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딸들은 주어진 인생을 살아갈 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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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딸들은 주어진 인생을 살아갈 권리가 있다”
  • 이잎새 기자
  • 승인 2020.08.16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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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통합상담지원센터 송혜련 센터장
폭력에 대해, 폭행 피해자를 대하는 자세에 대해 설명하는 홍성통합상담지원센터 송혜련 센터장.

폭력은 절대 애정 표현이 아니다
피해자의 일상 회복 방해 말아야


최근 ‘n번방 사건’이라는 사이버상의 성범죄, 권력형 성폭력 등 우리 사회에선 다양한 형태의 폭력들이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수면위로 올라온 폭력 범죄들은 그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며 우리나라에선 다양한 이유로 폭력을 묵인하고, 본인이 피해자이더라도 침묵함으로써 명백히 일어났을 폭력들을 없던 일로 만들어 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홍성통합상담지원센터 송혜련 센터장은 이러한 사회 현상을 냉철히 비판했다.

“과거 가정폭력 가해자를 상담했을 때 본인이 아내와 자식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것에 대해 ‘애정이 있어 훈계’한 것이라고 일컫는 경우가 있었어요. 사람 간에 언제든지 갈등이 생길 수는 있죠.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폭력을 행사해도 되는 것이 합당하진 않잖아요. 하지만 저런 기형적인 인식들이 널리 퍼져있어 피해자 본인도 가해자의 행위를 자신에 대한 애정 혹은 관심으로 생각해 그런 식의 강요, 억압, 통제, 고립, 그루밍(길들임)이 폭력이라는 인지를 못하고 있는 사례가 허다해요.”

송 센터장은 이전부터 여성긴급전화 1366과 같은 피해자 상담·케어를 주 업무로 하는 시설에 있었고, 기존에 홍성 성·가정폭력통합상담소에 오게 되면서 ‘폭력’이라는 명칭이 주는 부정적인 어감과 성·가정폭력 피해자에서 더 나아가 결혼이주여성 등 다양한 이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에 현재 홍성통합상담지원센터로 명칭을 변경하게 됐다.

센터에선 개인과 집단을 대상으로 전화·방문상담을 제공하며, 피해자를 위한 의료·심리·법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여기서 법적 지원이란 폭력 사건으로 인해 피해자가 경찰서나 법정에 출석해야 할 때 동행하는 것 등을 지칭한다. 아울러 예방교육의 일환으로 아동들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 예방 인형극, 양성평등 인형극 등을 실시하고 있다. 송 센터장은 상담이나 지원을 필요로 하나 여러 인식들 때문에 이야기하기부터 망설이는 이들에게 “참으면 안된다, 그것은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전한다. 

“폭력을 겪은 사람들은 보복이 있을까봐 누군가에게 말하길 두려워하죠. 게다가 실제로 신체를 사진·영상으로 촬영해놓고 그걸 빌미로 ‘너는 여자니까 이것만 퍼트리면 네 인생은 끝이야’라고 협박하는 사건도 빈번했죠. 같은 여자로서 그러한 일들이 너무도 두렵고 걱정되는 것인 것은 누구보다 공감하고 있어요. 하지만 가해자들은 소극적으로 대응할수록 약점을 파고들고, 폭력은 유하게 넘길수록 수위가 점점 높아집니다. 고소하거나 경찰에 신고해 사건화를 시키는 등 강경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어요. 또 저희와 같은 상담센터에선 무엇보다 비밀보장이 1순위로 지켜지는 사항이니 혼란과 불안을 겪고 계시다면 얼마든지 찾아와 주셨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송 센터장은 폭행 피해자에게 수동적이고 우울한 모습을 강요하지 말고 불쌍해하거나 2차 가해를 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어떤 경우라도 폭력은 가해자의 탓입니다. 국민들의 생각이 성숙해져야 폭력을 어떤 이유로든 합리화시킬 일이 없어질 것임을 기억해주세요. ‘폭행을 당했다면서 어떻게 ~하고 있어?’와 같은 말은 성립이 되지 않는 말인 것도요. 전날 싸움에 휘말렸어도 다음날 할 일을 하고 있는 것은 당연한 걸 다 알잖아요. 우리의 딸들도 각자의 주어진 인생을 그렇게 살아갈 권리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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