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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용주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
  • 승인 2020.06.1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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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군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에 근무하면서 만난 학교 밖 청소년들 중 많은 아이들이 기억에 남지만 그 중에서도 유독 기억에 남는 한 청소년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때는 2018년 3월, 제1차 검정고시 접수기간일 때 일이다. 홍성교육지원청에서 아웃리치를 하고 있을 때, 한 학교 밖 청소년이 어머니와 함께 검정고시 응시접수를 하러 왔다. 그 아이는 모자를 푹 눌러쓰고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고, 어머니에게 많이 의지를 하면서 검정고시 접수를 했다. 접수가 끝날 무렵 나는 학교 밖 청소년을 발굴하기 위해 센터 리플렛을 주며 그 아이와 부모님께 간단한 대면상담을 요청했다.

“안녕하세요~ 어머니. 저는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용주라고 합니다.”
“아… 네, 안녕하세요~” 
“혹시 꿈드림센터라고 들어보셨나요?” 
“네… 음… 저희 아이도 거기 다녔었어요.”
“아~ 그러세요? 제가 올해 처음 꿈드림에 오게 돼서 잘 몰라 뵈었네요. 저희 센터 이용은 자주 하셨었나요?” 

어머니와의 대면상담을 하는 도중에도 그 아이는 내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아무 말 없이 핸드폰만 보고 있었다. 어머니와의 간단한 대면상담을 통해 파악된 아이의 상황은 학교를 다닐 때 친구들과의 오해가 생겨서 친구들과 멀어져 자퇴를 하게 됐고, 그 후에 꿈드림 센터에 다녔지만 센터에서도 한 친구와의 관계에 문제가 생겨서 요즘은 집에서만 지내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로부터 한 달 후, 제1차 검정고시 시험을 위해 차량지원을 해주면서 그 아이를 다시 보게 됐고, 관계가 틀어졌던 그 친구와 마주치지 않게 시험 고사장까지 안내해줬다. 꿈드림 센터에 첫 입사 후, 스스로 처음 발굴한 학교 밖 청소년이라서 그랬을까? 나는 그 아이에게 많은 관심과 애정이 생겼고 검정고시 지원 외에도 꾸준한 대면상담을 통해 그 아이에게 맞는 적합한 지원을 하기 시작했다.

다행히도 그 아이는 제1차 검정고시 첫 시험에서 합격을 했고 센터 프로그램에 다수 참여를 하면서 센터 친구들과의 대인관계 문제를 조금씩 개선했다. 특히 학교 밖 청소년들의 사회진입을 위한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사회진입에 대한 긍정적인 경험을 하게 됐다. 오로지 검정고시 합격만이 목표였던 그 아이는 꾸준한 대면상담을 통해 원하는 학과의 대학진학을 목표로 잡았고, 결국 지난해에 대학진학을 하게 됐다. 이 후 그 아이는 사후관리로 넘어가 학교생활적응에 대한 생활지도 수준의 상담이 진행됐고, 그러던 중 오랜만에 그 아이에게서 문자 한통이 왔다.

“선생님, 그동안 걱정 많이 해주시고 항상 많이 챙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저 잘 챙겨주셔서 진짜 감사해요. 항상 너무 감사한데 쑥스러워서 문자드려요. 남은 하루도 예쁘게 보내세요!”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에 입사하게 돼 수많은 학교 밖 청소년들을 발굴하고 지원해주는 나의 직업에서 이 아이와 같은 사례는 나를 한 단계 성장시키고, 일에 대한 희열을 느끼게 하는 원동력이 아닌가 싶다. 그런 원동력으로 살아가는 나는, 오늘도 홍성군내에 숨어있는 그 원동력을 찾아 나서는 중이다.

김용주<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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