘’로 통용되는 대서종과 중국이 원산지인 ‘남도마늘’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마늘통이 커 수확량이 많고, 따뜻한 기온에서 잘 자라 주로 중부지방 이남에서 주로 재배되며 국내 유통 마늘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산 수입량이 많거나 중국산 마늘 가격변동에 따른 국내 마늘가격이 폭락으로 이어지곤 한다.

한지형 마늘은 ‘6쪽마늘’로 알려진 재래종이 대부분이다. 이 마늘은 재배되는 지역의 명칭으로 유통되고 있다. 이를테면 의성마늘, 단양마늘, 태안마늘 등이다. 알이 단단하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선호하는 맛을 내나 크기가 작아 수확량이 적고, 수확이 상대적으로 어렵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마늘의 20%를 점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 팀장은 “대서종은 아린 맛이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많은 농가들이 난지형 마늘인 대서종을 선호하는 이유는 “크기가 크고 가격이 저렴해 소비자들이 많이 찾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한다.

그러다가 고유품종인 ‘홍산마늘’이 등장한 것이다. 홍산마늘은 난지, 한지 구분없이 재배할 수 있다. 지난해 홍산마늘의 진가를 알고 올해엔 아예 기존 품종을 모두 홍산마늘로 대체한 홍성의 마늘농가 이성준 홍산마늘연구회 회장은 농가들이 재배하기에 너무 좋다. 수량성도 좋다. 추위에 강하다. 수확하기에도 좋다. 기존 품종은 뽑기가 어렵다는 말로 홍산마늘이 지닌 장점과 특징을 전한다.

정 팀장은 현재 국내 홍산마늘 전체 생산량의 10%를 홍성군이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017년 농진청 시범재배 대상 지자체로 선정된 홍성군이 홍북읍의 한 농가부지 5000평부터 시작한 홍산마늘 재배농민이 현재 212농가로 늘었고, 재배면적도 47ha로 전국 최대 규모로 증가했다. 5년만에 이룬 성과다.

홍산마늘이 세상에 처음 선보였을 때 농가들의 반응이 썩 좋았던 것은 아니라고 한다. 남부지방에선 이미 수확량과 가격경쟁력을 갖고 있던 대서종이 있었고, 마늘 끝의 연한 초록색이 마늘농가들의 선택을 기피하게 만든 요인이었다. 그런데 이는 설익은 것이 아니라 좋은 성분이 발현된 것이라고 한다. 정 팀장은 “마늘끝 초록색은 클로로필(엽록소) 성분으로 고혈압과 고지혈증 완화, 항알러지에 효과가 높다”고 말한다.

홍성군 생산농가들이 홍산마늘 관련 정보교류를 위해 지난해 홍산마늘연구회를 결성했고, 군이 천년홍성영농조합법인과 경기영농조합법인에 ‘통상실시권’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유통체계도 세우고 있다.

군은 올해 2억5000만 원의 예산을 투입해 친환경 홍산마늘 허브 구축을 목표로 생산기반을 다지겠다는 방침이다. 유기농업 특구에 발맞춰 유기농자재인 농업용 클로렐라 엽면시비와 기능성 유황을 정기적으로 살포해 마늘 품질향상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홍산마늘연구회는 이동이 가능한 흡입식 마늘 건조기 18대와 선별기를 구비해 연구회 회원들에게 임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공동건조 및 저장 마늘의 유통판매 촉진을 위해 공동 건조, 선별, 저장 시설인 샌드위치 판넬 창고 2동과 인테이너 300대 그리고 친환경 농자재를 지원하는 한편, 우량 종구 구입 회원에 대해서는 구입비의 70%를 보조할 계획이다. 군은 앞으로 홍성한우와 연계한 마늘 패키지 상품도 개발 구상중이라고 밝혔다.

