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기증으로 여섯 명에 새 삶 선물한 故김대호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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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기증으로 여섯 명에 새 삶 선물한 故김대호 군
  • 황희재 기자
  • 승인 2021.09.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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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런 전동킥보드 사고로 의식불명 뇌사 판정
“누군가의 끝이 아닌 누군가의 새 생명 잇는 문화”

광천중앙주유소를 운영하는 김주돈·주문순 부부의 장남 김대호 군(28·사진)이 6명에게 새 삶을 선물했다. 김 군은 지난 13일 갑작스런 전동킥보드 사고로 머리를 크게 다치면서 뇌사 판정을 받았다.

담당의사는 김 군이 회생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고, 과거 장기기증을 서약한 김 군의 동생들이 모친 주문순 씨에게 김 군의 장기기증 서약을 권유했다고 알려졌다. 이후 부친 김주돈 씨와 의논을 하려던 중 김주돈 씨가 먼저 김 군의 장기기증 서약 의사를 밝혔다.

김 군의 안구, 심장, 폐, 간, 신장은 지난 15일 간절히 기증을 원했던 6명에게 나눠져 여전히 세상을 바라보고, 호흡하고, 힘차게 뛰고 있다.

김 군의 부친 김주돈 씨는 “강하게 키우고 싶은 마음에 엄했던 아빠를 잘 따라주고, 엇나가지 않고 잘 자라줘서 고마운 아들이었다”고 말했다. 모친 주문순 씨 역시 “이제 전국에 6명의 대호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너(대호)는 언제나 내 아들이고, 항상 사랑한다”고 전했다.

부부 사이에 2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김 군은 덕명초등학교, 광천중학교, 홍성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경기대학교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했다. 대학 졸업 후에는 내포신도시에서 거주하며 직장생활을 했다.

6명에게 새 삶을 선사하고 눈을 감은 김 군의 빈소에는 친구를 비롯해 선후배 등 많은 인파가 몰려 김 군을 추모했다.

한편, 지난해 국내에서는 478명의 뇌사자가 장기를 기증했지만 4만 3000여 명에 달하는 이식 대기자 수에 비하면 기증자가 현저히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장기기증을 통한 생명나눔 문화 확산을 위해 매년 9월 두 번째 월요일부터 1주간 ‘생명나눔 주간’을 운영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장기기증을 통한 고귀한 생명나눔을 실천해준 기증자와 유가족 분들에게 감사드린다”며 “누군가의 끝이 아닌 누군가의 새로운 생명을 잇는 장기기증 문화가 확산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어머니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김 군의 모습.
어머니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김 군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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