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선행은 천사들을 불러 모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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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선행은 천사들을 불러 모았네”
  • 이잎새 기자
  • 승인 2020.12.05 08: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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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순 여사, 건강악화 만류에도 나눔 이어
1981년 첫 농사로 수확한 쌀 기부로 시작해

올해로 무려 30년 동안 정기적으로 독거노인·장애인 가정을 대상으로 쌀 나눔 봉사를 해온 이가 있다. 사회복지사도, 시민단체 활동가도 아닌 그저 평범하게 홍성읍에 살고 있는 주민인 신경순 여사가 그 주인공이다. 

“1964년 홍성에 처음 와서 시집살이를 시작하고, 쌀이 귀했던 70년대에 아이를 갖게 됐어요. 당시 형편이 어려워 쌀을 외상으로 구하려 했는데 매몰차게 거절당해 몹시 서러웠던 적이 있었어요. 그러다가 신곡리에서 난생 처음 농사를 짓고 수확해 정미소에 가져가 내가 키워낸 쌀들을 보니 기쁨의 눈물이 다 흐르더라구요. 그 쌀로 지은 밥이 너무 맛있어서 주변에 홀로 사시는 할머니들께 8kg씩 나눠드렸더니 ‘너무 맛있는 밥을 해먹을 수 있었다’며 기뻐하시는 모습에 너무 뿌듯했어요.”

그날 이후 신 여사는 쌀 나눔 봉사를 계속해서 실천했다. 처음엔 수확한 쌀을 조금씩 나눠주는 방식으로 진행하다 점점 신 여사의 선행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기금을 모아 쌀을 구매해 더 많은 이들에게, 더 많은 쌀을 선물할 수 있게 됐다.

꾸준히 쌀 기부를 해오다가 더욱 다양한 도움을 주고 싶어서 옷을 기부하기도 하고, 학생들에게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대학 등록금 지원도 했다는 그는 기부활동에 함께해 주시는 고마운 분들을 수기로 적어 기록하다가 세월이 흐르며 그 수가 점점 많아진 탓에 요즘은 컴퓨터를 배워서 정리하고 있다고 설명을 보탠다.

“이번에 딸, 아들, 며느리, 사위에 손주들까지 봉사에 참여해줘서 너무 고맙다고 편지를 썼어요. 다들 이웃을 돕는 일에 대해 불만 하나 없이 저를 도와주네요.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경제가 어려운 시기라서 30포대만이라도 기부하게 될 수 있길 간절히 바랐는데, 많은 분들이 십시일반으로 모금해주셔서 40포대를 기부할 수 있었어요. 정말 이럴 수가 있나요. 어떤 분은 심지어 페트병에 동전을 모아서 10만 원 넘게 기부하신 분도 있어요. 그런 분들이 바로 천사가 아닐까 싶어요.”

30년 간 이어져 온 선행으로 신경순 여사의 따뜻한 마음이 잘 전달돼 많은 이웃들이 추운 연말을 따스하게 보낼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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