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싹을 품어 길러주는 배움의 보금자리, ‘홍동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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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싹을 품어 길러주는 배움의 보금자리, ‘홍동초등학교’
  • 황희재 기자
  • 승인 2022.04.21 08: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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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22년 4월 21일 ‘홍동공립보통학교’로 개교
농촌 인구 증가와 함께 1972년 1605명 재학하기도
100년사 발간·100주년 기념행사·기념탑 건립 추진
   올해 개교 100주년을 맞이한 홍동초등학교 교문.

오늘(21일)은 홍동초등학교가 개교한 지 100년째 되는 날이다. 홍동초등학교가 개교한 1920년대 초반은 일제가 제2차 조선교육령을 발표하고, 형식상 일본 학제와 동일한 수업연한을 적용하는 등 융화정책을 실시하며 3·1운동 이후 고조된 우리민족의 반일감정을 무마하고자 노력하던 시기였다.

1921년 홍동면 주민들은 장학회를 결성하고 학교 설립을 신청했다. 그리고 조선교육령에 의해 ‘홍동공립보통학교’로 인가를 받아 이듬해인 1922년 4월 21일 문을 연다. 개교 첫 해에는 45명의 학생이 입학한 것으로 확인된다. 당시 사람들이 일제가 설립한 학교에 자녀 보내기를 거부하고 서당과 같은 교육기관에 아이들을 맡기려하자 교사와 순사들이 마을을 돌아다니며 가정방문을 통해 학생모집을 강행했다고 한다.

1925년 발행된 홍성군지에 따르면 개교 다음해인 1923년 홍동공립보통학교 학생 수가 191명으로 기록돼있다. 1923년 입학생은 개교 첫 해보다 101명이 증가한 146명이었다.  당시 홍동공립보통학교에서는 수신, 국어(일본어), 산술, 조선어, 이과, 도화, 체조, 창가 등을 가르쳤고, 연간 수업료는 26원 62전, 교원 평균 급여는 월 70원 66전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홍동초등학교 졸업생 명부.
홍동초등학교 졸업생 명부.<br>
홍동초등학교 졸업생 명부.

홍동초등학교는 지난 100년간 1만 38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개교 첫 해에는 45명의 학생이 입학했지만 농촌인구증가와 함께 1972년에는 25학급, 1605명의 학생이 재학하기도 했다.

홍동초등학교의 역사를 면밀히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근현대사와 당시의 사회상도 엿볼 수 있다. 그 예로 13회에 걸쳐 졸업생을 배출하기까지 홍동초등학교를 졸업한 여학생은 10명을 넘기지 못했다. 전통사회에서 일상화된 ‘남존여비’ 관념이 관행의 형태로 그대로 이어졌던 근대사회의 모습이 여실히 드러나는 기록이다.

개교 100주년을 맞은 현재, 홍동초등학교는 저출생, 인구감소, 지방소멸 위기, 학령인구 급감 등 우리나라가 처한 위기와 함께 존폐의 기로에 서있다. 과거 1600명이 넘는 재학생 수를 자랑하던 홍동초등학교는 지난달 기준 8학급, 145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며, 9명의 교사가 재직하고 있는 조그만 학교가 됐다.

하지만 홍동초등학교는 다양한 분야에서 선도학교로 지정받아 모범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교육기관이기도 하다. 지난 2009년 교육부로부터 농산어촌 전원학교로 지정됐으며, 2017년에는 충남형 혁신학교로 지정됐다. 또한 지난해에는 교육부가 주관한 ‘2021년 농어촌 참 좋은 작은 학교’에 선정됐다.

홍동초등학교는 오히려, 도시보다 유리한 교육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농촌학교의 경쟁력을 갖추고자 지역과 협력해 마을교육공동체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학생뿐만 아니라 지역주민도 함께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지상 2층 규모의 ‘홍동초등학교 행복마을 학습센터’가 올해 건립될 예정이다. 

하늘에 우뚝 솟은 오서산은/아침저녁 자라나는 우리의 기상/겨레의 산-정기 터전을 삼아/우리는 이 땅에 새싹 되련다/품어서 길러주는 배움의 보금자리/그-이름 홍동학교 길이 빛내자

홍동초등학교의 교가다. 홍동인의 몸과 마음의 고향인 홍동초등학교는 교가에 나온 가사처럼 높은 이상을 가슴에 품고 새로운 100년을 향해 다시 힘찬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이 기사는 마을교육공동체 소식 ‘풀:꽃’ 4월호(발행인 이운학, 편집인 이번영) 게재 기사(흑백사진 포함)를 활용했음을 알립니다>

1964년 홍동초등학교 전경.
1964년 홍동초등학교 전경.
1959년 홍동초등학교 본관 앞에서 6학년 2반 남학생들이 졸업을 앞두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앞줄 가운데가 송영달 교장, 왼쪽이 담임인 주병종 선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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