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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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예산
  • 김민식 〈두리저출산연구소장·칼럼·독자위원〉
  • 승인 2021.01.07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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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정부가 저출산 문제에 큰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출산율이 1.08명을 기록한 지난 2005년부터이다.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을 제정하고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설치해 2006년부터 5년 주기의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저출산’이라는 이름으로 예산이 편성된 것은 2006년부터이다. 정부는 이때부터 저출산 분야에 많은 예산을 투입한다. 2006년 2.1조 원으로 시작해 2011년에는 7.4조 원으로 증가한다. 2013년에는 무상보육이 시작되면서 13.5조 원으로 증가한다. 2016년에는 21.4조 원으로 증가하는데, 10년 만에 10배나 증가한 것이다. 2018년에는 26.3조 원, 2019년에는 아동수당이 신설되면서 32.4조 원으로 증가한다. 3년 만에 11조 원이 증가한 것이다. 올해 저출산 예산은 더욱 증가해 40조 2000억 원에 이르는데, 예상 출생아수 29만 2000명으로 나누면 아이 한 명당 1억 3700만 원이나 된다.

정부의 저출산 대책은 결혼부터 임신과 출산, 보육, 교육, 취직까지 출산과 양육 환경을 개선하여 출산율을 끌어 올린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신혼부부 주거지원, 출산수당 지급, 난임부부 지원, 산모 의료 지원, 육아휴직 지원, 무상보육, 교육지원, 아동수당 지급, 공공어린이집 확대, 돌봄교실, 독감 무료접종, 청년 일자리 지원 등 다양한 정책들을 시행해 왔다. 이와 같은 저출산 정책 및 예산에는 아주 많은 문제가 있다.

첫째, 저출산의 원인에 대한 정확한 진단 없이 예산을 투입하면 출산율이 올라갈 것으로 단정하고 예산을 집행한 것이다.

둘째, 많은 예산을 저출산 분야에 지출하고 있지만 출산율은 오히려 하락하고 있으며, 앞으로 저출산 예산을 더욱 늘려도 출산율은 오를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셋째, 아이 한 명당 1억 원 이상의 예산을 쓰고 있지만 아이의 부모는 전혀 체감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넷째, 이렇게 많은 예산을 지출함에도 불구하고 출산율이 오히려 하락하는 것에 대해, 저출산과 관련이 없는 정책에 지출된 예산이 많아 실제 저출산 문제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정책에 투여된 예산은 거의 없다고 주장을 한다는 것이다. 정부에서 저출산 관련 정책에 문제가 많다는 것을 자인하는 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점을 고친다는 얘기를 들은 바가 없다.

다섯째, 저출산 예산의 성격이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말은 저출산 예산인데, 실제 성격은 대부분 복지 예산이다.

여섯째, 저출산 정책들이 대부분 복지 성격의 출산과 양육 환경 개선을 위한 것이지 자녀의 필요성을 높이는 것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신혼부부 주거지원과 지자체에서 지급하는 수백만 원의 출산수당만이 자녀의 필요성을 올리는 유일한 예산이다. 아이를 낳는 것은 부모인데, 부모를 위한 예산과 정책은 거의 없는 것이다. 아무리 결혼과 출산, 육아 환경을 개선해도 출산율이 상승하지 않는 이유이다.

일곱째, 저출산 정책의 또 다른 문제는 정책이 너무 많고 국민들에게 매력을 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정책의 종류가 너무 많아 정책을 제대로 아는 국민은 거의 없다. 

저출산 정책이 효과가 있으려면 아이가 없는 사람들에게도 체감이 되고 아이를 낳고 싶은 마음이 생기도록 해야 한다.

여덟째, 많은 세금을 쓰면서 15년 동안 정책을 시행했으나 그 결과는 참담하다. 그러면 책임지는 사람이 있어야 할 것이며, 잘못한 사람은 처벌을 받아야 할 것이나, 책임과 처벌은 고사하고 반성조차도 없다는 것은 큰 문제이다.

우리나라의 노인 복지 예산은 노인의 증가와 함께 꾸준히 증가해 2020년 16조 5887억 원을 기록하고 있다. 노인 복지 예산과 저출산 예산을 더하면 56조 7887억 원이 되며 예상 출생아수로 나누면 1억 9000만 원이나 된다. 국가에서 진심으로 출산율을 올리고자 한다면 이 예산으로 자녀 한 명당 1억 9000만 원씩을 부모에게 지급하면 자녀의 필요성이 높아져 출산율이 상승하게 된다. 이 돈을 부모에게 65세부터 지급하면 저출산 문제와 고령화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저출산 문제는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번지수가 다른 곳에 예산을 쓴 결과 많은 세금을 낭비하면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김민식 <두리저출산연구소장·칼럼·독자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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