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에 3선 오석범, 초선 이상근'조태원 의원 최종 등록
새누리당-선진당, 의장직 건 양당 경쟁 어느 때보다 치열
새누리당-선진당, 의장직 건 양당 경쟁 어느 때보다 치열

의장단 선출을 둘러싼 의원 간 자리싸움이 깊어지면서 홍성군의회의 하반기 원구성이 늦어지고 있다. 대다수 군민들은 의원들의 감투싸움에 “해도해도 너무하다”며 맹비난하고 있다.
홍성군의회는 지난 9일~10일 임시회를 열어 후반기 의장과 부의장, 3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할 예정이었다. 당초 의장 선거에 새누리당 김원진'오석범 의원, 선진통일당 윤용관'이상근'조태원 의원이 후보 등록을 마쳤으나, 윤용관 의원이 지난 8일 사퇴서를 제출해 남은 4명이 선거를 치를 예정이었다. 그러나 선거 당일인 지난 9일 오전 김원진 전 의장과 이상근 의원이 후보 사퇴의사를 밝히면서 사퇴시한을 놓고 의원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해 원구성을 위한 임시회가 무산됐다.
홍성군의회는 간담회를 통해 후보등록 후 사퇴할 수 있는 시한을 8일 오후 6시까지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일부 의원들은 사퇴시한을 넘겨 사퇴의사를 밝히는 것은 문제가 된다는 입장과, 사퇴시한은 법적인 효력이 없으므로 의원들끼리 합의를 통해 임시회를 진행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나뉘어 팽팽히 맞서다 결국 임시회는 개회조차 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군 의회 파행의 내면적인 이유는 의장 자리를 놓고 새누리당 의원과 다수당인 선진통일당 의원들의 힘겨루기라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실제로는 의장뿐만 아니라 의장단이 선출된다. 즉 의장'부의장'운영위원장'총무위원장'산업건설위원장이 선출된다. 다섯 자리 모두 무기명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 득표로 당선된다. 과반수 득표자가 없을 경우 2차 투표를, 2차 투표에서도 없을 경우 최고득표자와 차점자를 놓고 3차 결선투표를 실시해 다수 득표자가 당선되고 득표수가 같을 경우 연장자가 당선된다.
따라서 의장에 당선되고 싶다면 5표를 확보해야 안정권에 들어가고, 즉 다섯 자리를 나눠먹기식으로 한 팀으로 구성할 수만 있다면, 이 선거에서는 승리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의원 정족수 10명 가운데 5명을 차지하고 있는 선진통일당으로서는 의장단 구성에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었다. 이에 따라 의원들 간에 민감한 사안이 될 수밖에 없고, 밀실에서 치열한 교섭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의장 선거가 군의회를 대표할 사람의 포부와 구상을 듣고 그 약속대로 일을 잘하라고 뽑는 게 아니라, 서로가 물고 물리는 형국, 서로 챙겨줄 수밖에 없는 형국이 되는 것이란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새누리당 김원진 의원은 “의회 역할은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독하는 일인데, 선진당 초선 의원들이 의장과 부의장을 모두 독식한다면 결국 집행부의 거수기 노릇만 하는 것”이라며 “이번 의장선거에서는 당을 떠나 명실공히 집행부로부터 독립돼 집행부를 견제 감시할 수 있는 군의회를 대표할 인물이 선출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태원 의원은 “새누리당 의원들은 후보 사퇴시한을 빌미로 임시회 개원을 하지 못하게 하면서 시간벌기 작전을 벌이고 있다”며 “당일 사퇴가 선거에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 의원은 “군의회는 군 집행부에 대한 감시와 견제를 기본임무로 한다. 더구나 군 의회를 대표하는 의장은 군수 등 집행부 간부들과의 관계에서 유착됐다는 오해를 사면 안 된다. 2년의 의정활동이 전부인 초선의원들이 의장'부의장을 전부 차지하겠다고 나서는 것을 군민들은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볼 것”이라며 “1991년 3월 26일 홍성군의회 개원 이래 22년 동안 이런 의장 선거는 없었다”고 안타까워했다.
의회 파행을 바라보는 대다수 군민들은 “풀뿌리민주주의 핵심인 기초의회 의원들조차 파당을 지어 싸우는 것을 보니 참으로 한심하다”며 “의장 자리를 놓고, 매번 반복되는 파행을 뿌리 뽑기 위해서는 현재의 의장 권한을 대폭 축소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또 다른 군민은 “군민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고민하기보다 자리싸움만 하고 있다”며 “자리가 있어야 군민들을 위해 일한단 말인가”라며 씁쓸해 했다.
한편 지난 11일 현재 내부조율을 통해 오는 16일~17일 양일간 임시회를 재개할 것을 합의했다고 알려졌다.
또한 사퇴의사를 밝혔던 선진통일당 이상근 의원은 사퇴의사를 번복하고 후보 등록 의사를 밝혀 의장선거 후보는 3선의 새누리당 오석범 의원과 초선의 선진통일당 이상근'조태원 의원 3인으로 확정됐다. 최종 확정된 부회장 선거 후보로는 선진통일당 윤용관'장재석 의원, 무소속 김정문 의원이 등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의원들은 개인별 친소관계나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를 제대로 할 수 있는 의장을 선출해야 한다는 군민들의 여론에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군 의회의 파행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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