이 과장은 “홍성에 돼지가 그렇게 많다고 해도 5%인데 비해 홍산마늘이 전국 생산량의 10%라는 것은 어마어마한 것이다”라며 “그동안 홍성이 내세웠던 한우는 횡성에 밀리고 딸기는 제천에 가려지면서 이렇다할 홍성 고유의 브랜드가 힘을 못쓰고 있는 상황에서 홍산마늘을 홍성 대표 상품으로 키울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미/니/인/터/뷰/


“홍산마늘이 아니었다면 농사 포기할 뻔 했다”

‘홍산마늘연구회’ 이성준 회장의 홍산마늘 사랑
수확량 많고 품질도 좋아… “홍성 대표브랜드로”

지난 12일 ‘홍산마늘연구회’ 이성준 회장(51)을 찾았을 때 이 회장은 마늘 밭 사이로 길게 뻗어 올라온 마늘쫑을 잘라내고 있었다. 마늘의 영양분이 마늘쫑으로 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작업이다. 다음달 수확을 앞둔 이 회장의 마늘 밭은 대부분 홍산마늘로 심겨져 있었다. 이 회장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재래종과 대서종(스페인산 마늘), 홍산마늘을 함께 재배했지만, 마늘가격 폭락 등 가격변동이 심한 대서종은 아예 포기하고 지금은 약간의 재래종을 제외하고 이 회장이 임대한 2만2000평의 밭 대부분이 홍산마늘이 차지하고 있다.

‘홍산마늘연구회’는 지난해 결성됐다. 홍성에서 홍산마늘을 재배하는 61개 농가들이 만든 단체다. 불과 5년 전만해도 홍성군에는 5000평 규모의 홍산마늘 시범재배 농가 1곳만 있었다. 그런데 현재 212농가로 늘었다. 홍성의 마늘생산 농가들이 홍산마늘의 진가를 알았기 때문이다.

“그동안 마늘생산 농가들의 애로사항이 많았다. 우리나라는 80%이상의 농가들이 수확량 때문에 대서종을 심고 있다. 중국에서 들어오는 마늘도 대서종이다. 중국쪽 가격변동에 따라 국내가격변동이 심한 편이다. 수확량이 좋다고 해서 주로 대서종을 심었다. 육쪽마늘을 너무 오래동안 심다보니 퇴화돼 크기가 작아 수확량이 적다. 수확량이 적다보니 육쪽마늘은 기피하게 됐고, 그러다 보니 수확량이 많은 대서종으로 몰린 상황이었다. 그런데 작년에 공급량이 늘면서 가격폭락으로 이어졌다. 중국수입산의 영향도 있었다. 이같은 이유로 기존 품종을 재배하던 마늘농가들이 입은 피해가 컸다. 나도 그 중 하나다. 이런 상황에서 홍산마늘의 가치를 알게된 것이다.”

이 회장은 3년전에 귀농했다. 홍성이 고향이나 어릴 때 부모님을 따라 천안에서 공부하고 주로 부산에서 개인사업을 하다가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경우다. 이 회장은 홍산마늘이 아니었다면 가뜩이나 힘든 농사일을 포기할 뻔 했다고 한다.

“수확량이 많은 것을 보면 대서종에 가깝고, 재래종에 비하면 수확량이 30-50%이상이나 많다. 일반마늘은 잘 끊어지고 흙도 많이 털어야하는데 비해 홍산마늘은 굵고 쉽게 잘 뽑힌다. 그래서 수확이 쉽다. 인건비가 육쪽마을의 3분의 1이다. 흔히 마늘은 양념이라고도 생각하지만 약으로도 생각하지 않나, 클로로필 성분(녹색반점)이 특징인 홍산마늘은 항산화작용도 좋고, 수확량도 많은데 몸에 좋은 성분도 지니고 있다.”

홍산마늘의 파종시기는 10월 상순이고 6월 하순에 수확한다. 수확 후 땅은 다음 파종까지 약 3개월 기간은 마늘밭을 만들기위한 작업을 한다. 1년 농사다.

이 회장은 홍산마늘이 곧 홍성을 대표할 특산품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가 회장으로 있는 ‘홍산마늘연구회’와 군은 조만간 공동브랜드를 만들 것으로 보인다. 이름도 정했다고 한다. ‘홍성홍산마늘’이 그것이다. 농진청이 시범재배 대상지역으로 선정한 곳 중 작황이 가장 좋은 곳이 홍성이다는 것이 홍산마늘을 홍성의 대표브랜드화할 기회로 보고 있다. 이 회장은 난지와 한지가 겹쳐 있는 홍성이 기후적인 측면에서 홍산마늘을 재배하기에 유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

“홍산마늘이 아니었다면 농사를 포기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다행히 홍산마늘을 만났다. 나는 홍산마늘이 희망이라고 생각한다. 홍산마늘은 수확량과 좋은 품질도 만족시키는 농산물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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