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서 말하는 저출산의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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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서 말하는 저출산의 원인
  • 김민식 <두리저출산연구소장·칼럼·독자위원>
  • 승인 2020.07.1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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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현상의 원인에 대해 다양한 주장이 있지만, 지난 20여년 동안 신문과 방송에서 지속적으로 주장한 원인은 다음과 같다.

첫째, 경제적 결핍이 저출산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소득의 부족, 소득의 불안정, 고용의 불안정, 청년 실업 등이 원인이라는 것이다. 아이를 낳아 키우는 데 많은 돈이 소요되므로 경제적 결핍이 저출산의 원인이라는 것은 합리적인 주장처럼 보인다. 둘째, 일과 가정 양립이 곤란해 출산을 기피한다는 것이다. 여성에게 육아부담이 편중돼 있고, 근로환경이 열악해 아이를 낳아 키우기 어렵다는 것이다. 아이를 낳아 키우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되기 때문에 일을 하며 아이를 키우기 어렵다는 주장도 지극히 타당한 것처럼 보인다. 셋째, 자녀 양육비용 부담이 원인이라는 것이다. 교육비가 많이 들고, 집값이 매우 비싸 아이를 낳아 키우기 어렵다는 것이다. 교육에 많은 돈을 지출하는 우리나라에서 공감이 가는 주장이다.

이러한 주장은 매우 타당한 것처럼 보인다. 정부는 이러한 원인을 해결하고자 2006년부터 저출산 예산을 지출하기 시작해, 2019년에는 32.4조원, 출생아수 한 명당 1억600만 원 이상의 예산을 썼다. 하지만 출산율은 더욱 하락했다. 무엇이 잘못 됐는가? 경제적 결핍과 고용의 불안정이 저출산의 원인이라는 주장은 사실인가? 

2016년 우리나라 여성공무원의 32.3%는 결혼하지 않고 있다. 공무원은 가장 안정한 직업임에도 불구하고 비혼 비율이 매우 높다. 이러한 비혼 현상은 안정한 직업이라는 은행원, 공공기업, 교사에서 특히 높다. 또한 고수익 직업이면서 안정한 직업인 의사, 변호사 등의 비혼율도 매우 높다.

외국의 경우를 보면, 좋은 일자리가 많은 선진국일수록 혼인율과 출산율이 낮고, 좋은 일자리가 부족한 가난한 국가일수록 혼인율과 출산율이 높다. 이상 살펴본 바와 같이 경제적 결핍, 고용 불안정이 저출산의 원인이라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여성에게 편중된 육아부담이 저출산의 원인이라는 주장은 사실인가? 육아부담이 여성에게 편중돼 직장에 다니면서 아이를 키우기 어렵다면, 직장에 다니지 않는 전업주부는 아이를 많이 낳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5년 이하 신혼부부 통계를 보면 전업주부의 출산율이나 맞벌이 주부의 출산율에 큰 차이가 없다. 2014년 전업주부가 0.73%, 맞벌이 주부가 0.66%로 전업주부의 출산율이 조금 높기는 하나 그 차이가 매우 작다.

외국의 경우를 보면 여성이 육아를 전담하는 이슬람 국가, 아프리카 국가의 출산율이 오히려 높다. 우리나라에서도 여성이 육아를 전담하던 조선시대의 출산율은 매우 높았다. 반면에 양성평등이 잘 돼있는 서유럽 국가의 출산율은 낮다. 남녀평등을 추구하는 사회주의 국가의 출산율은 더욱 낮다. 이와 같이 여성에게 편중된 육아부담은 저출산의 원인이 아니며 실제는 반대로 여성에게 육아부담이 편중될수록 출산율이 높다.

교육비 등의 자녀 양육비가 저출산의 원인인가? 자녀 양육비가 원인이라면 소득이 낮은 가구일수록 출산율이 낮고 소득이 높은 가구일수록 출산율이 높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실제는 정확하게 반대이다. 소득이 높을수록 출산율이 낮고, 소득이 낮을수록 출산율이 높다. 양육비 부담이 저출산의 원인이라면 무상 교육하는 사회주의 국가와 서유럽 국가의 출산율은 높아야 하는데 실제는 매우 낮다. 반면에 소득에 비해 교육비가 비싼 아프리카 국가의 출산율은 오히려 높다. 이와 같이 교육비가 비싸서 아이 못 낳는다는 주장 또한 사실이 아니다.

이상 살펴본 바와 같이 경제적 결핍, 여성의 육아 부담, 양육비 부담 등은 저출산의 원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왜 신문 방송에서는 이런 거짓말을 끊임없이 하는 것일까?

 

김민식 <두리저출산연구소장·칼럼·독자위원>

 

<이 칼럼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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