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5살이라 부르지 마오”

‘미운 5살, 때리고 싶은 7살’이란 말이 있다. 물론 우스개소리다. 어린아이들의 천진난만함과 맑음, 순수함은 어른들이 아무리 흉내 내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것이 어린이들의 ‘동심’이다. 하물며 모든 동물들도 ‘새끼(?)’일 시절에야 한 없이 귀여운데 사람은 어떠할까. 그런데 간혹 어린아이라고 하면 질색에 팔색을 더하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기자의 친구 박모(31. 전업주부) 양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박모 양은 기자가 그녀를 처음 알았던 대학교 1학년, 그러니까 20살 시절부터 어린아이라면 기피를 했었다. 지하철, 버스, 혹은 기차에서 어린아이들이라도 근처에 앉을라 치면 ‘얼마나 시끄럽게 굴까’라는 걱정으로 인상부터 찡그렸으며, 식당을 비롯한 공공장소에서 어린아이들이 조금이라도 시끄럽게 굴거나 뛰어다니면 아이의 부모에게 꼭 한 마디씩을 해야 직성이 풀리는, 어린아이들에게 그녀는 ‘마녀’같은 존재였다.
“결혼은 하더라도 아이는 낳고 싶지 않다”, 혹은 “왜 내 인생을 아이에게 저당 잡히며 살아가야 하냐”는 둥, 주변의 어른들이 들으면 허벅지를 꼬집히거나 등짝을 얻어맞을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했던 그녀가 새침스럽게도 우리 동기 중에서 제일 먼저 결혼을 한 것도 놀라운 사건이었지만, 허니문베이비로 아이를 가질 줄이야.
3.5kg의 건강한 딸아이를 10개월 만에 순산한 그녀는 온갖 태교서적을 섭렵하며 아이의 지능·정서 발달을 걱정했으며, 아이를 출산한 이후로는 유난하다 싶을 만큼 자녀의 건강한 섭생을 위해 유기농 주말농장에 텃밭을 가꾸기 시작했다.
“우리아이는 누구보다 최상의 컨디션으로 키우고 싶다”라고 이야기하는 그녀의 아이는 일반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미운 5살’로 진입했다. 활달하고 밝고 명랑한 성격의 아이는 잠시라도 가만히 있지 못한다. 넘어질까 노심초사하는 어른들을 가볍게 무시해주며 신나게 앞으로 질주한다. “너도 결혼해서 애 낳아봐”라고 능청스레 말하는 그녀.
그녀의 사랑스럽고 명랑한 아이와 닮은 다섯 살배기 친구들을 찾아 조양유치원을 찾았다. 그리스 학자들은 숫자 5를 ‘완전무결하다’고 말했다. 선생님의 지도에 따라 노래를 부르며 율동을 하는 어린아이들의 모습에서 어른들은 흉내 낼 수 없는 완전무결한 순수의 눈빛을 보았다. 누가 미운 5살이라고 했는가? 어린이의 순수함과 사회로의 움트는 열정을 질투한 어른들의 무지에서 나온 말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5살, 아이들에게는 침범할 수 없는 넘치는 생명력이 있었다. 걸어가야 할 길이 한창인 그네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브라보 5살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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