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위한 변론”을 읽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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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위한 변론”을 읽고서!
  • 주호창 <광천노인대학장>
  • 승인 2021.11.25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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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코로나19의 검은 구름이 지구를 뒤덮고 있어 흰 눈 내리는 소설의 정취도 느끼지 못한 채 2021년의 마지막 단원을 펼치게 된다.

등화가친(燈火可親)의 계절에 한 페이지의 독서라도 해야 하기에 우연히 전 법무부장관이었던 강금실의 《지구를 위한 변론》를 읽으면서 우주의 심오함과 신비로움을 다시금 느끼게 됐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현대 과학이 밝힌 바에 의하면 우주의 역사는 138억 년 지구는 45억 년 지구상의 생명 발생은 35억 년 정도로 추산된다고 하는데 과연 우리가 계산하는 시간의 단위와 크고 작음과 넓고 좁음이나 길고 짧음이라는 것을 어떻게 해석하고 이해해야 되는지 뭐라 표현할 수가 없다. 

이 광활한 대우주 속에 작은 행성인 지구, 그 안에서 100년도 채 못 사는 지극히 작디작은 인간들이 서로가 내 것 네 것이라 치열하게 싸우는 모습을 조물주가 보신다면…

이 지구상의 생명체는 감히 인간들이 지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말씀 따라 공존해야 되는 것이다.

여기 《지구를 위한 변론》은 법과 정치의 세계에서 살아온 중년의 변호사가 어떻게 생태와 지구의 세계로 나아가야 됐는지, 지식과 사유의 흐름을 보여주는데 그것은 인간 중심의 세계관이 지구 중심의 세계관으로 전환되는 과정으로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근대문명 속에 지나치게 비대해진 인간을 우주와 지구, 생명의 서사 속에 재배치하는 방식으로 가능하다고 본다.

한편 비행사들이 우주에서 지구를 내려다보면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아름다웠다”라고 감탄했는데 이는 ‘과학의 위엄’을 확인하기보다 ‘영적 체험’을 했다는 것이다. 

이는 거시적인 측면에서 태초에 조물주가 천지창조를 하고 보시기에 심히 좋았다는 라는 말과 상통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 지구를 인간들이 자연을 지배한다고 너무 파괴해서 오늘날 각종 재난과 질병과 기후 변화의 재앙을 자초한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현재 우리가 당하는 코로나19는 단순히 보건의 위기가 아니라 기후, 보건, 생태계 등 세 가지 위기가 중첩된 결과이기에 앞으로는 백신과 의약품 개발뿐만 아니라 자연과 생태계를 보존하는 일에 투자해야 한다는 자명한 진리를 말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한학의 명심보감에도 ‘순천자(順天者)는 존(存)하고 역천자(逆天者)는 망(亡)이니라’는 하늘의 원리에 순종하는 자는 존재할 수 있고 자연의 뜻을 거역하는 자는 멸망 한다는 지극히 단순한 진리 앞에 인간은 겸허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게 된다.

아울러 지난 14세기 유럽의 팬데믹인 인류 역사상 최악의 비극이며 검은 죽음인 흑사병을 회상해서 이제는 인간들이 ‘우주적 겸손’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동안 ‘인간은 지구의 정복자’라고 부르며 지구를 장악했고 우리의 문명은 지구를 피지배자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이제 지구가 인간과 생태시스템을 통합하는 단 하나의 실체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된다고 강조하고 있으며 그동안 지구 생물계는 고생대, 중생대, 신생대로 구분했는데 이제는 새로 열리는 생태대로 전환이 된다고 했다.

결국 존재가 있는 곳에 권리가 있기에 자연의 풀 한 포기, 한 그루 나무나 한 마리 작은 물고기에게도 그들만의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지구의 법학 지구공동체를 말하는 《지구를 위한 변론》을 읽고 보니 높고 푸른 가을하늘과 유유히 흘러가는 뭉게구름은 물론 밤하늘에 반짝이는 작은 별 하나에도 존재 가치가 있음을 실감하게 됐다.

아프리카의 성자라고 불리는 슈바이처 박사의 ‘생명외계’의 사상이 다시금 떠오르며 인간에 대한 존엄성을 느끼게 된다. 

“한 생명은 천하보다 귀하다!”고 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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