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청 신도시에 대형 공공병원 설립의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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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청 신도시에 대형 공공병원 설립의 필요성
  • 이성복 칼럼·독자위원
  • 승인 2021.04.15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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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백신 개발과 보급이 인류에게 희망의 불씨가 되고 있지만 코로나19는 여전히 우리 사회를 비롯한 지구촌 곳곳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세계 각국의 상황을 살펴보면 우리나라에 재정이 안정된 건강보험제도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지 모른다. 건강보험이 없었다면 1인당 1000여만 원의 치료비를 감당하지 못한 환자들로 인해 감염이 크게 확산됐을 것이며, 특히 공공의료기관의 부족으로 입원병실이 없어 미국이나 유럽처럼 환자들이 사망하는 사례가 속출했을 것이다.

필자는 충남도청 신도시에 거주하게 된 지 10년이 다 돼간다. 평소 홍예공원과 충남도서관, 주변 산책로를 돌아보면서 신도시의 쾌적한 환경을 피부로 느끼며 이 곳 신도시가 도청소재지로서 충남의 미래 발전을 견인하는 중심도시로 발전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 지금은 채 3만이 안 되는 인구지만 앞으로 이 곳에는 혁신도시 지정과 맞물려 공공기관 이전, 첨단산업단지 기업입주, 서해선 복선전철 등의 기반시설 확충을 통해 인구유입이 크게 확대될 것이다.

신도시의 중심지역에는 1만여 평의 종합의료시설용지가 현재 공지로 남아있다.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우리나라의 공공의료의 실상을 살펴본 필자로서는 이곳이 대형 공공병원이 들어설 최적지로 눈에 들어온다. 신도시 인근의 홍성, 예산에는 몇 개의 종합병원이 있다. 이에 따라 현재는 인구수 대비 병상수가 과잉상태로 종합병원이 들어선다고 하더라도 단기간에는 적자운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의료인력의 지방근무 기피로 우수 의료인력 수급에도 곤란이 예상되고, 병원 개원 시 환자 확보 어려움 등에 따른 손익분기점 실현 시기의 불투명으로 유치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충남도에서는 2015년부터 대학병원을 포함한 대형병원 유치에 노력해 왔으나 아직까지 계약이 성사된 기관은 없다고 한다. 그렇지만 서두를 일은 아니다. 앞으로 충남의 중심이 될 도청신도시의 미래가 걸린 문제이자 충남도민의 건강권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미래를 바라보며 좀더 숙고하고 적합한 대상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역균형 발전 차원에서 도청신도시에 종합병원 설립은 반드시 필요하고, 의료취약지역인 충남의 의료격차 해소를 위해서는 특정과목에 국한된 전문병원이 아니라 대형 공공병원이 들어와 앞으로 지역거점 의료기관으로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코로나19의 재확산과 또다른 감염병의 발생에 대비하여 대형 공공병원의 확보가 우선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전국의 지자체들이 공공의료 확충에 몰두하고 있는 이유와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공공의료는 OECD평균의 1/10 수준이며, 그마저도 의료원 등 일반의료 중심 공공의료기관은 63개로 충분한 수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시도별 공공의료 병상비율 격차도 큰 상태이다. 울산‧세종은 0%, 인천은 4.5%인데 반해 충남은 13.6%, 충북 14.9%, 강원도 23.4%, 제주는 32.1%에 이른다.

이러한 취약한 공공의료로 인해 지역 간 의료공급과 건강수준의 불평등이 나타나고, 수도권으로 환자가 몰리는 상급병원 쏠림 등의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또한 민간 중심의 의료공급으로 인해 표준 진료를 벗어난 과잉‧과소 진료 등으로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도 크게 위협받고 있다.

정부에서는 공공의료 확충을 국정과제로 선정해 추진하고 있으며, 지난 해 12월 13일 “감염병 대응, 필수의료 지원을 위한 공공의료체계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국가, 지자체, 건보공단 직영 등 다양한 방식으로 2025년 까지 20개 내외의 지방의료원 등을 확충하는 계획이 포함돼 있다.

여기서 보험자 직영병원 설립은, 복지부 승인으로 추진이 가능하며 가장 난제인 재원조달도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병원건립에 7~8년이 소요되므로 병원이 정상 가동될 시점에는 신도시 인구규모도 적정한 수준으로 형성될 것이다. 또한, 기존 직영병원의 운영 노하우를 활용해 안정적인 설치‧운영이 가능하며 정부의 공공의료 강화 방안에도 부합하는 방식이다. 인구밀집 예상지역의 부지 확보와 설치비의 70%를 지원한다고 하므로 공단으로서도 미래가치가 있는 투자가 될 수 있다.

신도시의 종합의료시설용지에 500병상 이상의 보험자 직영병원이 들어설 경우, 지역을 대표하는 보험자병원 확충효과가 있고, 감염병 대응과 정책 시범사업 등 의료의 공공성 강화도 가능하다. 공공의료 기능과 함께 표준진료 기관 확대로 건강보험의 낭비요인을 줄일 수 있다. 지역거점 병원으로서 역할이 강화돼 의료자원의 불균형 해소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혁신도시의 공공기관 유치효과가 발생하고 고용창출도 크게 기대할 수 있다. 충남도청 신도시의 미래가치 창출을 위해 충남도와 정치권의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성복 <국민건강보험공단 홍성지사장·칼럼·독자위원>

 

<이 칼럼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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