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對話)로 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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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對話)로 풀자”
  • 주호창 <광천노인대학장>
  • 승인 2021.08.12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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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연일 계속되는 폭염이야 해마다 예약된 기후의 순환이라고 생각되지만 예고도 없이 불청객으로 밀어닥친 코로나19는 1년 반이 지나도 떠나갈 기미가 보이지 않으니 울화가 치민다. 지금은 세계 도처에서 그리고 우리 국민 모두가 폭염에 설상가상으로 코로나의 여독으로 심신이 피곤하고 신경이 예민해져서 분노 발산 직전이다. 이 답답한 심정을 어디에 누구에게 하소연이라도 하고 싶은 데, 그마저 여의치 못해 혼자서 냉가슴을 앓고 있는 현대인들!

지난날에는 자연스럽게 사랑방에 모여 이런저런 세상살이를 나누고 아낙네들은 공동 우물가에 모여 수다를 떨며 스트레스를 풀기도 했지만 지금은 각자 문명의 이기인 TV나 컴퓨터, 핸드폰 등에 매달려 혼자만의 고독을 해소한다.

홍성교육지원청에서 14년간 학생상담봉사자로서 활동한 공을 인정받아 지난주에 교육감 공로패를 수여받고 보니 흘러간 교정이 생각난다.<홍주신문 보도> 현직교사로 근무하며 학생과를 맡아 학생생활지도에 상담이 필요해서 상담에 대한 연수와 심리상담사 자격을 취득해서 오늘까지 활동하게 됐다.

지금도 기억되는 것 중에 어느 학생이 가정에서 부모와의 갈등으로 가방에 농약병을 갖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대화로 그 병을 버리게 한 경우도 있었다. 우선 상담이란 삶에서 갈등 속에 지치고 힘들 때 대화를 통해서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주고 때로는 길을 잃고 방황할 때 바른길로 안내해 주는 희망의 가이드가 되는 활동이라고 한다. 그런 상담의 중요성을 인식해 교직에서 정년퇴임을 하고 홍성교육지원청에 학생상담봉사자 모임에 가입해서 활동을 하다가 이번에 퇴임을 했다.

오늘날 어려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복잡다단(複雜多端)한 인간관계에서 해결해야 될 문제들로 항상 우울한 상태에서 지내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정작 마음속에 응어리진 문제들을 마음의 문을 열고 터놓고 이야기할 전문 상담자를 만나기가 싶지 않고 가까운 가족들과도 대화의 시간이 부족하고 어렵다. 특히 가정에서 부모와 자녀 사이에 가장 잘 될 것 같은 대화(對話)를 대화(對火:대놓고 화를 내는 것)로 오인하기도 한다. 결국 상담에서 1차적으로 필요한 것이 말(언어, 言語)인데 말이란 ‘말’ 자체보다 그 내용이 중요하고 내가 말하는 것보다 상대방이 얼마나 이해하느냐가 중요하다고 한다.

한편 상담에서 상담자와 내담자의 마음이 열리는 ‘래포’가 형성돼야 진지한 대화가 가능한데 그 ‘마음을 여는 열쇠’ 중에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사람을 움직이는 무기는 입이 아니고 귀이기에 대화의 질은 상대의 이야기를 얼마나 잘 들어주는 가에 달려 있다. 둘째, 설득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신뢰의 태도가 전제돼야 한다. 셋째, 사람들은 옳은 말을 하는 것보다 이해해 주는 것을 좋아 하며 아이들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은 부모들이 일상적으로 가장 많이 하는 말이라고 한다. 넷째, 존경 받는 상사나 훌륭한 부모는 상대의 입장이나 처지를 배려할 수 있는 공감 능력이 남다르다는 공통점이 있다.

요즈음 대화의 단절이나 불통의 근본 원인은 내 입장에서만 생각하기 때문이며 역지사지(易地思之)로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야 한다. 물론 가장 깊이 있고 좋은 대화는 내면 깊이에서 자신과의 무언의 대화가 중요하며 자연과의 교감을 통해서 분노를 조절하고 인내하는 삶이 필요하다.

날마다 계속되는 폭염과 일상생활을 송두리째 앗아간 코로나의 검은 그림자가 우리의 마음에 파문을 일으켜 매일 같이 일어나는 크고 작은 사건들을 어지간하면 무력이나 화냄으로 풀지 말고 대화로 풀어 봅시다.

순간적인 분노는 지나고 나면 후회만 남기 마련이기에 ‘친절한 말은 짧고 말하기 쉽지만 그 울림은 진정으로 끝이 없다’라는 대화의 명언을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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